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1일 목요일 예수바라기] 시편 109편 (1) 억울하면 저주를 퍼부어도 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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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악으로 나의 선을 갚으며 미워함으로 나의 사랑을 갚았사오니 악인이 그를 다스리게 하시며 사탄이 그의 오른쪽에 서게 하소서”(시 109:5, 6).

찬양과 비탄

다윗은 하나님이 자신을 위해서 잠잠하지 않으시기를 기도하면서 이 시를 시작합니다(1절). 다윗이 말하는 그들이 누구인지 명시되어 있지는 않지만, 다윗과 가까운 사람들이었고 같이 기도했던 사람들임에는 분명해 보입니다(4, 7절). 다윗은 그들을 사랑했는데, 그들은 다윗을 대적하고 미워합니다. 3절에서 언급된 “미워하다”의 히브리어 “시네아”는 단순히 감정적으로 싫어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죽이려고 행동할 정도의 미움을 의미합니다.

감정이 상한 다윗?

다윗은 ‘이런 기도를 드려도 되는가?’ 할 정도로 의구심이 드는, 상대방을 저주하는 기도를 하나님께 드렸습니다. “그가 살 날을 짧게 하시고 그가 하던 일도 다른 사람이 하게 하십시오. 그 자식들은 아버지 없는 자식이 되게 하고, 그 아내는 과부가 되게 하십시오. 그 자식들은 떠돌아다니면서 구걸하는 신세가 되고, 폐허가 된 집에서마저 쫓겨나서 밥을 빌어먹게 하십시오”(8~10절, 새번역).

다윗의 기도에는 자비와 사랑, 용서가 보이지 않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주목해야 할 사실은 그가 하나님께 기도하고 있다는 것입니다(4절). 다윗은 당사자 앞에서 이런 저주를 퍼붓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저 자신이 지금 느끼고 폭발할 것 같은 분노, 견디지 못할 것 같은 아픔을 하나님 앞에서 거침없이 있는 그대로 쏟아 놓고 있을 뿐입니다.

그렇지만 기도는 주술이나 주문이 아닙니다. 다윗이 저주하는 기도를 한다고 해도, 하나님께서는 공의로운 심판을 하실 것입니다. 다윗도 그것을 분명히 알았을 것입니다. 그의 기도는 저주가 이루어지기를 진정 바라는 기도라기보다는 자신의 마음의 고통과 아픔과 분노의 감정을 하나님께서 알아주시기를 바라는 기도였고, 그리고 자기 안에 폭발할 것 같은 감정을 주께 쏟아 놓음으로 더러운 생각과 감정을 털어 내려는 시도였을 것입니다.

마음에 있는 그대로 사람들에게 직접 저주하면 사달이 납니다. 부작용이 심하고 뒷감당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 아뢰면 하나님께서 섭리 가운데 인도해 주십니다. 하나님께서는 마음을 쏟아 놓으며 기도하는 자의 소리를 분명히 들으시고, 마음을 어루만지시며 위로해 주십니다.

기도) 주 앞에서 저의 모든 감정을 쏟아 내며 간구하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