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23일 안식일 예수바라기] 시편 129편 그들이 나를 이기지 못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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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내가 어릴 때부터 여러 번 나를 괴롭혔으나 나를 이기지 못하였도다”(129:2).

고단하다

시인은 “내가 어릴 때부터, 나의 원수들이 여러 번 나를 잔인하게 박해했다”라는 탄식으로 이 시를 시작합니다. “이스라엘은 이제 말하기를”(1절)이라고 하는 것으로 보아 여기서 “나”는 시인 자신이 아닌 순례 공동체인 이스라엘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이스라엘은 굴곡진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 역사에는 애굽에서의 종살이, 광야 시련, 여러 민족들과 싸워야 했던 가나안 정착 시기, 바벨론으로 끌려가 받은 찢기고 상처받은 기억들이 다 담겨 있습니다. 민족이 그러한 시련을 통과할 때 개인의 삶 또한 평탄할 수 없었을 겁니다.

신약교회의 아픈 역사도 구약 이스라엘의 역사보다 더 고단하면 고단했지 덜 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원형 극장과 카타콤에서의 순교 이야기, 중세 암흑시대와 종교개혁 당시의 힘겨운 이야기, 그리고 대실망으로 시작된 재림교회의 이야기 등. 또한, 현대를 사는 우리도 순교 시대보다는 아니더라도 하루하루가 솔직히 힘겹지 않습니까?

그런 고단한 모습을 시인은 “밭 가는 자들이 내 등을 갈아 그 고랑을 길게 지었도다”(3절)라고 표현했습니다. 밭을 갈듯 등을 갈았다는 말은 채찍질을 당한 몸을 연상시킵니다. 농부가 밭을 간 것처럼 몸에 모진 채찍질 자국이 난 사람들은 세상을 아름답게 보기 어렵습니다.

나를 이기지 못하였다

그렇지만 이스라엘은 무너지지 않았습니다. “그들이 내가 어릴 때부터 여러 번 나를 괴롭혔으나 나를 이기지 못하였도다”(2절). 이 말은 자신이 늘 승리했다는 말이 아닙니다. 거듭되는 시련 앞에서도 절망에 몸을 맡기지 않았다는 말입니다. 그럴 수 있었던 힘은 어디에서 온 것일까요?

시인은 “여호와께서는 의로우사 악인들의 줄을 끊으셨도다”(4절)라며 그 힘이 하나님에게서 왔다고 고백합니다. 하나님은 의로우시기에 압제 받는 하나님의 백성에게 공의와 정의가 어떻게 이루어져야 하는지 아시는 분이십니다. 그분은 악인들의 줄을 끊으심으로 압제당하는 자들을 해방하시는 분이십니다.

하나님의 백성들은 가장 높은 곳에 계시면서도 땅에서 벌어지는 일에 깊은 관심을 두고 계신 하나님, 땅에서 들려오는 신음 소리를 기도로 들으시는 하나님, 약한 자들의 해방을 위해 역사 속에 개입하시는 하나님을 신뢰합니다. 우리는 그 신뢰로 인해 고단한 삶에서도 항상 기뻐할 수 있습니다.

기도) 승리하는 믿음, 항상 기뻐하는 신앙을 이루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