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장막 잃은’ 인천주안교회 눈물의 안식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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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전을 잃고 식당에서 예배를 드리고 있는 주안교회의 한 성도가 기도 중 눈물을 흘리고 있다.

지난 7일 안식일 오전 9시30분, 인천광역시 미추홀구 인천가정법원 인근의 한 지하식당.

시간이 되자 어디선가 가방을 든 사람이 한두 명씩 모여들었다. 서중한합회 인천 주안교회 성도들이다. 

주안교회는 인천광역시 도화1구역 재개발정비사업지구에 속하며 분쟁을 겪었다. 급기야 지난 5일 새벽 조합 측의 기습 철거 강행으로 ‘성전’을 잃었다. 

부랴부랴 6일부터 이곳을 임시 집회소로 정해 예배를 드리고 있다. 식당은 안식일학교장으로 봉사하는 최옥진 집사의 사업장이다. 30평 남짓한 공간이 교회를 대신했다. 그나마도 다른 업소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조용히” 집회를 이어가야 하는 형편이다. 

기쁘고 행복해야 할 안식일이지만, 성도들의 얼굴에서는 미소보다 한숨이 먼저 새어 나왔다. “안녕하세요?”라는 인사는 “괜찮으세요?”라는 안부로 바뀌었다. 그럼에도 서로 두 손을 맞잡으며 용기를 북돋웠다. “이렇게 예배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는 게 감사하다”며 하늘로 시선을 돌렸다. 누군가는 ‘마가의 다락방’ 같은 곳이라며 상처 난 마음을 애써 추슬렀다.

하지만 40여 명이 모여 집회를 열기에는 너무 협소했다. 식탁과 의자를 다닥다닥 붙여 최대한 밀착해 앉았지만, 비좁고 불편한 현실은 어쩔 수 없었다. 현장은 어수선하고 분주했다. 갑자기 들이닥친 용역직원들의 철거로 단상이나 음향집기 등 무엇도 챙기지 못했다. 그야말로 숟가락 하나 들고나오지 못했다. 그 흔한 주보도, 헌금봉투도 없다.


현장 – ‘장막 잃은’ 인천주안교회 눈물의 안식일

 

이날 안식일학교는 음악 순서로 진행했다. 스피커를 타고 흐르는 찬양을 들으면서 성도들은 하나님의 음성에 귀를 기울였다. 곳곳에서 눈물을 훔치는 이들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안교장 최옥진 집사는 “갑자기 이런 일을 겪으면서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재림도 이처럼 부지불식간에 이뤄질 것이다. 그때 우리가 준비됐는지 그렇지 않은지에 따라 구원이 결정될 것이다. 상황이 아무리 암담해도 최선을 다해 하나님을 섬기며, 자신의 신앙을 돌아보자”라고 다독였다.

설교를 맡은 오수종 장로는 ‘말세에 나타날 예수 믿음’이라는 제목으로 권면했다. 그는 예수님의 출생부터 성장 그리고 공생애 시절과 십자가에서의 죽음까지 그리스도의 일생을 파노라마처럼 펼쳐 보이며 “인간적인 시각으로는 억울하고 분해도 홍해를 가르고, 여리고성을 무너뜨린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어마어마한 역사를 이뤄낼 것을 확신한다”라고 권면했다. 

오 장로는 “하나님께서 우리를 위해 얼마나 놀라운 일을 준비하고 계실지 믿음을 갖고 지켜보자. 우리를 시온의 왕 같은 제사장으로 우뚝 서게 하시겠다고 약속하신 하나님을 의지하자. 광야 같은 세상에서 구름기둥과 불기둥으로 인도하실 하나님을 따라가야 한다. 어떤 어려움과 시련이 있더라도 그분을 향한 충성심이 흔들려서는 안 된다”라고 강조했다.

주안교회는 약 70년 전 가정집회소로 시작한 교회. 최근에는 담임목사도 없이 평신도들의 헌신으로 꾸려왔다. 20여 년간 무료급식을 펼치는 등 소외된 이웃을 섬기고, 지역사회에 복음을 전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왔다. 하지만 이번 사태로 당분간 이마저도 어려워지게 됐다.  

새벽기도를 마치고 나오다 용역직원과 맞닥뜨린 이정업 집사는 “아직도 놀란 가슴이 진정되지 않는다”면서 “충격”이라고 했다. 그는 “바로 지난주까지만 해도 상상할 수 없던 일이다. 어떻게 하나님의 성전을 그토록 무지막지하게 철거할 수 있는지 개탄스럽다. 눈물로 세우고 헌신을 다해 가꿔온 교회가 하루아침에 무참히 짓밟혔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장 – ‘장막 잃은’ 인천주안교회 눈물의 안식일

 

류복희 수석집사는 “가슴이 무너지는 느낌이다. 교회만 생각하면 눈물이 난다. 그야말로 오갈 데 없는 처지가 됐다. 뭐라 말할 수 없을 만큼 황망하다”라고 무거운 심경을 밝히고 “그러나 우리는 똘똘 뭉쳐서 헤쳐나갈 것이다.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따라 결국 승리할 수 있도록 힘을 모으겠다”라고 다짐했다. 

양승백 수석장로는 “강압적으로 교회를 빼앗겼지만, 하늘을 향한 예배는 멈출 수 없다. 우리는 믿음으로 나아가야 한다. 믿음이 없으면 모든 게 허상이다. 슬프지만, 믿음의 발걸음을 하늘까지 멈추지 말아야 한다”라고 독려했다. 

용호택 장로는 “한순간에 모든 것을 잃고 말았다. 오갈 데 없는 성도들은 추운 겨울날 밖에서 예배를 드려야 한다. 정든 교회를 이대로 떠나보낼 수 없다”면서 국내외 재림성도들이 관심을 갖고 함께해 주길 호소했다.

김동남 장로는 “우리는 심리적 상황뿐 아니라 물질적으로도 매우 힘들다. 하루빨리 다른 안정적인 장소로 옮겨 예배를 드려야 한다”라고 밝혔다. 김 장로는 “기도가 제일 중요하다. 주안교회와 성도들을 위해 기도해달라.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섭리와 계획이 무엇인지 발견할 수 있도록 마음을 모아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주안교회는 합회 총무 박일규 목사를 대표로 하는 긴급대응팀을 꾸리고, 대처에 들어갔다. 지난 9일에 이어 오는 16일(월)에도 변호인과 함께 조합 측 관계자를 만나 요구사항을 전달하고 협상할 계획이다. 또한 7일부터 매주 안식일 오후 주안체육공원에서 인천지역 성도들이 참여한 가운데 문제해결을 위한 기도회를 열기로 했다. 

주안교회와 관련한 자세한 사항은 김동남 장로(☎ 010-5324-7571)에게 문의하면 안내받을 수 있다. <재림신문>은 상황을 지켜보며 추이 변화에 따라 후속 보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