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연재] 이준숙 코치의 ‘행복한 사춘기’(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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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숙 소장은 권위적 부모보다 ‘권위있는’ 멘토형 부모가 되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사춘기 시기에 들어선 아이들은 부쩍 부모의 권위적 행동에 거부감을 보입니다. 때때로 거칠게 반항하고, 아낌없는 사랑마저도 부정합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그렇지 않았는데, 부모를 대하는 태도가 확연히 달라져 당황스럽습니다. 더구나 나는 아무런 것도 달라진 게 없는 것 같은데, 말입니다. 

문제는 부모의 권위적인 모습 때문입니다. 결론적으로 부모는 자녀에게 ‘권위적’이 아닌 ‘권위 있는’ 존재여야 합니다. 권위(權威)란 ‘남을 지휘하거나 통솔하여 따르게 하는 힘’ 또는 ‘어떤 분야에서 사회적으로 인정받고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능력이나 위신’을 일컫습니다. 

현실에서 아이들은 엄마의 잔소리와 아빠의 무관심에 짜증을 냅니다. 권위에 도전하는 버릇없는 행동입니다. 부모는 이런 자녀의 언행에 분노하고 위기의식을 느낍니다. 하지만 조급하게 버릇을 고치려다 양육 실수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춘기 자녀를 둔 부모라면 이전과는 역할이 달라져야 합니다. 다른 시기와 달리 자녀의 멘토로서의 역할을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멘토’는 상대보다 경험이 많은 사람입니다. 상대방의 잠재력을 파악하고 그가 꿈과 비전을 이룰 수 있도록 도와주는 스승 혹은 인생의 안내자입니다. 

사춘기 자녀에게는 이 같은 ‘멘토형 부모’가 필요합니다. 멘토형 부모는 자기 삶의 경험과 통찰로 얻은 지혜를 바탕으로 자녀를 한 개인으로서 존중하고, 자녀는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창의적 존재로 인정합니다. 자녀가 해결해야 할 발달과업의 해답은 자녀안에 있음을 믿고, 그가 성장할 수 있도록 지지하고 안내해주는 파트너십을 가진 사람입니다. 다시 말해, 영향력 있는 타자(他者)로서 권위를 갖춘 부모여야 합니다.

그렇다면, 사춘기 자녀를 둔 부모의 권위란 무엇을 말할까요. 장자 편에 나오는 고사성어 중 ‘목계지덕’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나무로 만든 닭처럼 작은 일에 흔들림이 없다’는 뜻입니다. 외부 자극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고, 자기감정을 제어하고 통제할 줄 아는 능력입니다. 그러면서도 은근한 카리스마가 있습니다. 사춘기 자녀를 둔 부모의 권위와 멘토의 길을 잘 설명해주는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권위 있는 부모는 자녀 문제에서 자기 생각과 주장을 앞세우기보다, 먼저 아이의 말에 귀를 기울입니다. 자녀와 함께 의논하며 의견을 주고받는 대화상대가 되어 줍니다. 자녀가 약속을 지키지 않을 때도, 그 선택에 대해 논리적이고 자연적인 결과를 체험하도록 해 책임감을 갖게 합니다. 무엇보다 부모의 사랑을 온전히 느낄 수 있도록 보금자리를 만들며, 자녀가 부모의 사랑에 감사함을 느끼고 보답할 수 있도록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