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학법 개정안 법사위 통과 … 사학단체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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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립학교 교원 채용시험을 시도교육감에게 위탁하는 내용의 사립학교법 개정안이 국회 법사위를 통과하자 사학단체들이 강력 반발하고 있다. 사진은 기독교학교를 중심으로 구성한 사학법인미션네트워크 홈페이지.
사립학교 교원 채용시험을 시도교육감에게 위탁하는 내용의 사립학교법 개정안이 25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했다. 법사위는 이날 전체회의에서 사립학교법 개정안을 여당 단독으로 처리했다. 개정안은 당초 이날 오후 본회의에 상정, 처리될 예정이었으나, 여야 협의가 불발되며 오는 30일 오후로 연기됐다.

문제의 개정안은 ‘사립학교가 교사를 공개 채용할 때 필기시험을 시도교육감에게 위탁해 실시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지금까지는 학교가 직접 채용하거나 교육청에 위탁하는 것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었다. 그러나 개정안이 통과되면 앞으로는 교육감 승인을 따로 받은 경우가 아니라면 필기시험을 의무적으로 위탁해야 한다.

게다가 학교의 이사 절반을 개방이사로 강제 증원하고, 학교의 장 임용권 제한 등 사립학교의 인사권을 제한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조치는 사립학교 운영의 자율성을 침해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사학의 설립이념과 정체성을 훼손하는 독소조항이라는 반발이 일고 있다. 여당은 사학 비리를 근절하려면 반드시 처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사학법인과 관련 단체들은 “결국 사학의 공영화를 부추길 것”이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특히 기독교 사학법인 관계자들은 “다른 종교인이 학교법인을 구성하고, 비기독인이 총장 등 학교의 장이 되면 기독학교의 존립 자체를 흔들 수 있다”며 법안의 철폐를 촉구했다.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 한국장로교총연합회, 사학법인미션네트워크 등 기독단체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사립학교의 인사권과 자율성을 제한하는 사립학교법 개정안에 반대한다”고 주장했다. 

이들 단체는 “사립학교의 인사권은 자주적으로 행사돼야 하며, 현행법에 따라 학교법인의 여건과 사정을 감안해 위탁 여부를 법인에서 자주적으로 결정할 수 있도록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기독교학교는 기독교적 건학이념 구현과 학교 발전의 연속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인사권이 반드시 자주적으로 행사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한국 교회의 정중한 요구에도 국회가 응하지 않는다면 낙선운동과 헌법소원 등을 포함한 모든 합법적 수단을 동원해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엿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를 비롯한 사립법인들도 “국회에서 해당 법안이 통과된다면 즉각 헌법소원을 제기하겠다”며 “사학의 자율성을 말살하는 위헌적 입법”이라고 성토했다. 국회 앞에서 릴레이 1인 시위에 참여한 하윤수 교총 회장은 언론에 “일부 사학의 운영·채용 비리를 빌미로 건전한 곳을 포함한 전체 사학의 자율성을 훼손하고 인사권을 침해하는 처사”라며 “국회는 반헌법적인 입법 개악을 즉각 중단·철회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대한사립학교장회도 성명을 내고 “비리 사학은 일벌백계가 마땅하지만, 나머지 사립학교는 자율성과 독립성을 줘 그 고유의 설립 정신에 따라 교육할 수 있게 해야 한다. 강제 입법을 통해 사학을 옥죄고 근간을 무너뜨리는 시도를 즉각 중단하라”고 밝혔다. 

한편, 한국연합회는 오늘(26일) 열리는 행정위원회에서 이 문제를 공개 협의하고, 학교법인과 교단 차원의 대응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