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가벼운 운동복 차림이지만, 갑자기 쌀쌀해진 날씨에 일부는 장갑을 끼고 두툼한 점퍼를 입었다. 대다수가 주변 아파트에 사는 주민이다. 게 중에는 환자도 있다.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한재희 집사가 “거의 VIP”라고 기자에게 살짝 귀띔해 주었다.
별내교회(담임목사 조석호)가 13일부터 17일까지 진행한 ‘동네방네 건강세미나’의 한 장면이다. 전도회를 앞두고 준비한 이 행사는 건강전도를 생활체육과 접목한 프로그램으로 눈길을 끌었다.
“안녕하세요? 행복한 목요일 아침입니다. 오늘도 ‘동네방네 스트레칭’으로 건강한 하루를 시작하겠습니다”
곧 무선마이크를 찬 한재희 집사가 단에 올라 반갑게 인사를 했다. 손목과 발목, 목과 허리 등 몸풀기가 20여분 동안 이어졌다. 참가자들은 야외여도 서로 충분한 거리를 두고 조심스럽게 참여했다.
한 집사는 스트레칭뿐 아니라, 숨을 코로 깊이 들이쉬고 내뱉는 호흡법과 경직된 신체를 이완하며 균형감감을 익힐 수 있는 다양한 운동을 지도했다. 집에서 해도 좋을 것 같았다. 그런데, 어째 갈수록 강도가 세 진다. 손이 시릴 만큼 차가운 날씨건만, 몸은 오히려 후끈 땀이 오른다. 마스크 사이로 하얀 입김이 거칠게 뿜어져 나온다.
뻣뻣했던 몸을 푼 참가자들의 얼굴엔 금세 환한 미소가 일었다. 한 60대 여성은 “좋은 사람들과 좋은 공기 마시면서 새벽운동을 하니 마음까지 밝아지고 기분이 좋아진다. 몸이 유연해지는 걸 느낄 수 있다. 요즘 코로나 때문에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은데, 이렇게 운동을 하니 몸이 한결 가볍다. 앞으로도 계속했으면 좋겠다”며 활짝 웃었다.
그사이 교회 주차장은 자동차로 가득 찼다. 시간이 갈수록 참가자가 점점 늘어 마칠 때 즈음에는 50명이 넘었다.
스트레칭 후에는 교회 본당으로 장소를 옮겨 건강세미나를 진행했다. 입구에서는 따뜻한 우롱차를 미리 준비해 차가운 몸을 따뜻하게 녹여주었다. 잔잔한 피아노 선율도 마음을 편안하게 감쌌다. 좌석 간 띄어 앉기와 발열체크, 손소독 등 개인위생을 철저하게 준수한 건 물론이다.
본격적인 순서에 앞서 한 참가자가 마이크를 잡았다. 혈액암 투병 중이라는 김 모 씨는 자신의 경험담을 소개했다. 그는 “나이가 많은 사람도 크게 부담스럽지 않게 일상에서 지속할 수 있는 운동이어서 좋다.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하루가 다르게 몸이 건강해지는 것 같다. 마음이 행복하고, 기분이 상쾌해진다. 주변에서 요즘 내 표정이 달라졌다고 할 정도”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었다.
강사로 수고한 조석호 목사는 의학계의 최신 정보와 재림교회의 기별을 접목해 건강을 지키며 오래 살 수 있는 방법을 소개했다. 음식, 운동에 이어 이날은 물에 대해 강의했다.
“여러분이 잘 알다시피 우리 몸은 물로 구성돼 있습니다. 신체의 70% 이상이 물 성분입니다. 세포를 둘러싸고 있는 물은 윤활유이자 완충제 역할을 합니다. 생명을 유지하는데 있어 음식보다 더 귀한 게 물입니다. 그만큼 중요하건만, 많은 사람이 이 사실을 간과한 채 물을 충분히 마시지 않습니다. 건강을 증진하려면 물을 충분히 섭취해야 합니다”
청중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표정이 사뭇 진지했다. 강의내용을 하나라도 놓칠세라 꼼꼼하게 메모하며 집중했다. 사진을 찍거나 동영상을 촬영하는 모습도 간간이 눈에 띄었다.
조 목사는 “건강은 보약으로 유지하는 게 아니다. 단순한 법칙을 지킬 때 유익을 얻을 수 있다. 물은 하늘이 준 가장 큰 축복 중 하나다. 물은 건강을 유지하는데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물만 잘 사용해도 약보다 더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 이번 기간 동안 천연건강 기별을 잘 듣고, 일상에서 실천해 강건한 삶을 살아가길 바란다”고 축원했다.
집회를 마치고 돌아가는 손길에는 옥수수, 밤 등 간식거리가 들렸다. 당초 교회식당에서 건강식사를 제공하려고 했지만,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도시락으로 대체했다.
참석자들은 이날 반주에 맞춰 ‘꽃동네 새동네’를 노래했다. 별내교회의 ‘동네방네 건강세미나’가 코로나로 잔뜩 움츠러든 시대, 이 지역을 그야말로 건강한 새 동네로 만들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