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세계적으로 확산하는 가운데서도 철수하지 않고, 묵묵히 복음전도 활동을 하고 있는 해외선교사들에게 합회가 수제 마스크를 보내는 운동을 펼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금방이라도 달려가 돕고 싶었다. 하지만 재봉을 할 수도 없고, 홍천에서 서울까지 가기란 말처럼 쉽지 않았다.
장 집사는 남편 김흥년 장로에게 “뭐라도 해야 할 거 같다”며 자신들이 만드는 약과를 기부하면 어떻겠냐고 물었다. 남편도 “좋은 생각”이라며 흔쾌히 동의했다. 부부는 그날부터 꼬박 닷새 동안 약과 만들기에 매달렸다. 그사이 다른 곳의 주문은 일절 받지 않고, 뒤로 제쳐 두었다. 그렇게 만든 약과 250상자를 동중한합회에 기증했다.
“마음 같아서는 마스크 제작에도 함께 참여하고 싶고, 큰돈도 척척 내서 힘을 싣고 싶었죠. 하지만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이 정도니까. 둘이서 열심히 만들어 보낸 거예요. 그냥 최소한의 성의입니다. 너무 약소해 죄송하고 부끄러워요”
인터뷰를 한사코 거절했던 장 집사가 ‘어떤 마음에서 이런 결심을 했느냐’고 묻자 쑥스러운 듯 손사래를 치며 한 말이다.
■ 동중한, 판매 수익금은 전액 해외선교사 후원
지난 17일, 동중한합회 가정봉사부장 박선경 목사의 자동차에 <춘희약과>가 한가득 실렸다. 박 목사는 ‘미라소’ 등 메신저 프로그램에 이 소식을 공유했다. “기증자의 뜻에 따라 판매 수익금은 코로나로 인해 어려움에 처한 해외선교지에 보낼 생각”이라며 “작은 정성을 모아주셔서 가치 있는 곳에 쓰일 수 있도록 함께 해 달라”는 호소했다.
합회의 사랑나눔 사역에 전국 각지에서 호응이 이어졌다. 알음알음 입소문이 나자 서울, 경기, 강원은 물론 멀리 전남 여수에서도 주문이 들어왔다. 벌써 120상자가 넘게 팔렸다. 20개들이 1상자 가격이 1만원이다. 5상자 이상 구매하면 택배비는 무료.
박선경 목사는 “넉넉한 사랑으로 정성껏 만들어 기증해 주신 장춘희 집사님의 따뜻한 마음과 구매자들의 훈훈한 마음을 더해 해외선교사들이 유용하게 사용하도록 잘 전달하겠다”고 약속했다. 합회장 강순기 목사도 직접 전화를 걸어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인사하며 “해외선교사들에게 큰 용기와 위로가 될 것”이라고 고마움을 전했다.
■ “우리 마음이 전해져 작은 용기와 위로 된다면…”
사실 이들의 기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부부는 매년 명절이면 독거노인을 위한 물품 나누기나 불우이웃돕기 등 다양한 후원으로 귀감이 되고 있다. 얼마 전에는 필리핀 교회건축에도 헌금을 쾌척하기도 했다. 텔레비전에서 국제아동기금 모금 광고가 나오면 그냥 지나치는 법이 없다. 크든 작든, 많든 적든 주변의 어려운 형편에 놓인 사람들을 돕기 위해 기꺼이 호주머니를 턴다. 이번 약과 기증도 그런 마음이었다.
“예수님이 그렇게 하라고 했으니까요. 우리가 하나님 백성이라고 하면서, 고통에 빠진 사람을 외면하면 되겠어요? 더구나 요즘 같은 때에. 많이는 못해도 조금씩이나마 나누고 사는 거죠. 한국도 힘든데, 해외선교사들은 얼마나 더 힘들겠어요? 안 그래요?”
부부는 지금 이 시간에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헌신하는 주의 종들에게 자그마한 힘이라도 된다면 더 이상 바랄 게 없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는 딴 거 없어요. 그저 해외선교사들이 용기를 얻었으면 좋겠어요. 지금 같은 때, 한국에서 당신들을 생각하며 기도하는 사람이 있다는 게 전달되면 그걸로 족해요. 우리의 작은 마음이 전해져 그분들도 편안하고 위로가 되면 좋겠어요”
자리를 일어서며 ‘앞으로도 여생을 계속 기부하며 사실 거냐’고 물었다. 부부는 빙그레 웃었다. 약속이나 한 듯 동시에 “그럼요!”라고 입을 맞춰 말했다. 신앙인에게 있어 ‘베푸는 삶’의 중요성과 유익을 몸소 가르쳐 주는 듯 했다.
“사실 도움을 받는 것도 좋지만, 타인을 위해 나눔의 손길을 펴는 사람이 더 행복한 법입니다. 자기의 이익만 따지지 않고, 기쁜 마음으로 돕는 거죠. 그렇게 할 때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생각지도 못한 방법으로 축복을 주십니다. 예수를 믿는다는 건 말씀대로 사는 거잖아요. 생각이나 말뿐이 아니라, 실제 행동으로 나타나야죠. 그게 하나님의 참된 종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많이는 못해도, 힘닿는 데까지 도우며 살려고 애써요. 하나님이 우리에게 원하시는 게 그런 거 아닐까요?”
부부는 동중한합회 김홍일 목사와 동대문종합사회복지관 김성일 총무부장의 부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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