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의 핵심 원인으로 교회 내 감염이 꼽히는 가운데, 교계에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은 정부가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 지역에서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를 시행키로 발표한 18일 ‘코로나19 현 사태에 대한 본회의 입장’이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내고 “최근 몇몇 교회가 방역 수칙을 준수하지 않고, 교인들과 지역사회 감염 확산의 통로가 된 데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한교총은 공동 대표회장 명의로 발표한 이날 입장문에서 “국내 10만7000여 종교단체 가운데 최대 7만5000여 개 처에 이르는 기독교회는 코로나19 방역지침을 준수하려고 최선의 노력을 다했으나, 결과적으로 지역사회 감염의 통로가 되고 말았다”면서 “이는 대부분 주요 교단의 행정력 범위 밖에서 독립해서 운영하는 작은 모임들과 전광훈 목사 측의 정치적 행보로 인한 것”이라며 강한 유감을 표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도 “코로나19 재확산 중심에 교회가 있음을 참담한 심정으로 고백한다”며 사죄했다. 이 단체 정의평화위원회는 17일 ‘한국 교회는 생명의 안전과 구원을 위해 자기 비움을 걸어야 한다’는 입장문을 통해 “그동안 한국 교회는 코로나19 방역에 대한 책임을 다하지 못하고 집단적인 자기중심성을 드러낸 바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웃과 자연, 생명의 안전과 구원을 위해 어떻게 세상을 섬길 것인가라는 고민이 교회의 중심에 위치해야 한다”면서 “지금 교회가 잃어버린 사회적 신뢰를 단기간에 회복하는 것은 무리일 것이다. 본회는 이 모든 책임을 회피하지 않고 사죄하는 심정으로 대변하면서 생명과 안전을 지키고 교회 본질과 대사회적 신뢰를 회복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14개 교단의 목회자협의회 연대체인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한목협)은 “일부 교회들이 국민 건강과 안전을 위한 코로나19 예방 지침을 제대로 준수하지 않아 전국적으로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 대해 예수 그리스도를 주로 고백하는 이들로서 책임을 통감한다”고 밝혔다.
한목협은 “그간 방역 당국과 국민들의 노력으로 K-방역이 성공적으로 이뤄지면서 방역에 대한 긴장감이 풀어진 것은 아닌지 자신을 되돌아보자”고 당부하고 “교회가 정부와 교단의 방역 지침을 정확히 인지하고, 특히 각 지역 방역 당국과 긴밀히 협조하면서 방역 사항을 철저히 준수할 것을 감히 요청드린다”고 일선 교회에 촉구했다.
한국성결교회연합회(한성연)는 “최근의 교회발 감염 확산이 방역에 대한 한국 교회의 범교단적 공동 대처가 미흡했던 책임을 통감한다. 감염병 퇴치를 위해 교회가 사회의 모본이 되지 못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못한 것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 머리 숙여 깊이 사죄한다”고 성명을 발표했다.
전도사와 성가대원 등 확진자가 발생한 여의도순복음교회 이영훈 목사는 주요 언론과 만나 “철저한 방역시스템을 가동해 앞으로는 확진자가 나오지 않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 우리 교회가 방역에 앞장서고 본을 보여 코로나19 극복에 힘을 모으겠다. 국민 여러분께 염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죄송하다”고 말했다.
여의도순복음교회는 향후 2주 동안 모든 예배를 온라인으로 대체하고, 소그룹 모임과 식사를 중단하는 등 당국의 방역사항을 철저히 준수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