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라는 말 뒤에 ‘독도 수호’ ‘독도 경비’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는 경우가 많다. 일본이 소유권을 주장하며 수시로 도발하기 때문이다. 이것은 마치 하나님이 창조하신 지구의 소유권을 갖기 위해 계속해서 분쟁을 일으키는 사탄의 모습과 비슷하다. 그런 면에서 권용섭·여영난 화백이 펼쳐 나가는 작품 활동은 죄와 계속해서 싸워 이겨야 하는 그리스도인의 삶의 방향성을 보여주는 듯하다.
이들은 20년 이상 독도와 금강산을 주제로 그림을 그리고 있어 ‘부부 독도화가’로 알려져 있다. 남편은 동양화로, 아내는 서양화로 “독도는 우리땅”을 외치고 있으니 어쩌면 국내·외적으로 활동하며 대한민국을 알리는 일에 두 배로 공헌할 수 있는지도 모른다. 실제로 이들은 ‘권용섭의 독도 알리기’부터 ‘독도 이야기’ 등 국내·외를 불문한 수많은 개인전과 부부전을 여는 것으로 독도에 대한 애정과 관심을 오래도록 나타내 왔다.
권 ‘화백’은 스스로를 ‘화려한 백수’라고 소개한다. 하지만 경북 의성이 고향인 권 화백은 경북 지역뿐 아니라 다른 지자체에서도 전시회와 방송 출연 요청이 쇄도할 정도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5월에는 경북 포항시에서 ‘독도전시회’를, 7월에는 경북 청송군에서 ‘청송에서 뉴욕까지 권용섭·여영난 기행전’을, 10월 25일 독도의 날에는 천안시에서 독도그림전시회를 열기도 했다.
서양화를 전공한 여영난 화백도 자연스럽게 남편과 함께 ‘독도 수호’에 마음을 모아 활동하게 됐다. “남편은 멘토 같은 존재였다. 그러다 연인으로 발전했고 부부로 함께 살고 있는데 자연스럽게 ‘독도’에 대한 그림을 함께 그리게 되니 언젠가부터 ‘부부 독도화가’로 불리고 있더라”라고 말하며 “독도의 단아함을 유화로 그려낸다는 것 자체가 매우 아름다운 일”이라 말한다.
이들이 같은 마음으로 그려내는 그림들은 수많은 개인전과 부부전에서 소개하지만 각자의 활동 범위에서도 영역을 넓혀 가며 각종 매체에서 주목받고 있다. 권용섭 화백은 한 지역 방송국과의 인터뷰에서 “독도에 피고 지는 꽃, 독도의 지형을 주제로 작품 활동을 많이 하고 있다. 단순히 ‘독도는 대한민국 땅이다’라고 주장하기보다 미적인 소재로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 것이 훨씬 더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키며 더욱 설득력 있기 때문이다”라고 말하며 2000년에 독도의 동도에서 발견한 ‘한반도지도바위’뿐 아니라 ‘독수리바위’ ‘세종대왕바위’에 대해 소개했다.
실제로 그의 작품에는 유난히 독도의 ‘한반도지도바위’ ‘독수리바위’ ‘세종대왕바위’가 많이 등장한다. 독도가 대한민국 땅이라는 증거를, 그림을 통해 이야기하기를 좋아하는 것이다.
“아버지의 권유로 독도에 대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독도에 여러 번 가다 보니 남들이 발견하지 못한 지형적 특징을 발견하게 되고 한반도 모양의 바위와 독수리 모양의 바위, 세종대왕이 한쪽 팔을 들고 있는 모양의 바위가 눈에 띈 거죠. 처음엔 제가 억지를 부린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었지만 20년 넘게 이야기하다 보니 이제는 독도를 다녀온 사람들이 사진으로, 글로 제가 그려낸 그림이 결코 억지가 아니었음을 증명해 주고 있습니다”
미국에 영주권이 있고 자녀들이 있어 자주 드나들지만 지난 한 해는 그 어느 때보다 한국에서 바쁜 일정을 보냈다. 최근에도 하루에 몇 군데씩 들르며 작품 활동을 하며 다양한 행사에 참여하는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그 와중에 얼마 전에는 시조사가 이들 부부에게 내어 준 2층 갤러리에 작품을 전시하고 일반 작가들뿐 아니라 지역사회와 접점을 마련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권 화백은 “나는 정말 하나님의 은혜로 산다. 기도하면 안 되는 거 하나도 없다”라고 말하며 그동안 살아온 인생의 크고 작은 스토리를 소개한다. 큰아이도 할아버지, 할머니의 차를 타고 이동할 때 큰 사고를 당했는데 할아버지, 할머니 두 분 다 크게 다치셨음에도 아이는 전혀 문제가 없어서 놀라울 정도였다고. 작은 아이가 어렸을 때 교통사고를 크게 당한 경험도 들려줬다.
“아이가 트럭에 받혀 5미터쯤 날아가 떨어졌는데 팔이 하나 떨어졌다 할 정도로 심하게 다쳤어요. 저는 아이의 사지만 붙어 있게 해 달라 기도했어요. 결국 큰 문제 없이 잘 치료받고 퇴원했죠. 교회에서도, 경찰도 보상받으라고 권했지만 저는 아이가 살아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해서 병원비만 받고 끝났어요. 하나님이 제 기도를 들으시고 응답해 주셨다고 생각하니 그저 아이가 살아 있는 것 자체가 감사할 뿐이었어요”
그뿐이 아니다.
“길 가다 1억 원을 줍는 일은 있을 수 있죠, 돈은 흔하니까. 그런데 이젤이 16개가 필요한 행사가 있었는데 하루만 진행되는 날이어서 돈 주고 사기는 아까운 거예요. 회원들한테 각자 2개씩만 갖고오라고 했더니 다들 이런저런 핑계로 가져오기가 힘들다고 했어요. 그래서 ‘내가 다 알아서 할게’ 말하고 화실에서 집으로 걸어오는데 한 번도 안 쓴 이젤 17개가 저희 집 앞 길가에 버려져 있는 거예요. 그중에 하나는 부러져서 못 쓰고, 16개를 행사에 잘 사용하고 회원들에게 하나씩 가져가라고 줬어요”
독도는 지극히 작은 땅이지만 그 땅에 대한 끊임없는 애정과 관심으로 세계의 주목을 받도록 애쓰는 이들 부부가 그림을 통해 보여주고자 하는 것은, 지극히 작은 지구에 대한 하나님의 사랑, 그 작디작은 지구에서 살아가는 인간을 구원하기 위해 이 땅에 오신 예수 그리스도의 마음 아닐까.
또한 이들이 독도만큼이나 금강산을 주제로 한 그림도 많이 그리는 것 역시 분단으로 인해 갈 수 없는 금강산이 죄와의 단절로 인해 그리워하고 동경할 수밖에 없는 에덴같이 느껴지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