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알았는지 박 목사가 자발적으로 ‘마스크 나눔’을 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보내준 듯 했다. 박 목사는 이를 그동안 여기저기서 보내온 것들과 한데 모아 교회이름으로 면사무소에 기증할 마음이다.
그는 “자신도 필요할 텐데, 더 어려운 이웃을 위해 이렇게 많이 보내주신 익명의 기증자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한다. 미약하나마 조용히 진행한 작은 일에 관심을 보내주셔서 정말 고맙다. 위기가 기회가 되었다”며 웃음 지었다.
이렇듯 교회와 성도들의 이웃사랑과 선행이 지역사회를 향한 훈훈한 ‘섬김의 바이러스’로 확산하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직.간접적 선교의 장이 되기도 하지만, 장기간 공동예배를 드리지 못해 자칫 움츠러든 개인의 신앙생활과 영적 성장에도 유익을 끼치는 모습이다.
박성원 목사는 이번 코로나19 사태가 ‘영적 각성’과 ‘선교 사명’을 돌아보는 계기가 됐다고 긍정했다. 박 목사는 “감염병으로 인한 재난을 바라보며 성경에 나타난 예언의 성취와 마지막 시대가 다 되었다는 경각심을 갖게 됐다. 성도들이 불안해하거나 두려워하지 않고, 오히려 영적으로 깨어나는 축복을 경험했다. 임박한 재림을 준비해야 한다는 말씀을 부쩍 많이 하신다”고 전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가만히 있지 않고, 주변 사람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 적극적으로 말씀을 증거하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영혼구원을 위해 더 열심히 전도해야 한다는 걸 체감하고 세상으로 나아가게 된 것이다. ‘때를 얻든지 못 얻든지’ 복음을 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선교사명을 재확인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청소열린교회 이진선 목사도 코로나 사태 이후 달라진 현장 분위기로 ‘선교’와 ‘단합’을 꼽았다. 이 목사는 “단순히 지역민에게 도움을 제공한다는 차원을 넘어 이러한 활동을 통해 외부적으로는 잃은 양과 장기결석자를 찾아 봉사하고, 내부적으로는 성도들이 끈끈하게 소통하고 있다”고 말했다.
청소열린교회는 정성껏 만든 천연 손청결제와 다회용 마스크를 이웃에게 나누며 자연스럽게 방문하고, 그간의 안부를 물으면서 교회로 초청하는 연결고리로 삼고 있다. 부득이하게 현장 예배가 중단된 성도들은 서로 기도하고, 활동하며 ‘과연 살아 있는 신앙이란 무엇인가’를 생각하고 있다.
봉평교회 박장규 목사도 비슷한 의견이었다. 그는 “성도들이 서로 만나지 못하고, 가정에서 예배를 드리는 시기잖나”라고 반문하고 “그래도 봉사를 통해 적은 인원이라도 한데 모여 활동하면서 서로 격려하며 용기를 주고 있다. 위기의 시대에 본인이 누군가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힘을 내는 모습”이라고 강조했다.
수제 면마스크를 만들어 나눈 퇴촌새마음교회 김덕용 장로는 “큰 거는 아니라도 이렇게 나눔을 실천하니 주변에서 정말 감사해한다. 돈이 있어도 구하기 힘든데, 이렇게 무료로 주니 고맙다고 몇 번이고 인사한다. <시조> <가정과건강>을 함께 드리는데, 아무런 거부감 없이 오히려 좋아하면서 받는다”고 현장의 분위기를 전했다.
김 장로는 “코로나19 확진환자가 계속 발생하면서 자신도 모르게 두려움과 공포감이 생기고 교회의 예배마저 위축된 때, 이러한 봉사는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삶과 정체성을 되새기는 계기가 된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대전 도마동교회 김삼배 목사는 “재림교회는 그동안 국민적 아픔과 주변 이웃들이 당하는 고통을 외면하지 않고, 함께 분담하는 신앙공동체였다. 그리스도인으로서 마땅히 해야 할 일이라는 생각에서였다. 그것은 하나님 백성으로서 큰 기쁨이자 은혜였다”면서 “근래의 봉사와 나눔은 좀 더 성숙한 재림성도로 살아가고 싶은 마음이 작용한 것 아닌가 싶다. 이를 통해 지역사회와 공동체에 꼭 필요한 교회가 되어야 한다는 인식을 한 번 더 각인하게 됐다”고 말했다.
세상은 위기를 말하지만, 교회는 나눔과 섬김을 말하는 요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