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년이란 세월 동안 이곳을 거쳐 간 수많은 선교사의 피와 땀 그리고 눈물이 서린 캠퍼스에 다시 서니 형언하기 어려울 정도로 만감이 교차합니다. 지금까지 이 운동에 지원해 1년 또는 그 이후의 삶을 주님께 헌신한 모든 동문들의 체취가 느껴지는 듯해 가슴 뭉클합니다”
지난해 2월 17일, 한석희 목사가 1000명선교사훈련원 제8대 원장에 취임하며 전한 짧은 소회다. 그로부터 꼭 1년이 지났다. 시간은 흘렀지만, 당시의 다짐이나 각오는 여전하다. 아니, 더욱 새롭고 분명해졌다.
그는 취임 1주년을 맞아 <재림신문>과 나눈 인터뷰에서 1000명선교사만의 고유한 정체성과 사명을 진하고 뚜렷하게 그렸다. 특히 최근 북아태지회 관할 선교지역에 편입된 방글라데시, 파키스탄, 스리랑카, 네팔 등의 국가를 언급하며 우리는 “이 나라들을 선교전략 지역으로 구분해 해당 국가 교회 지도자들과 협의하면서 적재적소에 선교사들을 파송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석희 목사는 “‘한번 선교사는 영원한 선교사’라는 1000명선교사운동의 모토와 정신은 지금도 강렬하게 공유되는 보편적 가치”라고 의미를 짚었다.
한 목사는 “1000명선교사로 지원하는 청년들은 자신의 선교지가 어디일지, 누구와 선교지로 가게 될지 모르는 상태에서 훈련받는다. 수료식 때에야 비로소 공식 발표와 발령에 따라 순종하며 선교지로 간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1000명선교사들의 선교지는 대부분 복음이 닿지 않은 미전도 지역과 선교사가 직접 들어가야 복음을 접할 수 있는 오지, 그리고 10/40지역의 해외로 파송된다”라고 부연했다.
그는 “선교사들이 파송되는 지역은 선교적, 문화적, 환경적, 경제적 그리고 종교적 도전이 많은 곳이다. 안락함보다는 고생길이 훤히 예상되는 지역이다. 그런 곳에 가서 어려움을 극복하고 전도하며 생활하기 위해서는 훈련기간 중 영적, 정신적, 신체적으로 더욱 철저한 ‘무장’을 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그래서 1000명선교사운동의 훈련은 엄격하고, 고되고, 인내가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고진감래’ ‘No Cross No Crown’ ‘No Pain No Gain’이란 말을 언급하며 “그들이 강한 훈련을 받은 결과는 선교지에서 현저히 나타난다. 1000명선교사는 훈련원 생활 시작부터 마무리 때까지 하나님이 어떠한 환경 가운데서도 그들과 함께 계심을 체험한다”라고 전했다.
이어 “사실 청년들은 훈련원에 입소하기 전부터 많은 것을 희생한다. 예수님의 제자들이 ‘모든 것을 버려두고 예수를 따르니라’(눅 5:11)라는 말씀이 연상될 만큼 학업, 결혼, 직장, 사업 등 수많은 것을 포기하고 뒤로 한 채 선교사로 지원한다. 선교지에서 봉사하는 동안에도 많은 희생과 헌신이 필요하다”라고 밝혔다. 실제로 선교사들은 때때로 풍토병과 싸우기도 하고, 여행의 위험과 재정적 곤란에 직면하기도 한다. 현지인들로부터 오해와 미움, 박해를 받을 때도 있다.
한 목사는 이와 관련 “하지만 돈으로 계산할 수 없는 값진 영혼구원을 경험하면서 그들은 평생 하나님께 충성하는 그리스도의 용사가 된다. 이것이 1000명선교사운동의 독특한 색깔이자 매력”이라고 말했다.
한석희 목사는 아내 전은경 사모와 함께 1000명선교사 1기 출신이기도 하다. 그는 인터뷰에서 그때의 추억을 돌아보기도 했다.
“1기 시절, 이곳은 말 그대로 원시적 밀림 그 자체였습니다. 거친 땅을 개간하고 건물을 짓기 위해 훈련 기간 내내 낮이나 밤이나 삽과 망치질 소리가 끊이질 않았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죠. 1기 선교사들의 손길로 만들어졌던 기도동산의 돌단과 옛 강당 건물, 지금은 시니어 선교사들의 숙소로 사용하는 사택들의 모습을 볼 때마다 묵은 일기장을 꺼내 읽는 기분입니다”
한 목사는 “캠퍼스 이곳저곳을 살피며 느끼는 점은 수많은 선교운동이 처음에는 호기롭게 시작하지만, 짧고 쉽게 단명하는 시대에 숱한 도전과 위기 속에도 1000명선교사운동은 무려 32년간 굽이굽이 이어져 왔다는 지속성과 역사성에 감사하게 된다”면서 각별한 애정과 자부심, 긍지와 고마움을 복합적으로 표했다.
이어 “사실 1기의 역할이나 결과, 어떤 업적이나 명성은 너무나 작은 부분이다. 오히려 선교사로서의 자격이나 실력, 선교정신과 영성, 품성 등에 있어서 제대로 준비되지도 다듬어지지도 못한 처지였다”라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솔직히 ‘한석희’라는 사람은 이 운동으로부터 유무형의 혜택만 받고 누렸지 기여한 거라고는 1기였다는 것 말고는 실상 아무것도 없었던 것 같아 부끄럽다”라고 고백하며 “그럼에도 1기 선교사를 항상 ‘레전드 선배’라고 불러주며, 선배들의 모본과 발걸음을 따라 1000명선교사가 되겠다는 꿈을 키우고, 지원했다는 후배 선교사들의 간증을 들을 때마다 작은 보람을 느낀다”라고 전했다.
한 목사는 인터뷰를 마치며 “이제 막 64기 선교사들이 도착했다. 낯선 환경에서 낯선 훈련과정을 이수해야 하는 이들이 건강하게 부르심의 소명을 잘 마칠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시길 바란다. 1000명선교사운동이 세천사의 기별을 땅끝까지 전하는 사명을 잘 이뤄갈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과 도움을 보내 주시길 거듭 당부드린다”며 협력을 부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