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시작하니 스마트폰을 끕시다”
한 명이 스마트폰의 종료 버튼을 누르니, 함께 온 이들도 앞다퉈 전원을 껐다. 마치 음악회 시작 전의 모습처럼 보이지만, 여긴 2023년 호남합회 광주지역 장막부흥회가 열리는 호남삼육중고등학교 강당이다.
찬양을 마치고 강사인 오재호 목사(재림연수원 교수)가 단에 오르자 500여 성도들의 눈과 귀는 일제히 전방을 향했다. 생명의 말씀을 하나라도 놓치지 않겠다는 열의가 느껴졌다.
오재호 목사가 “하나님의 사람의 특징은 남들이 보지 못하는 위기를 보아 알리고, 남들이 경험하지 못하는 하나님의 보호를 경험하며, 남들이 실천하지 못하는 사랑을 실천한다”고 권면하자 우렁찬 ‘아멘’ 소리가 강당을 가득 채웠다.
이 지역 24개 교회에서 참여한 호남 광주지역 장막부흥회는 ‘하나님의 사람, 성령의 사람’이란 주제로 지난 17일과 18일 양일간 열렸다. 성도들은 말씀의 감동을 나누며 사랑의 열매 맺는 삶을 살기로 다짐했다.
기간은 짧았지만, 구성은 어느 때보다 알찼다. △성령의 사람과 위기의식 △성령의 사람과 보호의식 △성령의 사람과 사랑의 열매 △성령의 사람과 영혼구원 등 총 4회의 강의가 진행되는 한편, 기도회와 경배와 찬양이 조화를 이뤄 은혜를 극대화했다.
토크쇼 형식의 간증 프로그램 ‘어쩌다 신앙’은 장막회의 백미였다. 5명의 성도가 패널로 출연해 자신이 재림신앙을 발견하게 된 계기를 허심탄회하게 털어놓았다. 패널 왼쪽에 세운 키워드가 적힌 팻말은 청중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돼지고기’를 키워드로 전한 화순동산교회 김민성 집사는 돼지고기를 너무도 좋아하는 까닭에 음식을 구별하는 재림교회는 도저히 못 다니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군대에 다녀오니 부모님께서 침례를 받으시고, 식탁에서 돼지고기를 아예 없애 버리셔서 한탄했지만, 결국 자신도 재림교인이 된 이야기를 유쾌하게 풀어냈다.
화순동산교회 이정애 집사는 ‘불교’를 키워드로 간증했다. 불교 집안에서 태어난 그는 장로교회를 시작으로 오순절교회, 감리교, 성결교를 두루 다니며 진리를 찾기 위한 순례여정을 소개해 감동을 자아냈다.
무등교회 김영신 성도는 인생에서 단 한 번도 좌절을 경험해 보지 않았으나 둘째 딸을 통해 첫 좌절을 맛봤다고 고백했다. 고집이 너무 세 훈육에 어려움을 겪은 까닭이다. 그런데 삼육초등학교에 다니던 딸이 안식일 영어성경수업에 다니며 점차 성격이 변하는 모습을 보고, 자신도 교회에 다니기 시작해 지금은 누구보다 열정적인 재림성도가 됐다.
‘진짜 교회 찾아 삼만 리’란 키워드로 마이크를 잡은 모퉁잇돌교회 김미정 성도의 어머니는 남묘호렌게쿄 신자였다. 그런데 남편의 전도로 장로교에 다니기 시작했고, 후에는 지인의 권유로 순복음교회에 다녔다. 하지만 재림교회 목사의 설교방송을 보고 안식일 기별을 깨달은 후 재림교회에 몸담게 됐다.
빛고을교회 이옥주 성도는 ‘이건 예상하지 못했다고’란 키워드로 궁금증을 자아냈다. 그는 재림교회는 이단이란 인식으로 하나님께서 주변 사람들을 통해 내미신 손을 뿌리쳐왔다. 교회에 나갔을 땐 짓궂은 질문으로 목회자를 곤란하게 하고는 했는데, 성경을 공부하며 재림교회를 이해했고 결국 사랑하게 됐다.
진리 찾아 헤맨 끝에 결국 재림교회를 발견한 패널들의 고군분투에 성도들은 박수와 응원을 보내기도 하며 때때로 눈물을 훔쳤다. 그들의 경험이 자신의 경험처럼 생생하게 다가왔다.
한편, 합회장 장원관 목사는 사도행전 1장 4~5절 말씀을 인용한 개회식 환영사에서 “예수님께서 승천하신 후 제자들은 10일 동안 간절히 기도하며 성령을 받았다. 제자들은 변화됐고, 성령의 충만함으로 초대 교회를 세웠다. 이후 소아시아에 교회가 탄생해 세계복음화의 전초기지가 됐다. 우리도 그들처럼 성령을 받아 ‘남은 무리’의 복음사명을 완수하자”고 권면했다.
장막회장 김지현 목사는 개회사에서 “강사를 비롯한 모든 장막위원이 최선을 다해 준비했다. 이 자리에 함께 하신 성도들 역시 잘 준비된 마음으로 참석하셨음을 확신한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다름 아닌 집중이다. 옛말에 ‘정신일도 하사불성’(精神一到 何事不成)이라 했다. 말씀되신 하나님께 집중하는 시간되길 바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