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국민 감동시킨 삼육서울병원 ‘방호복 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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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노인의 눈높이를 맞춘 전인치료로 국민들에게 감동을 안긴 이수련 간호사(좌)와 양소연 간호사가 ‘덕분에 챌린지’에 함께 참여했다.
지난 3일, 삼육서울병원(병원장 양거승)이 온종일 장안의 화제였다. 전신 방호복에 마스크와 고글, 두툼한 장갑까지 착용한 한 간호사가 백발의 치매 할머니와 함께 그림 맞추기(언론은 ‘화투’라고 표현했지만)를 하는 ‘눈높이 치료’ 사진이 일반에 알려지면서다.

간호사의 맞은편에 앉아 무언가를 골똘히 생각하며 그림패를 고르는 할머니는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돼 음압병실에서 격리치료를 받던 중이었다. 중등도 치매를 앓는 구순의 할머니가 홀로 오랜 시간을 적적하고 힘들게 보낼 게 염려돼 간호사들이 미술치료를 하는 장면이 언론을 통해 공개되며 많은 이들을 감동케 했다.

대한간호협회가 공모한 ‘제2차 간호사 현장 수기·사진전’에 출품한 이 사진은 각종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유되며 눈길을 사로잡았다. 사진을 담은 게시글이 1만여 개의 ‘좋아요’와 1만 개의 ‘리트윗’을 받을 만큼 반응이 폭발적이었다. 첫 보도가 나온 이후 이날 내내 포털사이트 메인페이지에 관련 기사가 걸렸고, ‘많은 본 뉴스’ ‘댓글 많은 뉴스’ 등에 오르내렸다. 이튿날에는 유력 종합일간지 1면 톱 뉴스를 장식할 만큼 큰 반향을 남겼다.

사람들은 “사진을 보는 것만으로도 눈물이 난다. 전인치료에 힘쓰는 삼육서울병원 의료진에 정말 고맙다” “코로나19 확산과 오랜 ‘사회적 거리두기’로 힘들고 지쳤는데, 이 모습을 보면서 마음이 녹아내렸다. 정말 가슴이 따뜻해진다”며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었다. 한 매체의 댓글창에는 “종교의 정신으로 운영하는 병원. 모두가 다 귀찮고 어려워할 때, 이를 초월하게 하는 힘은 종교적 신념과 신앙으로부터 나올 때가 많다”는 글귀도 보였다.


온 국민 감동시킨 삼육서울병원 ‘방호복 천사’

<재림마을 뉴스센터>가 6일 아침, 사진 속 주인공 이수련 간호사와 그림치료를 제안한 양소연 간호사를 만났다. 이 간호사는 출근 후 병동에서 근무하던 중 잠시 짬을 냈고, 양 간호사는 밤샘 야간근무를 마치고 퇴근하려던 참이었다.

이수련 간호사는 “자고 일어났더니 갑자기 ‘유명인사’가 돼 있어 깜짝 놀랐다. 요며칠 계속 인터뷰 요청이 들어오고 있어 아직도 얼떨떨하다. 살면서 이런 경험을 하게 될 줄 몰랐다. 작년 사진인데, 갑자기 이렇게 화제가 되니 신기하다. 함께 고생한 동료 선생님들도 계신데, 내가 주목을 받게 돼 부끄럽다”고 미소 지었다.  

양소연 간호사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일이라 실감이 잘 나지 않는다. 사진이 온라인에서 퍼지고 있는 정도로만 이해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많이 알려질 줄은 전혀 몰랐다. 한동안 연락이 없던 친구들이 기사를 보고 전화해 축하한다고 인사하고, 가족들도 기뻐해 줘서 기분이 좋다”고 활짝 웃었다.

이수련 간호사는 2015년 삼육서울병원에 입사해 올해로 7년 차다. 줄곧 내과 병동에서 근무했다. 양소연 간호사는 2018년에 들어와 재활 병동에서 일해왔다. 그러던 중 지난해 갑자기 코로나19 감염증 팬데믹 사태가 일어났다. 음압병동에서 환자들과 대면해 치료할 의료진이 당장 필요했다. 삼육서울병원은 당시 10명을 전담 팀으로 구성해 현장에 즉시 투입했다. 모두 자원한 인력이었다. 이수련 간호사와 양소연 간호사도 그 일원이었다. 이들은 환자와 직접 접촉하는 4명의 수행간호사 중 한 명이었다. 그해 6월 중순부터 9월까지 3개월 동안 읍암병동 병상을 지켰다.

이수련 간호사는 “그즈음만 하더라도 지금보다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한 공포심이 더 컸을 때여서 부담이 있었던 게 사실이다. 내 자신이 걸리지 않을까 걱정되기도 하고, 나로 인해 가족이나 주변 사람이 감염되지 않을까 두렵기도 했다. 하지만 방호복 착.탈의 교육도 잘 받고, 여러 날 근무하다 보니 불안감이 줄어들었다”고 되돌아봤다.


온 국민 감동시킨 삼육서울병원 ‘방호복 천사’

양소연 간호사 역시 “의료인으로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겠다는 마음으로 자원했다”면서 “방호복이 답답하고 더워서 힘은 들었지만, 환자들이 잘 치료받고 하루라도 빨리 건강을 회복하시도록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사진 속 할머니는 8월에 입원했다. 요양병원에서 감염돼 확진 판정을 받고, 이곳으로 전원 조치된 어르신이었다. 워낙 고령인데다 치매까지 앓고 있었다. 보호자도 없이 홀로 병실에 있는 게 위험해 보였다. 할머니도 격리생활이 힘들었는지, “내가 왜 여기 있느냐”고 반복해 물었다. 그때마다 코로나 때문이라고 설명해도 알아듣지 못하는 모습이 안타까웠다. 계속 졸기만 하는 할머니를 깨우고 달래 기운을 차리게 할 묘안이 필요했다.

그때 양소연 간호사가 아이디어를 냈다. 할머니가 들고 온 화투를 보고 불현듯 미술치료가 떠올랐다. 재활치료 병동에서 치매환자를 돌본 경험이 있는 그는 꽃 그림 맞추기와 색칠하기 같은 프로그램을 해 보자고 제안했다. 그렇게 할머니만을 위한 특별한 시간이 입원 이튿날부터 시작됐다.

“언론에는 화투로 알려졌는데, 화투는 아니고요. 미술치료의 일환인 그림 맞추기 게임이에요. 도안을 받아 색연필로 색칠하거나 같은 모양의 그림을 맞추면 할머니가 가져가도록 놀이치료를 접목했어요. 낯선 환경에 갑자기 상태가 악화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다행히 무척 재밌어하셨어요”

미술치료는 하루 3번, 1시간씩 진행했다. 주로 식사 후 시간을 이용했다. 기운이 약한 할머니가 식후 자꾸 드러눕는 습관이 있어 혹여 위장장애나 소화기에 탈이 날까 염려돼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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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는 화투와 함께 성경책도 가져왔다. 양소연 간호사는 돌아가신 친할머니가 생전에 정성껏 성경 필사를 하시던 게 기억났다. 할머니께 좋아하는 성경절을 써 보시라고 권유했다. 놀랍게도 할머니는 치매를 앓고 있었지만, 평소 자신이 좋아하던 말씀을 찾아 또박또박 글씨를 써 내려갔다. 무심코 지나칠 수 있는 일을 그는 환자 치료와 보호에 연계했다.

의료진은 침대를 불편해하는 할머니를 위해 병실 바닥에 매트리스와 이불을 깔고 지내시도록 돕기도 했다.

“담당주치의였던 김정연 과장(당시 감염실장)님께서 제안해주셨어요. 일반 병동이라면 상상도 못할 일이죠. 하지만 낙상을 방지하고, 병실에 혼자 계셨기 때문에 가능했어요. 할머니가 평소 방바닥에서 생활하셨는지, 침대에서 자꾸 내려오시더라고요. 만에 하나 충격에 다치지 않도록 매트리스를 두 장 깔았는데, 굉장히 편안하게 느끼셨어요”

여기에 김홍희 간호부 차장은 할머니가 그림을 그리거나 글씨를 쓸 때 불편하지 않도록 자신의 집에서 낮은 책상을 가져와 놓아드렸다. 자칫 모서리에 부딪혀 다치지 않게 사방에 보호용 스펀지를 붙이는 세심함도 잊지 않았다. 가족들을 보면 절로 웃음 짓는 할머니를 위해 영상통화를 주선했다. 할머니는 그때마다 딸과 손녀의 이름을 부르며 기뻐했다. 이들이 환자 치료를 위해 어떤 마음과 배려로 임했는지 짐작할 만하다.

이 같은 정성과 노력 덕분이었을까. 할머니는 코로나19 중등도에서 경증으로 병세가 호전되면서 음성 판정을 받고 보름 만에 퇴원했다.

‘다른 환자들도 돌보고, 정해진 업무까지 하느라 무척 바빴을 텐데, 어떻게 그렇게까지 할 수 있었냐’고 묻자 이들은 빙그레 웃으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할머니는 조금 특수한 케이스인데다 격리병상에서 환자가 말을 나눌 사람은 간호사밖에 없기 때문에 기꺼이 할 일을 했을 뿐이라고 손사래를 쳤다. 어느 의료진이라도 그 상황에서는 그렇게 했을 거라며 겸손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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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오히려 동료들에게 공을 돌렸다. 사진이 우연히 알려지면서 자신들이 조명받았을 뿐, 자신들만 한 건 아니라며 쑥스러워했다.

“어느 댓글을 보니까 저희에게 ‘살아 있는 백의의 천사’라고 말씀하셔서 너무 부끄러웠어요. 만약 동료 선생님들이 없었다면 저희도 할 수 없었을 거예요. 수행 팀이 음압병실에 들어가면 다른 분들은 치료가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밖에서 유기적으로 지원해주셨어야 하니까요. 로테이션 해주는 동료들이 있어 그 시간을 잘 버틸 수 있었던 거 같아요. 모든 인원이 너나 할 거 없이 모두 최선을 다했습니다. 함께 한 모든 의료진에게 감사합니다”

음압병동 근무를 마치고 지금은 원래의 자리인 내과 병동으로 복귀한 이수련 간호사는 이번 ‘사건’이 의료인으로서의 사회적 책임감을 더욱 새롭게 다지는 기회가 되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내가 간호사로서 할 일이 달라지는 건 아니지만, 사명감을 다시 한 번 일깨우는 계기가 되었다”면서 “좀 더 투철한 책임감을 갖고, 이전보다 더욱 친절하게 환자들을 대해야겠다는 다짐을 했다”고 말했다.

재활병동에서 선제병실로 부서를 옮긴 양소연 간호사에게는 초심을 돌아보는 거울이 되었다. 간호사의 길을 처음 생각하고, 발을 디뎠을 때의 마음가짐이 흐트러지지 않았는지 환기할 수 있어 유익했다. 특히 1000명선교사 출신으로서 직업적 소명뿐 아니라 신앙적으로도 성숙해지는 기회로 삼고 있다. 그는 “재림신자로서 부모님께서 심어주신 그 마음으로 성심을 다해 일하겠다”면서 “하나님께 ‘잘 하였도다. 착하고 충성된 종’이라고 칭찬받을 수 있도록 매사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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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련 간호사는 인터뷰를 마치며 “가족이나 친구, 동료들이 봤을 때 부끄럽지 않은 의료인이 되는 게 목표”라면서 “앞으로 만나는 모든 환자들을 그 할머니를 치료하는 심정으로 대하려 한다”고 말했다.

장차 교수가 되는 게 꿈이라는 양소연 간호사는 “개인적으로 자기계발을 하지 않는 사람은 살아 있어도 죽은 사람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 자기계발을 꾸준히 해 배움에 게으르지 않은 전문인이 되고 싶다. 목표를 이루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마음을 다잡았다.

국민에게 전하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여전히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최근 들어서는 델타 바이러스 확산에 폭염까지 겹쳐 그 어느 때보다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죠. 그러나 우리는 지금까지 슬기롭게 견디고 이겨냈습니다. 대유행이 잦아들 때까지 다들 힘내서 잘 극복했으면 좋겠습니다. 특히 거리두기와 방역에 힘써 주시면 머잖아 예전의 일상을 다시 회복할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개인위생, 나부터 실천!’을 잊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