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지에서 온 편지] 차성원 목사, 비자 갱신 ‘거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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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성원 목사 부부가 탄자니아 정부의 자국민 보호정책에 따라 비자 갱신이 거절되며, 관련 사업을 이양하고 귀국길에 오른다.
얼마 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도 아프리카 탄자니아로 떠난 차성원 목사(PMM선교사 10기) 부부의 사연을 전해드린 적이 있죠.

자신에게 주어진 사역과 사명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다시 “복귀”하는 거라 했던 이들은 “선교사가 선교지로 돌아가는 건 당연한 일”이라며 “해야 할 일을 하러 가는 것뿐”이라고 말해 독자들에게 먹먹한 감동을 주었습니다.

당시 인터뷰에서 부부는 현지에서의 복음사업과 건강 외에 비자 갱신을 위해 기도해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마구풀리 대통령이 5년 이상 체류한 외국인은 자신의 모든 사업을 현지인에게 이양하고 탄자니아를 떠날 것을 요구하고 나섰기 때문입니다. 관련 법안이 올해부터 발효되는데, 차 목사 가족의 비자 갱신과 때가 맞물렸습니다.

게다가 연말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있어 제재의 정도가 더 높아질 것으로 보여 걱정이 되었습니다. 심지어 차 목사 가족은 앞서 신청한 비자 연장이 이민국으로부터 거절되기도 했습니다. 탄자니아연합회에서 당국에 재검토를 요청하며, 백방으로 노력했지만 그만큼 기도가 절실한 상황이었습니다.

그로부터 한 달여 만인 지난 주말, 차 목사에게서 회신이 왔습니다. 탄자니아연합회가 노동청을 직접 방문해 비자 문제를 해결하려 했지만 아무런 답변을 듣지 못했고, 결국 그간 진행해 온 PMM 사역을 현지에 이양하기로 결정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부부는 정들었던 지난 9년간의 봉사를 뒤로하고, 오는 16일 귀국 예정이라고 했습니다.

그는 “탄자니아연합회 재무실에 목적자금 전체를 이양하기 때문에 관련 보고는 올해 말까지 계속 받을 예정”이라며 한국 성도들의 계속적인 기도를 부탁했습니다. 기대를 모았던 평신도훈련센터는 현지 연합회와 아루샤삼육대가 내년 1월 개원을 목표로 잘 운영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차성원 목사로부터 온 메시지 전문을 아래에 붙입니다.


선교지에서 온 편지 – 차성원 목사, 비자 갱신 ‘거절’

그동안 안녕하셨는지요.
저희의 비자 결과에 대해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지난 2015년, 새로운 노동법이 제정되었는데요. 모든 선교사는 5년 내로 모든 병원, 학교, 교회 등을 자국민에게 전부 이양하고 떠나라는 것이 그 내용입니다. 그로부터 5년이 지난 2020년, 드디어 그 법이 효력을 발휘하게 되었는데 하필이면 저희 비자 갱신이 같은 시간에 맞물리게 되었습니다.  

올해 2월에 저희 비자도 만료가 되면서 갱신 요청을 했는데요. 많은 선교사들이 작년에 이어 올해도 계속해서 이곳을 철수하는 상황이 이르러 왔으나, 저희는 탄자니아에서는 나름 큰 교단의 소속이기 때문에 이러한 정부 방침이나 현실과는 반대로 문제없이 비자가 나오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기대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지난 7월 중순, 저희의 Work Permit이 Rejected 되었다는 통보를 받게 되었고, 이에 이곳 탄자니아연합회에서는 Appeal Letter를 바로 제출해서 재검토를 요청했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어요. 거절당하리라고는 한 번도 생각지 못했기에 그 순간 느낀 당혹스러움과 좌절감은 이루 말할 수가 없었습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부모님을 비롯한 많은 분들이 위험한 탄자니아를 떠나 그만 철수하라는 조언을 주셨지만 저희는 언제든 탄자니아로 돌아갈 생각으로 지내왔고, 비자가 나오는 것이 하나님의 뜻이라 생각해왔습니다. 그래서 비자는 비록 거절되었지만 연합회에서 마지막 시도를 하고 계시기에 이곳 팬데믹과 정치적 상황이 매우 좋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현지 연합회와 협력하기 위하여, 마지막으로 하나님의 뜻을 구하기 위하여 일단 저희 부부만 관광 비자를 발급받아 탄자니아로 들어온 상태였습니다.

지난 8월 하순에는 총무부장님과 재무부장님께서 2주에 걸쳐 탄자니아 수도에 위치한 노동청을 직접 찾아가 비자 문제를 해결하려 했지만 아무런 긍정적 답변도 듣지 못했습니다. 결국 현지 탄자니아연합회는 이러한 반응을 Silent denial, 즉 암묵적 거절이라고 판단했고, 저희의 모든 PMM 사역을 현지에 이양하는 것이 유일한 답이라는 결정을 내리게 되었습니다.

참으로 마음이 아프고 막막하지만, 남은 시간 동안 모든 사역을 현지 교단에 이양하고, 오는 16일 밤 비행기로 한국으로 귀국하고자 합니다. 지난 9년간의 사역이 못내 뒤돌아 봐지고, 온전히 사랑하지 못했던 시간들이 후회와 미련으로 저희의 가슴을 아프게 하는 시간들입니다. 그럼에도 하나님께서 저희에게 ‘여기까지! 이제 그만 돌아가거라’하시니 처음 이곳에 첫 발을 내딛었던 그날처럼, 빈 마음과 실낱같은 믿음으로 알지 못하는 앞을 향해 나아가려고 합니다.

일단 저희는 비자문제로 다음 주에 귀국을 합니다만, 이곳 연합회 재무실에 목적자금 전체를 이양하기 때문에 탄자니아 보고는 올해 말까지 계속 받을 예정입니다. 연말까지 계속될 이곳 사역을 위한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또한 평신도훈련센터 역시 내년 1월에는 개원을 목표로 기대하고 기도하고 있습니다. 현지 연합회와 아루샤삼육대학에서 이 센터를 잘 운영해 가시리라 믿습니다.

그동안 저희를 위해 기도해 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특히 <재림마을> 기사를 통해 많은 분들의 연락과 함께 물심양면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저희도 놀랄 정도로 많은 격려와 응원의 메시지를 받았습니다. 우리 공동체의 강력하고 끈끈한 연대와 사랑을 새삼 느낄 정도로 감동의 시간이었습니다. 정말 감사드립니다. 귀국 후 다시 인사드리겠습니다. 건강하십시오.  

차성원 가족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