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역천막선교센터가 다시금 기지개를 켰다.
지난 2일 서울역 광장에 천막교회가 십자가를 세웠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2020년 5월 마지막 예배를 드린 지 3년 만이다.
서울역천막선교센터는 2016년부터 서울역 영혼들의 안식처를 자처해왔다. 매주 수요일 천막으로 교회를 세우고, 40여 명의 자원봉사자가 힘을 모아 도심 속 등대로 모여드는 영혼에게 영과 육의 양식을 공급했다. 2017년 3월에는 봉헌예배를 드리기도 했다.
그러던 2020년 5월, 감염병이 확산하며 천막교회의 찬양과 말씀 선포는 잠시 숨을 고르게 됐다. 그런 와중에도 봉사자들은 매주 수요일 오후 2시면 간식봉지를 들고 서울역 광장을 찾았다. 그들의 필요를 알기 때문이다. 그렇게 팬데믹 시대를 견디며, 다시 찬양할 날을 손꼽아 기다렸다.
팬데믹이 엔데믹으로 전환되자, 서울역천막선교센터도 사역과 봉사를 재개했다. 간식 봉지 외에도 천막과 스피커, 악기, 의자를 탑차에 가득 싣고 서울역 광장을 찾았다. 예전처럼 복음의 등불을 밝힐 수 있게 된 것이다. 봉사자들은 다시 영혼들을 만날 수 있게 인도하신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의미에서 감사예배를 드리기로 했다.
여름의 한복판, 뜨겁게 내리쬐는 햇볕은 현장을 후끈후끈 달궜다. 하지만 천막교회를 기억하는 영혼들이 하나둘씩 모여들더니 이내 빈자리가 없이 가득 찼다. 구슬땀을 흘리면서도 찬양의 열기는 식을 줄 몰랐다. 오히려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뜨거워졌다.
이날 집회는 제1부 감사음악회 – 제2부 감사예배의 순으로 진행했다. 신촌교회 윤인숙 집사의 인도한 음악회에는 서울역 기악팀을 비롯해 과천교회 조대연 목사와 조시온 사모, 민락교회 김복례 사모, 의정부교회 테너 최준식, 소프라노 윤종은 집사 부부, 별내교회 유정민·김지후·김찬영 가족 등 다양한 재림교회 음악인들이 무대에 올라 감동을 안겼다.
비록 비좁고, 다소 어수선한 무대였지만 찬양의 감동만은 그대로 전해졌다. 음악회에 참석한 어르신 한 분은 흥을 주체하지 못하고 자리에서 일어나 어깨춤을 추기도 했다.
감사음악회를 마친 후에는 감사예배가 이어졌다. 한국연합회 선교부장 신광철 목사의 기도가 시작되자 일순간에 엄숙해졌다. 모인 이들이 두 손을 모으고 고개를 숙이고 기도에 동참했다.
한국연합회장 강순기 목사도 자리를 같이해 3년 만에 열린 말씀집회에서 세 천사의 기별을 선포했다. 그는 “이 세상의 어느 곳도 안전하지 않다. 처처에 기근과 지진과 온갖 난리가 일어나며, 기후재앙으로 이 지구는 언제 멸망해도 이상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리고 “작은 기계 하나에도 사용설명서가 있는 것처럼, 이 지구에도 사용설명서가 있는데 그것은 바로 이 성경이다. 성경에 우리가 겪는 모든 일이 예언돼 있으며, 이런 일들이 일어나면 예수님의 재림이 임박한 것”이라며 “예수님의 부르심을 기억하라”고 권면했다.
감사음악회와 감사예배는 2시간여 동안 이뤄졌다. 예배를 마치고 일렬로 줄을 서 간식봉지를 받아가는 영혼들의 얼굴은 환한 웃음으로 가득했다. 오랜만에 영과 육이 함께 만족함을 느낀 것 같았다. 준비한 350개의 간식봉지가 이내 동났다.
웃음은 자원봉사자에게도 번졌다. 질병을 일으키는 바이러스가 아니라, 행복을 전하는 바이러스가 모두에게 퍼졌다. 봉사자들은 찜통 같은 천막에서 땀이 비 오듯 쏟아졌지만, 모든 순서를 마친 후 세상 누구보다 행복한 표정으로 둥글게 둘러섰다. 그리고 다시 서로의 손을 맞잡고 하나님께 감사의 기도를 드렸다.
한편, 천막교회는 자원봉사나 재능기부 참여 그리고 넉넉한 후원의 손길도 기다린다. 전도지를 나누거나 간식포장, 음악, 안내 등 어느 분야든 상관없다. 동참을 원하는 성도들은 총무 윤인숙 집사(☎ 010-9030-2491)에게 전화해 신청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