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소녀에 ‘생명의 빛’ 선물한 신용호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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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호 원장(태릉교회)은 뇌수막종을 앓는 미얀마소녀 엘리자벳위의 수술을 집도하는 등 새 삶을 선물했다.
“응애~ 응애~”

마취튜브를 제거하고, 아이의 가녀린 울음소리가 터지고 나서야 신용호 원장(BIO성형외과 / 태릉교회 장로)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곁에서 함께 집도한 조경기 교수(분당차병원 신경외과)의 입가에도 옅은 미소가 번졌다. 미얀마소녀 엘리자벳위가 새 삶을 찾는 순간이었다.

아이는 태어나면서부터 머리에서 종양이 자라는 희귀병을 앓고 있었다. 안면기형으로 정상적인 생활은커녕 생명의 위협을 받을 정도였다. 다행히 정지훈 선교사가 멘토리스를 통해 소식을 듣고 한국에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도왔다.

엘리자벳위는 지난 10일 분당 차의과대학병원에서 신용호 원장과 조경기 교수의 집도로 종양 제거수술을 받았다. 오전 7시에 시작한 수술은 오후 4시가 다 되어서야 끝날만큼 어렵고 힘들었다. 전문의와 간호사 등 16명의 의료진이 투입된 대수술이었다.

한국으로 입국하는 과정에서도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수술과정도 극적이었다. 신용호 원장이 엘리자벳위의 사연을 알게 된 건 얼마 전의 일. 중고등학교 학창 시절을 함께 보낸 절친이자 하버드의대 통증의학과 교수 출신인 성백길 박사로부터 미얀마의 한 어린아이가 안면부 종양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도움을 요청하는 전화를 받으면서다. 그는 흔쾌히 고개를 끄덕였다.

“솔직히 처음에는 쉽게 생각했어요. 미얀마에서 찍어 보낸 CT를 보니 뇌는 괜찮아 보였거든요. 얼굴에서 시작한 간단 낭성 임파종 같아서 단순 절제하면 되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래도 뇌와 연결된 부위여서 혹시 모를 위험에 대비해 조직검사를 하고, 신경외과 전문의에게 확인해야 했죠”


미얀마소녀에 ‘생명의 빛’ 선물한 신용호 원장
지난달 27일, 아이는 한국에 도착하자마자 병원으로 향해 CT를 다시 촬영했다. 당초 낭성 림프종으로 의심했던 종양은 뇌수막종으로 확인됐다. 주로 40~50대 성인에 많이 발생하는 뇌수막종은 뇌를 둘러싸고 있는 지주막 세포(arachnoid cell)에서 기원하는 종양이다. 뼈와 종양의 유격도 더 넓어 있었다. 방사선 판독 결과 얼굴에서 시작한 종양이 뇌로 밀고 들어갔다는 진단이 나왔다. 생각보다 일이 커지고, 복잡해졌다.

이름만 대면 알만한 대형 병원에 급히 협조를 요청했지만 미온적이었다. 거절이나 다름없었다. 몇몇 의료기관은 호의적인 반응을 보였으나 이마저도 소아신경외과가 개설돼 있지 않아 불가능했다. 수술비용도 수천만 원에 이르렀다. 결국 자신의 병원에서 직접 집도하기로 결심했다. 그러나 주변의 만류가 심했다. 발육상태가 문제였다. 22개월 여자아이의 체중이 겨우 11Kg에 불과했다. 마취과에서는 적어도 17Kg은 돼야 전신마취가 가능하다며 난색을 표했다.

병세도 생각보다 심각했다. 아무리 뇌수막종이라 해도 이렇게 어린아이에게서, 이처럼 거대한 크기의 종양은 좀처럼 찾아보기 어려운 케이스였다. 대부분 양쪽 미간 중앙부에 돌출되는 경우가 많은데, 위치도 드문 사례였다. 종양이 뇌에서 커진 게 아니라 뇌바닥을 밀고 들어간 형태인 게 그나마 다행이었다. 만약 이대로 놔뒀다가는 목숨을 잃을 게 뻔했다. 종양이 커지면서 기도를 눌러 호흡을 방해하거나 자칫 사고로 뇌가 터지는 날엔 생명을 유지할 수 없었다. 엘리자벳위는 그 직전 단계였다.

종양이 뇌와 연결돼 있었기 때문에 신경외과 수술을 필수적으로 동반해야 했다. 신 원장이 조경기 교수를 찾은 건 그즈음이다. 그는 현재 대한뇌종양학회장을 맡고 있을 만큼 이 분야 국내 최고 권위자 중 한 명이다. 신 원장과는 2년마다 몽골 무료진료를 다니고, 여러 차례 고산 등정을 함께 했을 만큼 막역한 사이이기도 했다. 아이의 딱한 사정을 전해 들은 그는 기꺼이 메스를 들기로 했다. 신 원장이 아이의 생명을 살리기 위해 백방으로 수소문한 지 여섯 번째만이었다.

수술은 최고난도였다. 좀처럼 수술방에서 힘들다는 내색을 하지 않는 그조차 “이번엔 정말 굉장히 힘들었다”며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새벽녘 지하철을 타고 병원으로 향하며 ‘기도로 종양의 종류가 바뀌지는 않겠지만, 하나님의 손길에 의지해 수술이 잘 이뤄질 수 있게 해 달라’고 간구했던 그다.  

오전 중으로 마칠 수 있을 것 같았던 수술은 종양 제거에만 서너 시간이 걸렸다. 조경기 교수가 기능 없는 뇌조직을 제거하고 장기가 흘러나오지 않도록 인공뇌막으로 재건하면, 신용호 원장이 그 위에 근막으로 막고 결손부위의 조직 일부를 채우는 방식으로 손발을 맞췄다. 무엇보다 출혈을 막는 게 중요했다. 만약 혈관에 출혈이 생기면 목숨이 위태로울 수 있었다. 시간이 지체되더라도 조심스럽고 세밀한 지혈이 필요했다.


미얀마소녀에 ‘생명의 빛’ 선물한 신용호 원장
떼어낸 장기는 무려 2Kg이 넘었다. 체중이 채 10Kg이 되지 않는 어린아이가 자기 몸의 1/5이나 되는 엄청난 종양을 달고 살았을 걸 생각하니 더욱 안쓰러웠다. 식사도 거른 채 문밖에서 애타는 마음으로 기다리던 엘리자벳위의 엄마는 수술이 잘 끝났다는 말에 눈물을 훔치며 몇 번이고 고개 숙여 고맙다고 인사했다.

아이는 현재 분당차의과병원에서 입원 중이다. 다행히 경과와 차도가 매우 좋다. 수술 후 하루 만에 일반병실로 옮겼을 만큼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종양은 완전히 제거해 재발 가능성도 적다는 게 의료진의 설명이다. 별다른 이상 증상만 없다면 다음 주초에 퇴원해 BIO성형외과에서 외래진료를 받을 계획이다. 빠르면 2주 정도, 늦어도 한 달 후면 건강을 회복해 미얀마로 돌아갈 수 있으리란 기대다.

다만, 종양이 워낙 오랫동안 뼈를 누르고 있었기 때문에 눈 주위를 비롯한 안면부 성형이 필요할 수도 있다. 아이가 성장하면서 뼈가 자라 자연스럽게 자리를 잡기까지 한동안 지켜봐야 한다. 엘리자벳위에게 새로운 삶을 선물하기 위해 예약환자들의 진료를 연기하거나 취소하는 등 희생한 감내한 신 원장은 “함께 수술에 참여한 직원들이 탈진할 정도로 힘들었는데, 아이가 별 탈 없이 회복하는 것만으로도 고맙고, 피로를 싹 날린 듯하다. 앞으로도 하나님의 인도와 축복 안에서 건강하게 잘 자랄 수 있도록 기도하겠다”며 환하게 웃었다.      
  
말레이시아에서 노무자로 일하는 아이의 아빠는 직접 손편지를 보내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딸의 수술 후 모습을 사진을 봤다는 그는 “하나님의 사랑과 보살핌에 진심으로 감사한다. 엘리자벳위를 위해 노력해주신 의료진 여러분에게 고맙다. 아이를 편안하게 돌봐주시고, 특별한 기도를 해 주신 모든 관계자와 한국 교회의 성도들에게도 감사한다. 지금 내 마음은 끝없는 찬양과 행복으로 가득 차 있다”며 기뻐했다.

아이의 고향인 바고시를 비롯한 미얀마 현지에서도 사진을 공유하며 기쁨과 감사를 나눴다. 정지훈 선교사는 소셜메신저를 통해 “미약한 미얀마 사람들에게 큰 은혜를 선물해 주셔서 고맙다. 정말 감동적이다. 수고와 협력을 아끼지 않은 모든 분에게 감사하며, 그 노고를 평생 기억하겠다. 이 모든 일을 인도해주신 하나님께 영광을 돌린다”고 밝혔다.

#img4# 미얀마소녀에 ‘생명의 빛’ 선물한 신용호 원장 신용호 원장도 감사의 메시지를 잊지 않았다.  

“수술 중에 기도가 절로 나왔습니다. 우리의 간구를 들으시고, 응답하시는 하나님께 무한히 감사드립니다. 조경기 교수님께도 특별한 고마움을 전합니다. 교수님이 아니었다면 정말 큰일 날 뻔했습니다. 게다가 치료비를 지원받을 수 있도록 사회사업가를 연결해 주셔서 더욱 감사합니다. 한 어린생명을 위해 관심을 갖고 기도해 주신 국내외 재림성도 여러분에게도 고맙습니다. 수술장에서 기도의 힘이 느껴질 만큼 큰 힘이 됐습니다. 앞으로도 아이가 잘 자랄 수 있도록 기도와 응원을 보내주시길 바랍니다”

한편, 소식을 전해 들은 성도들은 엘리자벳위의 치료비를 마련하기 위해 십시일반 정성을 보태고 있다. 지금까지 모인 금액은 1300여만 원. 하지만 수천만 원 규모의 비용을 감당하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현재는 치료비와 입원비를 위해 신용호 원장이 자신의 개인 신용카드를 대납해 놓은 상태다.

■ 엘리자벳위 돕기 성금 계좌 및 후원문의:
신한은행 100-025-118506(예금주: 사단법인 멘토리스)
농협 301-0115-6243-91(예금주: 사단법인 멘토리스)
* 입금자 뒤에 ‘미얀마’라고 꼭 표기해 주세요

사무국장 김영미 집사: ☎ 010-9142-69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