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는 남편에게 복종해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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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총회 성경연구소의 성경 난해 문제 해석

Interpreting Scripture: Bible Questions and Answers


[대총회 산하에 봉직하고 있는 선발된 학자 49명이 내놓은 성경 난제 94개에 대한 균형 잡힌 해석들]


아내는 남편에게 복종해야 하는가?


“아내들이여 자기 남편에게 복종하기를 주께 하듯 하라”(엡 5:22).

여인을 학대하는 것은 오랜 역사와 다양한 면모를 지니고 있다. 통계에 의하면, 여성 네 명 중 한 명은 그들의 관계 속에서 신체적, 성적, 정서적 및 심리적 학대를 경험한다고 한다. 예컨대, 여인은 남편에게 무조건 복종해야 한다는 논리를 통해 학대가 매우 미묘한 방법으로도 일어날 수 있다. “내 남편이 어느 날 매우 다정하게 말했습니다.”라고 어떤 여인이 술회했다. “그는 ‘나는 주인이고 당신은 종이야. 당신이 그것을 받아들일 때 우리가 함께 잘 살아갈 수 있어.’라고 말했습니다.”[1] 어떤 남편들은 에베소서 5:22이 이런 입장을 지지하는 성경적 규정을 제공한다고 생각한다.
에베소서 5:22의 문제의 쟁점은 아내가 남편에게 해야 하는 복종의 성격 및 남편이 아내의 “머리 됨”의 정의에 있다. 아내들에게 바울이 남편에게 복종하라고 한 권면은 무슨 말인가?


에베소서의 전반적인 주제:

에베소서 5:22은 그리스도인의 가정생활을 위한 규칙을 말하는 부분(5:21∼6:9)에 속하는데, 아내와 남편, 자녀와 부모, 종과 주인 간의 관계 등을 논한다. 가정생활과 관련된 의무는 바울이 에베소 교인들에게 주는 목회적 권면으로 이뤄진 더 긴 부분(4∼6장)에 속하는데, 신학적 해설인 서신의 전반부(1∼3장)와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
서신의 전반부에서 바울은 인류가 “공중의 권세 잡은 자”에 잡혀 있고 서로 불화상태에 있을 뿐 아니라(2:11∼12) 하나님과 매우 소원한 상태에 있다(2:1∼3; 참조 6:10∼20)고 말한다. 그리스도께서 십자가 위에서 악의 우주적 세력을 물리침으로써 이런 상태는 끝이 나고, 하나님과 인류 사이에 화목이 이뤄지고 신자들 사이에도 연합이 확립되었다(2:13∼18).
그리스도의 승리의 결과에 기초하여 바울은 에베소서 4∼6장에서 신자들의 공동체에게 “화목된 삶”을 온전히 이루라고 호소한다. “그리스도의 몸”의 지체들(1:22, 23; 2:16; 4:4, 12, 16; 5:23, 30)은 변화시키는 성령의 힘 있는 역사에 온전히 굴복함으로써 범사에 사랑 안에서 머리 되신 분에게까지 자라나는 공동체(4:15, 16)가 되어야 한다. 성령은 그리스도의 화목케 하시는 역사를 통해 제공된 것 곧 유대인과 이방인 모두로 이뤄진 “새사람[새로운 인류]”의 창조에 효력을 불어 넣기 위해 활동한다(2:13∼18). 이것이 바로 그리스도의 몸이고 하나님의 집(2:19)이고 성전(2:21)이다. 이 같은 우주적인 교회가 에베소서의 중심 초점이다. 특히 이 교회는 모든 실재를 그리스도 안에서 “통일되게” 하기 위해 인류 및 “하늘에서 정사와 권세들”(3:10)에게 역사에서 나타난 하나님의 뜻의 충만함을 드러낸다. 그러므로 연합이라는 주제가 이 서신의 특징을 이루는데, 교회가 부분적이나마 그리스도 안에 존재하는 우주적 통일을 나타낼 수 있도록(1:10) 교회의 구성원들은 “평안의 매는 줄로 성령의 하나 되게 하신 것을 힘써 지키라”(4:3)는 분부
계속하여 받는다.


남편과 아내의 관계:

남편과 아내에게 주는 권면(5:21∼33)은 모든 신자들에게 “그리스도를 경외함으로 피차 복종하라”(21절)는 요청과 함께 시작한다. 바울은 이런 상호 복종의 원칙을 말함으로써 계속하여 설명하려는 그리스도인 가정을 위한 규칙을 도입한다. “그리스도를 경외함”이 신자들의 상호간 복종에 동기를 부여한다. 이 구절은 주님이며 심판자이신 분에 대한 경외심을 표현한다.
남편과 아내의 관계는 독특하고 중요한 특징을 보여 준다. 곧 그리스도와 교회의 관계는 남편과 아내의 관계를 위한 모본으로 기능한다. 사도는 이 두 가지 관계를 번갈아가며 말한 다음, 이 둘을 통합한다(31, 32절).

“결혼 곧 생애의 연합은 그리스도와 그분의 교회간의 연합을 상징한다. 그리스도께서 교회에 대하여 나타내시는 정신은 곧 남편과 아내가 피차간에 나타내야 할 정신이다. 남편도 아내도 지배자의 지위를 갖고자 탄원하지 않아야 한다. 주께서는 이 문제와 관련하여 지도받아야 할 원칙을 세우셨다. 남편은 그리스도께서 교회를 소중히 여기시는 것처럼 자기 아내를 소중히 여겨야 한다. 그리고 아내는 남편을 존경하고 사랑해야 한다. 양편 모두 친절의 정신을 계발하여, 상대를 슬프게 하거나 상처받게 하지 않겠다고 결심해야 한다”(교회증언, 7권, 46, 47)

먼저 아내들에게, 범사에 남편에게 복종하라는 두 가지 권면이 전달된다(22∼24절). 첫 번째 권면을 준 이유가 23절에 제시된다. “이는 남편이 아내의 머리됨이 그리스도께서 교회의 머리됨과 같음이니.”[2] 두 번째 권면을 준 이유는 24절에 있다. “교회가 그리스도에게 하듯” 남편에게 복종해야 한다. 교회/그리스도 관계를 남편/아내 관계에 적용하는 것은, 남편은 그리스도의 역할을 하고 아내는 교회의 역할을 한다는 것을 시사한다. 그리스도께서 교회의 머리이듯 남편은 아내의 머리이며, 교회가 그리스도께 복종하듯 아내는 남편에게 복종해야 한다는 말이다.


복종의 의미:

남편과 아내에게 주어진 바울의 기별의 문맥에 비추어 복종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헬라어 휘포탓세인(“복종하다”)은 종속적이며 복종하는 역할의 의미를 띤다. 이 말은 디도서 2:9과 베드로전서 2:18에서 종이 상전에게 복종하는 것을 가리키는 말로 사용된다. 상전이 좋든 나쁘든 복종해야 하는 종과 달리, 아내는 “주께 하듯” 즉 “주 안에서 마땅한” 것(골 3:18)처럼 복종해야 한다. 이런 복종에는 남편의 요구가 결혼에 대한 주님의 뜻과 조화되지 않아도 해야 하는 노예적인 맹종은 포함되지 않는다.

하나님께서는 아내에게 언제나 하나님을 경외하고 그분을 영화롭게 해야 한다는 것을 기억하라고 요청하신다. 전적인 복종은 당신의 생명 곧 무한한 대가를 치르고 그녀를 그분의 자녀로 사신 주 예수 그리스도께만 바칠 것이다. 하나님께서는 그녀에게 양심 곧 그것을 어기면 마땅히 벌을 받아야 한다는 것을 아는 양심을 주셨다. 그녀도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속량되었으므로 그녀의 개성이 남편의 개성에 삼켜져서는 안 된다. 그녀가 사단의 속박에서 속량된 자신의 몸과 정신에 해를 끼칠 것을 알면서도 맹목적인 헌신으로 모든 일을 남편이 하라는 대로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이다(재림신도의 가정, 116).


남편은 아내를 사랑해야 함:

계속하여 에베소서 5:25∼32에서 바울은 남편의 머리됨에 대해서 더 자세히 설명한다. 두 부분(25∼27절; 28∼32절)에서 사도는 남편에게 아내를 사랑하라고 권면한다. 결혼 법의 대부분이 남편의 의무와 관련돼 있으며, 남편에게 아내를 다스리려 하지 말고 사랑하라고 권면한 것에 주목해야 한다.
첫 번째 부분(25∼27절)에서, 교회에 대한 그리스도의 자기희생적 사랑은 남편들에게 자기 아내를 사랑하라고 호소하는 근거로 기능한다. 5장의 앞부분에서, 십자가에서 놀랍게 확증된 그리스도의 희생적인 사랑은 모든 신자가 본받아야 할 모본을 제공한다(5:2). 교회에 대한 그리스도의 사랑은 교회를 위한 그분의 거룩케 하시는 역사에 나타난다. 그분은 교회를 죄에서 거룩하고 정결하게 하셔서(26절), “자기 앞에 영광스러운 교회로 세우사 티나 주름 잡힌 것이나 이런 것들이 없이 거룩하고 흠이 없게 하려 하신”다(27절). 교회에 대한 그리스도의 드넓은 사랑은 남편이 아내의 머리됨의 성격에 깊이 영향을 준다. 남편이 아내의 거룩함의 대리자는 아니지만, 그는 그리스도의 발자취를 따라서 그녀를 양육하고 보살피며 그녀를 위해 기꺼이 목숨도 버릴 수 있어야 한다.
두 번째 부분(28∼32절)에서, 바울은 아내를 사랑해야 하는 남편의 의무를 좀 더 자세히 논한다. 교회에 대한 그리스도의 사랑에 비추어, 바울은 남편들에게 “자기 아내 사랑하기를 제 몸같이 하”라고 호소한다(28절). “누구든지 언제든지 제 육체를 미워하지 않고 오직 양육하여 보호하는” 것(29절)처럼 남편들도 으레 자신의 몸의 필요를 돌보는 것 같이 마땅히 아내들의 필요를 보살핌으로써 그들에 대한 사랑을 나타내야 한다. 이런 행동 노선을 따라야 하는 것은, “자기 아내를 사랑하는 자는 자기를 사랑하는 것이”기 때문이다(28절). 바울은 인간관계에 대한 이런 논의에서 그리스도와 그분의 몸 된 교회의 연합에 관한 고찰로 옮겨간다(29∼32절). 그리스도 역시 지체 곧 교인들로 이루어진 그분의 몸된 교회를 양육하고 보살피신다(29, 30절). 더욱이, 그분은 그분의 몸된 교회와의 뿌리 깊은 연합을 유지하시는데, 그것은 남편과 아내 사이의 “한 몸” 연합에 유비된다. 그리스도와 교회의 이런 영적 연합은 “큰 비밀”이 아닐 수 없다(31, 32절).
바울은 다시 한 번 남편과 아내에게 말함으로써 결혼 법을 결론짓는다(33절). 결론에서 결혼 관계에 초점을 맞춤으로써, 그는 결혼 법의 근본적인 취지가 그리스도/교회 관계의 유비를 통해서 남편/아내 관계와 관련된 책임을 개략하는 데 있음을 분명히 한다. 남편과 아내의 의무에 관한 앞의 언급들을 종합하는 권면에서, 바울은 “너희도 각각 자기의 아내 사랑하기를 자기같이 하고 아내도 그 남편을 경외하라.”(33절)고 천명한다.

결론:
앤드류 링컨(Andrew Lincoln)이 이 결혼 법의 본질적인 의미를 다음과 같이 포착했는데, 그것은 적절하다.

모든 것이 상호 복종이라는 깃발 아래 있지만 구체적으로 요구된 행동은 이렇게 요약될 수 있다. 아내는 사랑하는 머리인 그녀의 남편에게 복종하고 그를 경외해야 하며, 남편은 자기를 위해 베푸는 것과 동일한 관심을 가지고, 아내를 위해 자기의 생명도 희생할 수 있을 만큼의 사랑으로 그녀를 대해야 한다. 양편 배우자 모두에게 주로 그리스도와 교회의 유비를 통해서 알 수 있는 그리스도 중심적인 동기가 있어야 한다.[3]


“아내는 남편을 존경해야 하며, 남편은 아내를 사랑하고 보살펴야 한다”(재림신도의 가정, 103).

남편과 아내에게 신자가 본받아야 할 모본으로 기능하는 것은 그리스도의 희생적 사랑이다. 이런 그리스도 중심적인 동기가 그리스도인의 결혼의 표준을 변화시켜, 심사숙고한 결혼 신학을 표방할 수 있다. 만약 남편이 아내를 사심 없이 사랑하고 자신을 기꺼이 희생하며, 그리스도께서 교회를 위해 하신 것처럼 자기의 필요보다 아내의 필요를 우선에 둔다면, 남편이 아내와의 관계에 있어서 그리스도의 희생적 사랑을 실천할 때 복종과 머리됨은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 이렇게 해석하면, 결혼이란 그리스도의 희생적 사랑의 모본을 따르고자 노력하는 남편과 아내가 서로 사랑으로 복종하도록 하는(엡 5:21) 제도적 장치가 될 것이다. 이러한 결혼은 “한 몸” 연합을 나타내며, 온 인류와 우주를 다시 연합시키는 하나님의 뜻의 중심에 있는 연합(1:10)을 확증해 줄 것이다.

Leo Ranzolin, Jr.

<미주>

[1] Taryn Fitsik, “1 in 4 women experience abuse in relationships.” http://www.wten.com/Global/story.asp?S=11233097; accessed October 1, 2009.
[2] 케팔레(“머리”)라는 말은 근원이나 탁월성이 아니라 권위나 지도권을 나타낸다(Walter Bauer, A Greek-English Lexicon of the New Testament and other Early Christian Literature, third edition [Chicago, IL: University of Chicago, 2000], 542).
[3] Andrew T. Lincoln, Ephesians, Word Biblical Commentary 42 (Dallas, TX: Word Books, 1990), 3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