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이런 어수선한 상황에도 대만 중부의 타이중시에 위치한 베이툰교회(담임목사 권순범 / PMM 14기)에는 이날 저녁 환하게 불이 켜졌다. 국립 타이중과학기술대 학생들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한국요리 수업을 위해서다.
대만도 여전한 코로나 팬데믹 상황이어서 평소에 비해 규모를 축소했지만, 약속한 시간이 되자 만남을 손꼽아 기다려온 청년들이 하나둘 모여들었다. 이날의 메뉴는 김밥. 마른 김에 갓 지은 고슬고슬 햅쌀밥을 올리고 달걀지단, 시금치, 단무지, 당근, 우엉 등 제맛을 살린 갖은 재료로 속을 꽉 채운 후 돌돌 말아 접시에 올리니 그럴듯한 한 상이 차려졌다.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한국의 음식문화를 배우고 직접 만들어보기 위해 교회를 찾은 현지인 청년들은 “드라마나 영화에서 자주 봤던 음식을 내가 직접 만드니 무척 흥미롭고 재밌다. 만들기 그리 어렵지 않으면서도 정말 맛있다. 팬데믹이 끝나면 한국에 직접 가서 원조의 맛을 보고 싶다”며 즐거워했다.
한국음식은 이들에게 복음과 이어지는 접점이다. 베이툰교회는 한 달에 한 번씩 타이중과기대 한국어동아리 학생들을 위해 한국요리 수업을 연다. 한류열풍을 타고 한국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진 학생들은 우리말과 요리를 접하며 자연스럽게 교회와 친숙해지고 있다.
#img2# 베이툰교회, K-문화를 대학생선교 접점으로올해도 지난 2월 21일 개강 이후 한국어강좌를 개설해 꾸준히 교류의 폭을 넓히고 있다. 매일 점심에는 ‘사랑의 도시락 기도반’을 열어 캠퍼스에서 학생들과 만나 하나님의 사랑을 소개한다. 주중에는 교회를 개방해 누구라도 부담 없이 드나들 수 있도록 문턱을 낮췄다.
이달 초에는 구도자들을 초청해 청년들과 함께 남부의 가오슝 지역으로 1박2일 여행을 다녀오기도 했다. 아직 예수 그리스도를 잘 알지 못하는 젊은이들과 한데 어우러져 기도하고 찬양하고 말씀의 은혜를 나누며 추억을 쌓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2018년 시작한 베이툰교회의 한국어동아리 프로그램은 어느덧 5년째를 맞았다. 올해도 하나님의 인도와 축복 속에 캠퍼스 사역에 더욱 힘을 불어넣을 마음이다. 특히 PCM 선교사로 파송된 박영재 선교사가 곧 격리를 마치고 합류할 예정이어서 대학생전도에 더욱 탄력이 붙을 것이란 기대다.
권순범 목사는 “베이툰교회는 타이중 지역사회는 물론, 전국의 대학생들을 위한 대만 재림교회 최초의 ‘대학생선교센터’ 설립을 꿈꾸고 있다. 올해는 주님 안에서 이 계획에 한 걸음 더 다가서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사업을 한층 구체화하고 있다”면서 한국 교회와 성도들의 관심과 기도를 부탁했다.
한편, 교회가 위치한 타이중시는 대만의 6대 직할시 중 하나이자 두 번째로 큰 도시. 최근 IT 기업 투자 등의 영향으로 인구가 유입되면서 수도 타이베이에 이어 인구 2위 도시로 집계될 만큼 대도시다. 베이툰은 29개 자치 구(區) 가운데 하나다. 국립대학, 의학대학, 과학기술대학 등 15개의 크고 작은 대학이 밀집해 있어 젊은 층이 많다. 그만큼 선교적 가능성이 풍부하다. 교회가 ‘대학생선교센터’ 건립의 비전을 품은 이유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