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인이 어디서 아내를 얻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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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총회 성경연구소의 성경 난해 문제 해석
Interpreting Scripture: Bible Questions and Answers

[대총회 산하에 봉직하고 있는 선발된 학자 49명이 내놓은 성경 난제 94개에 대한 균형 잡힌 해석들]

가인이 어디서 아내를 얻었는가?


“아내와 동침하니 그가 잉태하여 에녹을 낳은지라”(창 4:17)

가인의 아내에 대한 언급은 문제가 있어 보인다. 어디서 그녀가 느닷없이 나타났는가? 사실, 지구 역사의 최초기 거주자들은 분명 자기 누이나 오라비와 혼인하는 것 외엔 별다른 도리가 없었을 것이다. 이런 관습은 하나님께서 최초기의 사람들이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라”(창 1:28)는 당신의 명령을 이루도록 하기 위해 애초부터 근친상간을 허용하셨는지에 관한 물음을 불러일으킨다.

가까운 친척 간의 혼인: 아담과 하와에게 다른 아들과 딸들이 있었음이 분명하며(창 5:4), 가인과 아벨이 아마도 그 딸들과 혼인을 했을 것이다. 이런 관습은 제2 세대에게는 불가피한 일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제3 세대는 4촌간에, 그리고 그 다음 세대는 8촌간에 혼인했을 것이다. 아담과 하와는 창조주의 손에서 완전하게 만들어졌으므로 죄가 들어왔을지라도 역사의 최초기엔 근족 혼인을 통해 유전될 수 있는 선천적인 결함이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심지어는 홍수가 지난 지 오랜 후에도, 우리가 아는 대로 아브라함이 그의 이복누이 사라와 혼인했다(창 20:12). 이스라엘 백성들이 애굽에 체류하던 동안에도 형제자매 간에 혼인하는 것이 애굽의 왕족들 사이에선 보편화돼 있었다. 예를 들어, 모세의 시대 곧 애굽의 18왕조 당시, 핫셉수트가 그녀의 의붓 오라비 투트모세 2세와 혼인했다. 이스라엘 백성 가운데서도, 모세의 아버지 아므람이 자신의 아버지의 누이인 요게벳을 아내로 취했다는 것(출 6:20)을 알고 있다. 그러한 혼인은 당시 고대 문화에서는 이색적인 것이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을 애굽에서 불러내셔서 거룩한 제사장 나라로 구별하신 후에는 온갖 형태의 근친상간을 금하는 법을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주셨다(레 18:7-17; 20:11, 12, 14, 17, 20, 21; 신 22:30; 27:20, 22, 23). 애굽에 살던 동안에는 그런 관습이 일반적이었으나, 이스라엘 백성들이 약속의 땅에서는 이교 사회의 그런 관습들을 피해야 했다. 레위기 18:6은 어머니, 아버지, 계모, 누이, 오라비, 의붓 오라비, 손녀, 며느리, 사위, 숙모, 삼촌, 형제의 아내 등과 성적인 관계를 맺는 것을 금한다. 과거의 불가피한 상황에서 허용되었던 것이 이젠 금지되었다. 이스라엘은 거룩한 나라로서 그들 주변에 있는 나라와 구별되는 높은 도덕적 수준의 삶을 위해 부르심을 받았다. 그러한 성적인 관계를 구체적으로 금하는 것은 당시 고대 근동 지방에 편만해 있던 부도덕한 상황에 비춰 이해해야 한다. 열국 중에 퍼져 있던 다양한 형태의 다산 신(多産神) 숭배의 영향으로, “자신의 몸을 육감적인 쾌락에 맡기는 것이 종교적인 의무처럼” 되었다. 이와 대조적으로, 이스라엘 백성들은 자신들을 여호와께 바침으로써 주변 나라들 가운데서 그분의 거룩하심을 나타내야 하였다.

결론: 인간 역사의 시초에는 친척 간의 혼인이 불가피했으나, 이스라엘이 하나님의 선택된 나라가 되었을 때는 근족 간의 성적인 관계가 금지되었다. 이렇게 금지한 이유는 일차적으로 그들이 하나님의 성민으로서 지니는 특별한 지위 때문이고, 또한 죄의 영향이 더욱 현저하게 나타남에 따라 유전적인 결함이 전해질 위험이 증가되었기 때문이다. 이런 위험은 창조 직후에는 존재하지 않았다. 하나님께서 만물을 완전하게 창조하셨기 때문이다. 오늘날엔 유전적인 결함의 위험성이 대단히 높은 반면, 인간 역사의 최초기에는 그와 같은 생물학적 위험이 거의 없었다.


Michael G. Hase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