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므로 너는 이 백성을 위하여 기도하지 말라 그들을 위하여 부르짖거나 구하지 말라 그들이 그 고난으로 말미암아 내게 부르짖을 때에 내가 그들에게서 듣지 아니하리라”(렘 11:14).
하나님의 마음 읽기
저는 예레미야의 기별을 읽어가는 데에 마음의 불편함을 상당히 겪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계속해서 유다 백성의 죄를 지적합니다. 한 장 한 장 읽어갈 때마다 똑같이 반복되는 내용에 저는 지쳐갑니다. 어차피 백성들은 돌이키지도 않는데, 빨리 죽일 사람 죽이고 살릴 사람 살려서 바벨론에 끌려갔다가 돌아오는 징계를 거쳐 구원의 역사를 다시 시작하면 안 되나 하는 생각이 제 머리를 채워갑니다.
그러다가 문득 하나님의 마음이 제게 와 닿았습니다. 요나를 보내어 니느웨 사람들을 아끼는 하나님의 마음을 알게 해주려는 의도가 와 닿았습니다. 제자들 앞에서 ‘예루살렘아 예루살렘아’ 부르짖고 우시면서 “오늘 평화에 관한 일을 알았더라면 좋을 뻔하였거니와”(눅 19:42)라고 하시는 예수님의 마음이 읽혔습니다.
‘주님은 이렇게 나를 아끼시는구나, 그리고 한 영혼 한 영혼을 아끼시는 주님의 마음을 내가 알기 바라시는구나!’하는 생각에 마음이 울컥했습니다.
언약 그리고 죽을 위기
하나님께서는 예레미야에게 시내산에서 이스라엘과 맺은 언약을 유다 백성들에게 다시 말하라고 말씀하십니다. 그 언약의 말을 따르지 않으면 저주를 받을 것이고, 그들이 행하지 않은 언약의 모든 규정대로 재앙이 임할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렘 11:1~8).
하나님은 한 걸음 더 나아가 유다는 반역함으로 언약을 깨뜨렸고 하나님께 돌아올 마음이 없으므로 예레미야에게 “너는 이 백성을 위하여 기도하지 말라…그들이 그 고난으로 말미암아 내게 부르짖을 때에 내가 그들에게서 듣지 아니하리라”(14절)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 말씀은 이들을 위한 은혜의 시기가 끝나고 진노의 날이 가까이 왔다는 뜻입니다.
예레미야가 하나님의 말씀대로 재앙을 선언하자 그의 고향인 아나돗 사람들이 예레미야를 죽이려 합니다. 그런데 예레미야는 “나는 끌려서 도살당하러 가는 순한 어린 양과 같으므로”(19절)라고 하면서 이사야 53장의 말씀을 인용합니다. 선지자는 백성을 위해 기별을 전하다가 닥쳐온 죽음의 위기 상황에서, 오실 메시아-여호와의 종의 고난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그분과 마음과 마음, 삶과 삶, 죽음과 죽음을 직접 대면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환난의 시기에 주님의 기별을 전하는 믿음의 사람들의 슬픈 운명이고 특권이고 복입니다.
기도) 주님의 마음을 알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