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바른 채식은 맛있는 채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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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소에 들어 있는 항산화 물질을 효과적으로 흡수할 수 있는 방법은 적당량의 지방을 곁들여 먹는 것이다.우리가 샐러드를 만들어 먹을 때 드레싱을 뿌려 먹는데, 드레싱에 주로 올리브 오일을 사용하는 것을 떠올리면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사람의 몸은 약 70조 개의 세포로 구성되어 있다. 그중 약 300~500억 개의 세포는 우리가 매일 숨 쉬고, 먹고, 마시는 것을 재료로 삼아 생성된다. 좋은 것을 먹으면 좋은 세포가 만들어지고, 나쁜 것을 먹으면 나쁜 세포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그런데 건강한 세포를 만들기 위해 좋은 것을 섭취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나쁜 세포가 생성되는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 흔히 벌어진다. 이런 비논리적인 현상은 왜 발생하는 것일까?

주된 이유는 바로 활성산소 때문이다. 세포의 노화 현상과 관련하여 흔히 언급되는 활성산소는 사실 해로운 것만은 아니다. 활성산소는 우리 몸에 들어온 음식물이 에너지를 내는 과정에서 생성되는 것으로 적당한 양의 활성산소는 외부에서 침입하는 미생물을 죽이고 살균 작용을 한다. 문제는 우리 몸을 보호하는 역할을 하는 활성산소가 과하게 생성되었을 때 비로소 시작된다. 몸을 산화시켜 세포, 조직, DNA의 손상이나 염증, 종양을 일으킬 수 있다. 세포의 노화를 촉진시켜 각종 질병을 일으키는 원인이 되는 것이다. 좋은 음식이라도 과하게 먹는 것은 활성산소를 필요 이상으로 발생시켜 결과적으로 나쁜 세포를 만든다는 것이다. 너무 적게 먹으면 기운이 나지 않을 것이고, 너무 많이 먹으면 활성산소 과잉으로 건강에 문제가 생기기 때문에 내 몸에 맞게 적당히 먹는 것이 중요하다.

올바른 채식을 위해서는 절대적으로 과식을 멀리해야 한다. 채식을 처음 시작하는 사람들 중에 간혹 부쩍 기름진 음식을 찾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은 채식 식단을 잘못 구성해서 인체에 필요한 지방을 적절히 공급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특별히 채식하는 사람들은 오메가6지방산을 과도하게 섭취하는 경향이 있다. ‘나쁜 지방’인 포화지방산을 피하기 위해 식물성 기름을 많이 섭취하게 되는데, 여기에는 오메가6지방산이 과도하게 포함되어 있다. 식물성 기름이라고 모두 안심할 수는 없는 것이다. 가능한 한 견과류, 종실류, 콩류 등을 가공하지 않고 통째로 먹어서 지방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지난 호에서는 단백질과 아미노산의 부족을 해결하는 방법을 알아봄으로써 올바른 채식에 접근하는 방법을 제시하였는데, 이번 시간에는 지방의 부족으로 인한 우려를 어떻게 해소할지 그리고 올바른 지방 섭취 방법은 무엇인지를 알아보도록 하자.

채식을 하는 사람들의 얼굴은 푸석푸석하고 윤기나 생기가 없다고들 흔히 말한다. 채식을 하면 지방 섭취량이 아무래도 적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보고 이런 문제를 제기하는 것 같다. 이는 채식을 꺼리게 하는 또 다른 원인이 되기도 한다. 사실 지방은 각종 성인병의 주범으로 인식되어 부정적 이미지를 가지고 있지만 지방도 좋은 지방과 나쁜 지방으로 분류할 수 있다. 포화지방산은 상온(25℃)에서 고체 상태로 존재하며 일부 암과 각종 심장 질환을 일으키는 위험이 높아 ‘나쁜 지방’으로 불린다. 대체로 식물성 식품보다는 동물성 식품의 포화지방산 비율이 높다. 단 코코넛이나 팜유의 경우는 50% 이상이 포화지방산이므로 열대유의 과다 섭취는 주의해야 한다. 이와 달리 지방 중에서도 불포화지방산은 상온(25℃)에서 액체 상태로 존재하며 심장 질환 등의 만성 질병을 예방하므로 ‘좋은 지방’으로 간주된다. 이러한 불포화지방산은 견과류, 종실류, 올리브유 등에 풍부하다.

성장이나 건강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꼭 필요한 필수지방산은 필수아미노산과 마찬가지로 체내에서 합성할 수 없어 음식을 통해서만 섭취할 수 있다. 인체에 유익한 ‘좋은 지방’으로 분류되므로 필수지방산의 섭취는 매우 중요하다. 참고로 필수지방산은 오메가3지방산(리놀렌산)과 오메가6지방산(리놀레산)으로 나누는데, 오메가3지방산이 부족하면 이해력 감소, 시력과 뇌 발달 저해, 신경 손상을 일으키고, 오메가6지방산이 부족하면 성장 장애, 지방간, 피부 손상, 생식 능력 손상을 가져온다. 이러한 필수지방산은 식물에 풍부하므로 채식에서 필수지방산의 총섭취량은 문제가 되지 않지만 오메가3지방산과 오메가6지방산의 비율은 문제가 될 수 있다. 오메가3지방산 대 오메가6지방산의 적정 비율은 1대3에서 1대4 정도이다. 오메가3지방산과 오메가6지방산이 가장 적절한 비율로 함유된 식품은 호두와 콩이다.

지방을 섭취하는 또 다른 방법으로는 지방과 함께 채소를 섭취하는 것이다. 채소에 들어 있는 항산화 물질을 효과적으로 흡수할 수 있는 방법은 적당량의 지방을 곁들여 먹는 것이다. 우리가 샐러드를 만들어 먹을 때 드레싱을 뿌려 먹는데, 드레싱에 주로 올리브 오일을 사용하는 것을 떠올리면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나물 반찬을 만들 때 참기름 몇 방울을 넣는 것도 좋은 예가 될 수 있다. 올바른 채식은 이렇게 맛있는 채식이라는 사실을 기억하면 좋겠다.

정재희
중앙대학교와 동 대학원에서 식품 공학을 전공하였다. 현재 식생활교육지도사로 활동하며 식생활 관련 강의를 하고 있다.

가정과 건강 5월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