요한일서 5:7, 8은 삼위일체를 가르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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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총회 성경연구소의 성경 난해 문제 해석

Interpreting Scripture: Bible Questions and Answers


[대총회 산하에 봉직하고 있는 선발된 학자 49명이 내놓은 성경 난제 94개에 대한 균형 잡힌 해석들]


요한일서 5:7, 8은 삼위일체를 가르치는가?


“증거하는 이가 셋이니 성령과 물과 피라 또한 이 셋이 합하여 하나이니라”(요일 5:8).

<제임스왕역>과 <새제임스왕역>의 요한일서 5:7, 8에서 삼위일체를 지지하는 매우 명백한 표현을 찾을 수 있다. 그러나 거의 모든 현대 영어 역본들에는 삼위일체를 지지하는 이 표현이 빠져 있다.


두 가지 독법:

다음에 나오는 <제임스왕역>의 본문에서, 요한의 콤마(Johannine comma)[1]라 불리는 밑줄 친 부분을 현대의 역본들에서는 찾아 볼 수 없다.

“For there are three that bear record in heaven, the Father, the Word, and the Holy Ghost: and these three are one. And there are three that bear witness in earth, the Spirit, and the water, and the blood: and these three agree in one”(1 John 5:7, 8).

“하늘에서 증언하시는 이가 셋이니, 아버지와 말씀과 성령이시라. 이들 셋이 하나이니라. 또한 땅에서 증거하시는 이가 셋이니, 성령과 물과 피라. 또한 이 셋이 합하여 하나이니라”(요일 5:7, 8).

<개역한글판>을 포함한 현대의 역본들은 약간 다른 독법으로 되어 있다. “증거하는 이가 셋이니 성령과 물과 피라 또한 이 셋이 합하여 하나이니라.” 현대 역본들에 빠진 단어들 때문에 삼위일체 교리를 뒷받침하는 강력한 증거가 없어지므로, 기독교의 중요 교리에 중대한 상실이 생겼다고 생각하는 것은 당연하다. 왜 이런 단어들이 현대의 성경 역본들에는 빠져 있는가?


사본의 증거:

신약의 일부나 전부를 포함하고 있는 5,600개 이상의 사본 중에서 약 600개가 일곱 개의 일반 서신[2]을 포함하고 있는데 그중 하나가 요한일서이다. 추가된 단어들(“요한의 콤마”)은 이들 600개의 사본 가운데 여덟 개에만 들어 있다. 이 여덟 개의 사본에 관한 타당성 있는 정보는 다음과 같다. (1) 이 중 아무것도 최고(最古)의 사본들에 들어 있지 않다. 이 여덟 개 중 네 개는 난외에 그 추가적인 단어들을 실고 있으며,[3] 그중 하나만이 16세기 이전 곧 10세기의 사본이다. 나머지 네 개 중 셋은 16세기의 것이고, 하나는 18세기의 것이다. (2) 어떤 교부도 위에서 말한 “요한의 콤마”를 인용하지 않았다. 3∼4세기에 있었던 여러 삼위일체 논쟁을 염두에 두고 보면 그들이 그것을 알았더라면 분명히 사용했을 것이다. (3) “요한의 콤마”는 라틴어 번역을 제외하고 고대의 어떤 역본에서도 발견되지 않는다. 라틴어 역본에 그것을 처음으로 도입한 사람은 4세기의 어떤 스페인 사람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보다 훨씬 더 중요한 사실은, 헬라어 본문을 라틴어로 번역한 가장 영향력 있는 가톨릭교회 학자였던 히에로뉘무스(Jerome, AD 345∼420년)가 라!
틴어 성경인 그의 <불가타역>에 “요한의 콤마”를 포함시키지 않았다는 점이다.[4] 그것은 히에로뉘무스 시대 이후의 <불가타역>에 나타났다.
더욱이, 약 600여개의 사본에서 중요한 기별이 담긴 것인데도 “요한의 콤마”를 우연히 혹은 의도적으로 지웠다고 말하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오히려, 틀림없이 <불가타역>의 후기 판을 따르는 후대의 몇몇 사본들에서 그것을 찾는 편이 훨씬 타당할 것이다.


<불가타역>에서 <제임스왕역>까지:

<제임스왕역>이 기초로 삼은 헬라어 본문은 매우 정직하고 신실한 로마가톨릭 학자 에라스무스(1466∼1536년)가 편찬한 헬라어 신약의 개정본이다. 에라스무스는 라틴어 성경들에 나오는 “요한의 콤마”를 포함하여 성경이 가톨릭 전통에 반대되는 것을 말한다 해도 모든 점에서 올바로 되어 있기를 바랐다.
에라스무스는 라틴어 본문보다는 헬라어 본문에 기초된 신약을 편찬하기로 마음먹었다. 시작 단계에서 그는 12세기 헬라어 사본 넷을 발견했고, 후에 두 개를 추가로 발견했다. 이 여섯 개의 사본 중 어느 것도 “요한의 콤마”를 포함하지 않았다. 이렇게 하여 그의 헬라어 사본이 1516년에 출판되었으나, “요한의 콤마”가 빠진 것 때문에 많은 이들이 유감을 표했다.
그는 거듭거듭 질문을 받았다. “왜 당신은 이 중요한 진술을 빠뜨렸습니까?” 그것이 원래 헬라어 본문에 없었다는 것이 그의 대답이었다. 그는 또한 이렇게 말했다. “‘요한의 콤마’를 포함하고 있는 헬라어 사본을 단 하나라도 보여 주십시오. 그러면 제가 그것을 저의 헬라어 본문에 포함시키겠습니다.” 몇 년 후 “요한의 콤마”를 포함한 사본이 만들어졌다. “현재 그것이 나타난 대로, 그 헬라어 사본은 아마도 1520년 옥스퍼드에서, 라틴어 성경인 <불가타역>에서 논란이 되었던 단어들을 받아들인 프로이(Froy) 혹은 로이(Roy)라 일컬어지는 한 프란체스코파의 탁발승에 의해 기록되었다.”[5] 그리하여 신의를 지키는 사람 에라스무스는 하는 수 없이 “요한의 콤마”를 헬라어 신약의 1522년 판에 포함시켰다. 그러나 새로운 헬라어 신약 판에 “요한의 콤마”를 포함시키도록 에라스무스를 압박한 것은 이 새로운 헬라어 사본만이 아니었다. 에라스무스는 예수가 하나님임을 거부하는 아리우스주의자로 몰려 고소를 당했는데, 그것은 심각한 고소였다. 그러나 에라스무스는 교회를 자기보다 우선시 여겼기 때문에, 삼위일체를 지지하는 그 추가적
단어들을 삽입하는 것을 잠잠히 받아들였다. 그렇지만 그는 계속하여 그 단어들이 원래 본문에 들어 있지 않다고 주장했다.[6] 이렇게 하여, 이후에 나온 에라스무스의 헬라어 신약의 모든 판들에 “요한의 콤마”가 포함되었다. 1611년 <제임스왕역>을 번역한 위원회가 사용한 것이 바로 “요한의 콤마”가 포함된 본문이었다.


결론:

원어로 된 성경본문의 역사는 <제임스왕역>의 독법이 정확하지 않음을 분명하게 보여 준다. 이것이 <제임스왕역>에 대한 심한 비평인가? 그렇지 않다. <제임스왕역>에서 이 구절이 부정확하다고 말하는 것이 영어 성경으로서 <제임스왕역>을 사용하지 말아야 함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첫째로, <제임스왕역>이 기초로 한 헬라어 본문과 다른 모든 현대 역본이 기초로 한 헬라어 본문의 차이는 기껏해야 5퍼센트도 안 되며, 이런 경미한 불일치는 주요 교리 하나에도 영향을 주지 않는다.
둘째로, 고대 헬라어 사본과 영어 역본들을 여러 해 동안 연구한 필자의 경험에 비추어, 가장 좋은 사본과 가장 나쁜 사본 그리고 가장 좋은 번역과 가장 나쁜 번역이라도 여전히 하나님의 뜻에 대한 무오의 계시를 우리에게 전달해 주며, 이 모든 것으로 모든 주요 교리들이 잘 지지될 수 있다고 명백하게 결론지을 수 있다.
여기서 함께 지적해야 할 점은 반박할 수 없는 헬라어 사본들에 기초한 성경의 다른 구절들이나 진술들 역시 삼위일체를 지지한다는 것이다. 마태복음 28:19이 그 확실한 예다. “그러므로 너희는 가서 모든 족속으로 제자를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침례를 주고.” 그러나 마태복음의 이 구절도 “그들이 하나”라는 말은 하지 않는다. 이런 측면은 4세기에 가서야 이해되었다. 그러므로 삼위일체 교리를 명시적으로 진술하지 않는 본문들에 기초하여 발전된 이해라 할지라도 우리는 그것으로도 삼위일체의 교리를 긍정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제임스왕역>에 되어 있는 대로 요한일서 5:7, 8에 기초해서는 삼위일체 교리를 지지할 수 없다.

<신약시대의 로마 황제들>
아우구스투스 BC 31∼AD 14년 그의 통치기에 예수가 태어남
티베리우스 AD 14∼37년 그의 통치기에 예수가 십자가에 못 박힘
칼리굴라 AD 37∼41년
클라우디우스 AD 41∼54년
네로 AD 54∼68년 그의 통치기에 베드로와 바울이 처형됨
갈바 AD 68∼69년
베스파시아누스 AD 69∼79년 그의 통치기에 예루살렘에 파멸됨
티투스 AD 79∼81년
도미티아누스 AD 81∼96년 사도 요한을 밧모 섬으로 추방함
네르바 AD 96∼98년 요한을 석방하여 에베소로 보냄

W. Larry Richards


<미주>

1. 콤마는 헬라어로 “짧은 구절”을 뜻하는 말로, “요한의 콤마”는 이 본문에 삽입된 구절을 가리킨다.
2. 요한일, 이, 삼서, 베드로전후서, 야고보서와 유다서.
3. 난외주는 일반적으로 주석적인 해설이었다.
4. 북아프리카에서 라틴 교부들이 <요한의 콤마>를 사용하기 시작했고, 그때 이후로 계속하여 그 사용이 증가되었다.
5. Bruce M. Metzger, The Text of the New Testament (Oxford: Oxford University Press, 1968), 101.
6. 사건들의 이런 순서가 Joseph M. Levine, “Erasmus and the Problem of the Johannine Comma,” Journal of the History of Thought 58 (1987): 573∼596에 잘 정리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