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동산에 거주하는 자야 친구들이 네 소리에 귀를 기울이니 내가 듣게 하려무나”(아 8:13).
감출 수 없는 사랑
신부 술람미 여인은 동산 가운데서 둘러앉은 친구들에게 이 러브스토리를 들려주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구절을 자세히 살펴보면, 그 여인의 사랑 이야기를 가장 듣고 싶어 하는 것은 바로 솔로몬 자신인 것을 우리는 알 수 있습니다(13절). “내가 듣게 하려무나!”
사람들은 온 세상을 불태우는 사랑 이야기를 듣고 싶어 합니다. 성경은 바로 주님이 우리를 위해 베푸신 러브스토리에 관한 책입니다. 동시에 성경은 그리스도인들이 주님을 사랑한 이야기의 기록이기도 합니다. 우리도 주님이 우리를 사랑한 이야기를 듣고 싶어 성경을 펼치지만, 주님도 우리가 당신을 사랑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싶어서 우리의 회개의 음성, 사랑한다는 고백에 오늘도 귀를 기울이고 계십니다.
이상한 결말
아가서의 마지막 절은 술람미 여인의 “내 사랑하는 자야 너는 빨리 달리라 향기로운 산 위에 있는 노루와도 같고 어린 사슴과도 같아라”(14절)라는 말로 마칩니다. 여인은 솔로몬과 깊은 사랑을 하고 있었고, 그와의 사랑 이야기를 친구들에게 들려주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녀는 갑자기 사랑하는 솔로몬이 노루와 사슴처럼 빨리 달려서 그녀에게 오기를 간절히 노래하고 있습니다.
그 부부는 잠시 헤어져 있는 듯이 보입니다. 그런데 이전과는 다르게 그들의 사랑은 이런 이별로 인해 깨어지거나 식지 않습니다. 그들의 잠시간의 이별은 오히려 서로 간의 사랑을 깊게 해줄 뿐입니다. 이 말씀은 요한계시록의 마지막 구절을 떠올리게 합니다. “내가 진실로 속히 오리라 하시거늘 아멘 주 예수여 오시옵소서”(계 22:20).
진정한 사랑을 맛본 사람은 배신하지 않습니다. 그리스도와의 사랑을 맛본 사람은, 술람미 여인이 솔로몬을 기다리듯이, 다시 오시는 그리스도를 기다릴 것입니다. 그분은 지금도 사랑하는 우리를 당신의 집으로 데려가기 위해 노루처럼, 향기로운 산의 사슴처럼 달려오고 싶어 하십니다.
그날이 되면, 진정한 사랑을 했지만 죽음이라는 인간이 어쩔 수 없는 상황으로 헤어졌던 사람들이 다시 만나 사랑을 이어갈 것입니다. 그날이 오면, 사랑으로 죽음을 이기신 분이 죽음에 굴복했던 사람들을 다시 일으켜 세워 다시 당신과의 영원한 사랑을 이어가게 하실 것입니다.
기도) 영원한 사랑이 완성되는 그날을 기다리나이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