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누군가로부터 언어폭력을 당한다면 단호하게 상대방의 행동을 거부하며 선을 지켜 달라고 요청할 수 있어야 한다. ‘그만해’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자신은 존재 자체로 사랑받을 가치가 있는 사람임을 믿어야 한다.
폭력과 학대는 다른 사람들에게 해로운 행동을 가하면서 우리가 가진 권한과 힘을 부당하게 사용하는 행위를 의미한다. 이러한 행위는 아동, 노인, 장애인, 가족 등 다양한 사람을 대상으로 발생하며, 신체적, 성적, 정서적, 경제적 학대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 폭력과 학대는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와 가정의 안전과 안녕을 위협하며, 피해자들에게 고통과 불안을 초래하며 행복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언어폭력 이해하기
보통 우리는 사람의 생명, 신체, 물건 등에 가해지는 물리적 행사만 폭력으로 인지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언어폭력은 종종 간과되거나 과소평가되기도 한다. 그러나 언어폭력 또한 피해자에게 정서적으로 상처를 입히며 공포감과 두려움을 불러일으킨다. 이러한 영향은 한 개인의 삶에 장기적인 고통을 초래하고 피해를 입힐 수 있다. 언어폭력은 욕설이나 고함뿐 아니라 가스라이팅과 같이 감지하기 어려운 형태로 나타나기도 한다. 우리는 언어폭력의 다양한 형태와 그것이 피해자에게 미치는 영향을 인식하고 이를 예방하고 대응하기 위하여 노력해야 한다.
언어폭력의 다양한 형태
욕설과 모욕: 가장 노골적인 형태로 성격, 가정, 성장 배경 등에 대한 모욕적인 말이나 인격적인 무시, 수치심 유발을 목적으로 하는 언어를 통해 다른 사람을 비하하고 낮추는 것이다. 또한 메신저 앱을 통해 단체 대화방에서 특정 인물을 욕설로 괴롭히는 것 역시 사이버 폭력이면서 동시에 언어폭력이기도 하다.
고함: 상대를 통제하고 지배하기 위하여 높은 목소리로 고함을 지르는 것은 공포 분위기를 조성한다. 이러한 분위기에서는 자신감을 잃고 위축되어 제대로 대응하기가 쉽지 않다. 따라서 솔직한 대화가 어려워지며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의지가 약화된다.
가스라이팅: 피해자가 자신의 지각과 정신 건강을 의심하게 만들어서 가해자의 의견을 절대적으로 수용하게 하는 교활한 조종의 형태이다. 이는 사실을 왜곡하고 책임을 타인에게 전가하는 것도 포함될 수 있다. 가스라이팅은 상대를 비난하면서 동시에 책임을 다른 사람에게 전가하며 안타깝게도 피해자 스스로가 언어폭력을 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자각하지 못할 수도 있다.
위협과 협박: ‘가만두지 않겠다’와 같은 위협을 통해 상대방을 두렵게 만들고, 그로 인해 상대를 통제하려는 방식은 위협과 협박의 형태이다. 이러한 위협과 협박은 누군가에게 두려움과 불안을 느끼게 만든다. 신체적 또는 금전적 위협을 하거나 상대의 약점을 이용하거나 소중히 여기는 가족, 반려동물, 물건 등을 대상으로 위협하기도 한다.
무시(무대응): 말을 하지 않고 의사소통을 거부하며 의도적으로 상대를 무시하는 것도 언어폭력에 속한다. 말을 하지 않더라도 비언어적 의사소통으로 충분히 상대를 괴롭힐 수 있다.
비난과 조롱: 얼굴이나 신체 특징 또는 성격을 언급하면서 ‘돼지 같다’, ‘웃기게 생겼다’와 같이 상대를 조롱하거나 ‘너는 이게 문제야’와 같은 표현을 사용하여 단점과 약점을 들어 놀리는 것도 언어폭력의 일종이다. 이런 경우 피해자는 외모, 성격, 말투, 옷차림, 행동 등에 대해 계속 무시당하는 느낌을 받게 된다. 큰 소리를 내지 않더라도 은근히 상대방을 비하하고 있는 것이다.
유언비어: 사실과 다른 정보를 고의로 조작하거나 정확하지 않은 내용을 사실처럼 전달하는 행동을 통해 상대방에게 정신적인 피해를 입히는 것도 언어폭력이다.
언어폭력이 피해자에게 미치는 영향
언어폭력이 직접적인 신체적 폭력은 아니지만 그 결과가 피해자들에게 감정적이고 심리적인 영향을 미치며, 때로는 신체적 영향까지 미칠 수 있다. 먼저 심리적인 영향으로는 자존감이 훼손되며, 자신을 부끄러운 존재로 여기고 무가치하게 느낄 수 있다. 지속적인 무능감을 경험하면서 우울증이 나타날 수 있으며, 업무나 일상생활에서의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기가 어려워질 수 있다. 이로 인해 만성 스트레스, 불안, 자존감 하락, 절망감, 죄책감, 수치심, 위축 등의 부정적인 심리 상태에 놓일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주변 사람들로부터 적절한 지지와 도움을 받지 못하면 고립감을 느낄 수 있으며, 이러한 상황이 지속될 경우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와 같은 심각한 정신 건강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또한 언어폭력은 신체적으로도 두통, 소화 불량, 심혈관 질환과 같은 건강 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
언어폭력의 예방 및 대응을 위한 방안
모든 사람은 존엄한 생명이며 존중받아야 한다. 폭력과 학대는 어느 누구에게도 절대 일어나서는 안 된다. 따라서 우리는 사회와 가정을 더 안전한 곳으로 만들기 위해 언어폭력을 인식하고 예방하여 건강하고 존중받는 관계와 안전한 공동체를 만들어야 한다.
언어폭력의 해로운 영향에 대해 인식하고 가정, 학교 및 직장에서 개방적이고 존중하는 의사소통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 이러한 교육을 통해 우리는 누군가에게 감정적 피해를 주지 않고 상대방의 감정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자신의 감정을 건강하게 표현하기 위해 상담을 받거나 효과적인 대화법을 배우는 것도 도움이 된다.
만약 누군가로부터 언어폭력을 당한다면 단호하게 상대방의 행동을 거부하며 선을 지켜 달라고 요청할 수 있어야 한다. ‘그만해’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자신은 존재 자체로 사랑받을 가치가 있는 사람임을 믿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가치를 지속적으로 파괴하는 위협적이고 불안한 관계가 지속된다면 자신을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해 믿을 만한 전문가로부터 상담을 받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모든 사람이 자신의 가치를 존중받으며 긍정적인 의사소통과 신뢰할 수 있는 관계를 통해 더 건강하고 안전한 사회에서 자신의 꿈을 이루며 조화롭게 살아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
윤청실
한국연합회 가정봉사부장
가정과 건강 11월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