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중한 예배실에 재봉틀이 들어선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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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중한합회는 수제 면마스크를 만들어 지역사회 취약계층과 구도자에게 나눴다.
지난 26일 서중한합회 예배실. 20여명의 여성들이 ‘삼육지역사회봉사회’ 조끼를 입고 한데 모였다. 수제 면마스크를 만들어 지역사회 취약계층과 구도자에게 나눠주려 참여한 자원봉사자들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면서 여전히 마스크를 구하기 어려운 사람들이 많다는 이야기를 듣고 평소 틈틈이 재봉이나 바느질을 하던 이들이 팔을 걷어붙였다. 서울, 경기 등 인근 지역에서 한걸음에 달려왔다. 집에서 사용하던 재봉틀을 손수 들고 올 정도로 열의가 뜨거웠다.

봉사자들은 우선 개인위생부터 챙겼다. 입장 전에는 방문록을 작성하고, 체온을 체크했다. 수시로 손소독을 하고, 만드는 동안에는 절대 마스크를 벗지 않았다.

조용하던 예배실은 마치 봉제공장으로 바뀐 듯 부산했다. 탁자에는 예닐곱 대의 재봉틀이 들어섰고, 자원봉사자들은 재단사가 된 듯 일에 열중이었다. 인터뷰를 위해 말을 걸기도 조심스러울 만큼 분주했다.  

작업은 철저하게 분업화해 진행했다. 2인1조로 짝을 이뤄 손발을 맞추며 열심이었다. 한쪽에서는 마스크용 대형 오가닉 원단을 알맞은 크기에 맞춰 가위로 쓱싹쓱싹 자르고, 한쪽에서는 도안에 따라 일정한 크기의 본을 만들었다. 맞은편에서는 적당한 길이로 끈을 자르고, 그 맞은편에서는 사용자가 자기 얼굴 크기에 맞춰 조절할 수 있도록 스토퍼를 끼웠다.  

한편에서는 안감과 겉감을 뒤집고, 안면부와 끈을 이어 사이즈에 딱 맞게 박음질을 하는 손길이 바삐 오갔다. 마지막 공정은 다림질이다. 빳빳하게 다려 봉투에 넣으면 완성이다. 저마다 자신이 쓸 것처럼 꼼꼼하고 예쁘게 그리고 정성을 다해 하나하나 만들었다. 보기와는 달리 생각보다 꽤 손이 많이 가는 작업이었다.

김정순 집사(태릉교회)는 “코로나19 감염증으로 마스크가 부족해서 여러 사람이 어려움을 당하고 있다는 소식에 안타까운 마음이 들어 참여했다. 예전에 여러 가지 재봉일을 해봐서 그런지 크게 어렵지는 않다. 받는 분들이 예수님의 사랑을 더 많이 느낄 수 있길 바란다”고 전했다.  

지석구 집사(공릉동교회)는 “원래 바느질을 했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로 누군가를 도울 수 있다면 작으나마 돕고 싶어 왔다. 이런 봉사가 예수님의 사랑을 전하는 좋은 기회가 되길 바란다. 모쪼록 마스크가 없는 분들에게 유용하게 쓰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구영숙 집사(호평교회)는 “마침 집에 재봉틀이 있어 마스크 만드는 법을 배워 주위 사람들에게 나눠주려고 왔다. 미싱은 할 줄 알지만, 마스크 만드는 건 이번이 처음인데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나의 작은 수고를 통해 누군가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면 마음이 참 뿌듯하다”고 미소 지었다.

이정화 목사(창동교회)는 “예전에 아이들 옷을 직접 만들었던 경험을 되살려 마스크를 만들고 있다. 요즘 같은 상황에서 이런 활동이라도 할 수 있다는 게 다행이고 감사하다. 이웃들과 서로 정을 느끼고, 사랑을 나누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마스크를 받는 분들이 코로나19 바이러스로부터 보호를 받고, 하나님 사랑을 깨닫게 되길 바란다”고 기대했다.


서중한 예배실에 재봉틀이 들어선 이유는?

강사로 수고한 송유진 집사는 “신천지 때문에 기독교에 대한 사회의 인식이 부정적으로 바뀌어 걱정이었다. 자칫 우리 교회까지 불똥이 튀는 거 아닌가 염려했지만, 이렇게 봉사하는 성도들의 모습을 보면서 재림교인의 이웃사랑 정신을 느끼게 됐다. 이런 활동을 통해 재림교회에 대한 긍정적 인식이 확산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송 집사는 “처음에는 손에 익지 않아 다소 어려워하는 분들도 있었지만, 점차 익숙해지면서 이제는 전문가처럼 솜씨가 부쩍 늘었다. 요즘 교회에 가지 못해 답답해하는 사람이 많은데, 웃으면서 작업하니까 활력도 생기고 좋다. 우리 입장에서는 별거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받는 분들에게는 한 장의 마스크도 소중하다고 한다. 이럴 때일수록 나눔의 손길이 더욱 커지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서중한합회는 이날 만든 300여 개의 면마스크를 장애인, 독거노인, 외국인노동자 등 취약계층 이웃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합회 가정봉사부 전영숙 부장은 “우리 주변에는 마스크를 구하러 직접 다닐 수 없는 처지의 사람도 많다. 생필품이나 식료품을 지원받는 대상자들은 때로는 마스크 1개 구입하는 것도 부담이 될 수 있다. 그런 사람들에게 면마스크를 주면 작으나마 도움이 될 수 있을 거 같아 ‘도르가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기획했다. 바쁜 중에도 흔쾌히 함께 해 주신 자원봉사자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한다”고 인사했다.

합회는 앞으로도 다양한 봉사와 나눔 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서중한 예배실에 재봉틀이 들어선 이유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