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동해 망상해수욕장. 푸른 파도를 마주하고 40명 가까운 이들이 백사장에 옹기종기 모였다. 입을 맞춰 찬양하는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하다. 동해국제교회(담임목사 나현철) 성도들이다.
현장에서는 이날 특별한 침례식이 열렸다. 한국인 남성과 결혼해 이주한 필리핀 출신 마리사 성도와 조나 성도가 그리스도를 개인의 구주로 영접하고 거듭남을 입은 것.
동해국제교회가 외국인 선교 목적으로 사역을 펼친 지 3년 만의 결실이다. 교회는 그동안 차차(전임 선교사), 엘라(현직 선교사) 등 필리핀 출신 선교사를 초빙해 지역다문화센터와 접점을 마련하는 등 관련 사역에 공을 들였다.
동해국제교회는 2007년 ‘인터내셔널 잉글리시 스쿨’로 문을 연 후 2008년 현재의 위치로 이전했다. 동해시 천곡동의 한 상가건물 4층에 자리 잡고 2009년 12월 19일 창립예배와 함께 정식 교회로 등록했다. 20여 명의 성도가 꿋꿋이 사명을 다하며 헌신했다. 특히 지역민을 위한 영어교육에 힘쓰는 동시에, 필리핀 선교사를 영입하는 등 노력을 기울였다.
학교의 원어민교사, 결혼이주여성, 일자리를 얻기 위해 들어온 외국인노동자 등 동해시에는 외국인 거주자가 제법 많다. 동해국제교회 성도들은 그들이 낯선 타국에서 편안하게 드나들 수 있도록 돌아가면서 차량을 운행했고, 살아가는데 불편을 겪지 않도록 생필품이나 각종 생활 정보를 공유했다.
예배를 드릴 때도 배려를 소홀히 하지 않았다. 선교사가 월 1회 영어로 설교하도록 배정했으며, 한국어로 진행할 때는 실시간 통역을 제공했다. 순서를 준비할 때도 외국인을 우선순위에 놓고 진행했다. 영어성경을 비치하는가 하면, 안식일학교 PPT도 영어로 만들었다. 외국인 구도자들의 자녀를 위한 어린이 프로그램을 진행한 것도 아이들과 엄마 모두가 교회 생활에 흥미를 느끼고 만족할 수 있게 하는 중요한 요소였다.
나현철 목사는 “전임 목회자(조창웅 목사)와 성도들이 2021년부터 다문화선교를 위한 특별 자금을 마련해 왔다. 선교는커녕 교회 임대료도 내지 못할 정도로 어려운 시기가 있었지만 수천만 원 상당의 다문화선교자금을 지켜내기 위해 여러 성도가 헌신했다”라고 설명했다.
나 목사는 “외국인이 점점 많아지는 지방 소도시는 해외 선교지로 인식해도 무방할 정도다. 이 일을 위해 선교사를 영입하고 지역민을 위한 영어교육도 실시하면서 국내 선교의 문을 열어두는 동시에 타향살이를 하는 외국인에게 지속적인 관심과 도움을 주고 온라인 예배 실황을 공유했다”며 외국인 선교를 위한 성도들의 노력과 헌신을 강조했다.
동해국제교회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오히려 두 배의 성장을 거두고 있다. 공간이 좁아 아쉽다며 ‘행복한 고민’을 하는 중이다. 성도들은 이 교회가 점점 더 많아지는 외국인 이민자들을 위해 세우신 복음의 등대라고 믿는다. 다문화국가로 진입한 한국 사회에서 동해국제교회가 밟아갈 성장과 부흥의 이야기가 더욱 궁금해지는 까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