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복음서에 나타난 예수 그리스도의 면모를 서로 대조하면서 연구할 수 있는 신간이 나왔다.
시조사는 최근 <예수의 네 얼굴>(로버트 K. 맥아이버 저 / 김정유 역)을 출간했다.
이 책은 독자들이 사복음서를 면밀하게 읽고, 올바르게 이해하도록 안내한다. 네 명의 기자, 네 가지 관점 그리고 네 가지 인격적 만남이 만나 예수 그리스도의 완벽한 그림을 완성한다. 페이지를 넘길수록 진리 그 자체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집중하고 주목하게 한다.
저자는 원래 학교에서 수학을 가르치던 교사였다. 그러던 어느 날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고 신학을 전공해 목회자가 됐다. 이후 앤드루스 신학대학원에서 신약학으로 박사학위를 받고, 현재는 호주에 있는 아본데일대학에서 신학을 가르치는 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역자인 김정유 목사(파주국제교회)가 미국에서 사복음서를 공부할 때 사용하던 주 교재 중 하나였을 만큼 깊이와 통찰을 제시한다. 당시 한국 유학생들 사이에서 이 책이 어서 빨리 번역돼 한국에서도 출간됐으면 좋겠다는 이야기가 돌기도 했다.
성경을 읽을 때 기억해야 할 가장 중요한 해석 원칙 중 하나는 바로 “성서 본문이 무엇을 뜻했는가(what it meant)와 성서 본문이 무엇을 뜻하는가(what it means)”이다. 즉 성경이 쓰일 당시에 원저자가 의도한 것을 파악한 후 현재 나에게 주는 기별이 무엇인지를 알아가는 것이다.
그런데 ‘what it meant’를 제대로 하지 않고, ‘what it means’를 올바로 할 수 있다는 것은 오산이다. 성경 시대의 문화와 사상 그리고 저자가 원독자들에게 원했던 의도 등을 알지 못하면 성경을 이해하는데 있어 매우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하나님께서는 가장 중요한 복음이 담긴 사복음서를 네 명의 기자를 통해 다양한 모습으로 제시해 주셨다. 그로 인해 각 기자가 가진 자신만의 배경과 관점(스펙트럼)을 통해 예수님의 사역을 조명해 우리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면까지 이해하는 데 도움을 얻을 수 있다.
그러나 네 복음서가 우리에게 주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우리에게 생소한 주제와 문화적 배경은 여전히 숙제로 남아 있기에 우리는 어쩔 수 없이 성서학자들의 도움을 받아야 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성경을 읽는 대부분의 독자는 지나치게 깊이 있는 학술적인 부분까지는 필요로 하지 않는다. 이런 점에 있어서 앞서 설명한 것처럼 저자 자신이 평신도의 삶과 목회자의 삶을 지내왔기에 저자는 이 책에서 학술적인 면과 기본적으로 요구되는 정보의 조화를 이루면서 사복음서의 주제와 문화를 서술해 내고 있다.
그렇기에 일반적으로 평신도가 알기 원하는 것, 신학생이 배워야 할 것 그리고 목회자가 필요로 하는 것 등이 이 한 권의 책에 모아져 있다. 성도들도 미처 알지 못했던 사복음서의 내용을 자세히 알 수 있을 것이고, 신학생들은 필요한 학문적 지식을 얻을 수 있을 것이며, 목회자들은 설교에 필수적인 내용과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책의 분량이 400페이지가 넘고, 소제목이 30개가 넘는 방대한 양이다. 처음부터 차근차근 읽는 것이 힘들어 보일 수 있다. 그래서 완독을 목표로 하기 보다는 목차를 보고 자신에게 흥미 있고, 그동안 알기 원했던 주제를 찾아 읽어 보는 것을 추천한다. 소제목이 많다는 것을 역으로 생각해 보면 꼭 알아야 할 내용을 짤막하지만 다양하게 다뤘다는 뜻이기도 하다. 마치 잘 차려진 뷔페에서 자신이 원하는 음식을 언제든 먹을 수 있는 것과 같은 이치다. 목회자들도 목회를 하다 보면 전에 익힌 것이 헷갈릴 때가 있는데, 이 책 한 권이면 사복음서에 관한 기본적인 자료로서 충분치 않을까 생각된다.
마지막으로 우리가 성경을 읽는 가장 큰 목적은 예수님을 만나기 위함이다. 이 책은 바로 그 점에 있어서 큰 도움을 준다. 예수님의 발을 머리카락으로 씻긴 여인, 초막절에 예수께서 외치신 말씀, 한밤중에 찾아온 친구의 요청 그리고 예수님 덕분에 살아난 바라바 등 그 당시의 그러한 행동과 요청과 의미가 무엇이었는지에 대해 자세한 설명을 읽을 때 우리 마음에 이 이야기들이 2000여 년 전 있었던 누군가의 이야기가 아닌 바로 나 자신의 이야기로 되살아 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