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이여 왕이 한 큰 신상을 보셨나이다 그 신상이 왕의 앞에 섰는데 크고 광채가 매우 찬란하며 그 모양이 심히 두려우니”(단 2:31).
왜 신상 꿈을 꾸었을까?
하나님은 왕에게 왜 큰 신상 꿈을 보여주셨을까요? 전쟁을 통해 세계 최강국을 건설한 느부갓네살은 아직 산재한 주변 나라들을 살펴보며 미래에 대한 불안을 겪고 있었을 것입니다. 그런 불안감 해소와 신상 꿈은 무슨 연관이 있을까요?
당시에는 통치자의 형상을 점령국의 각 지역에 세워두는 것이 일반적이었습니다. 그 모티브를 차용하고 변형하여 하나님께서는 이 세상의 통치자를 상징하는 큰 신상을 꿈에서 보여주십니다(32, 33절). 하늘 성소가 지상 성소의 원형이듯이, 우리가 문화 속에서 스스럼없이 당연하게 받아들인 것들의 출처가 있듯이, 그 당시의 문화였던 신상의 원형이 있지 않았을까요?
신상의 원형
우리는 그 원형을 성경의 창세기 1장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하나님이 이르시되 우리의 형상을 따라 우리의 모양대로 우리가 사람을 만들고 그들로… 온 땅과 땅에 기는 모든 것을 다스리게 하자 하시고”(창 1:26). 원래 이 땅에는 신상이 아닌 하나님의 형상이 만들어져 있었습니다. 하나님의 형상인 사람이 하나님의 뜻에 따라 온 땅을 다스리게 되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죄가 들어온 이후 하나님의 형상(image)이라는 말은 찾아보기 힘들어지고 우상(image)이라는 단어가 등장합니다. 그리고 예수께서 하나님의 형상으로 오시고(고후 4:4), 그 뒤로 하나님의 자녀들은 “그 아들의 형상을 본받게 하기 위하여 미리 정하”(롬 8:29)신 바 되었습니다. 이로 보아, 하나님의 형상은 원형이고, 아들의 형상은 회복된 모양이고, 우상은 왜곡된 모습입니다.
우상이 등장했다는 것은 이 세상 만물의 통치자가 바뀌었음을 공표하는 것입니다. 왕이 본 신상(image)은 사람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하나님의 형상은 아닙니다. 흙으로 만들어졌으나 생기가 불어넣어진 하나님의 형상하고는 달리, 그 신상은 금, 은, 동, 철로 이루어져 있고 흙은 저 밑에 조금 있는데 생기에 의존하지 않고 철에 붙어 있습니다. 그러다가 뜨인 돌에 의해 멸망합니다. 그 멸망은 원형을 왜곡한 우상의 종말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자기 앞날을 걱정하는 느부갓네살을 경고하기 위해 왕이 잘 아는 문화 용어를 사용하여 그 왕이 불안한 이유를 설명하며, 복음을 전하고 계셨습니다.
기도) 하나님의 형상을 회복하는 삶을 살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