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연재] 이준숙 코치의 ‘행복한 사춘기’(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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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숙 소장은 “청소년기 자녀의 스마트폰 사용 시간과 방법에 대해 구체적이고 명확한 가족 규칙을 정하고, 실천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언제, 어디서든 쉽게 접할 수 있는 사이버 세상에 과도하게 집착하고 어느새 ‘핸드폰 껌딱지’가 된 자녀 때문에 걱정이 커져만 갑니다. 

사춘기 아이들이 사이버 세상에 유독 빠져드는 이유는 뭘까요? 이 시기의 아이들이 스마트폰 등에 의존하는 이유도 뇌의 특성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사춘기에는 쾌락을 느꼈던 특정 행위에 빠져들도록 하는 도파민 수치가 일생에서 가장 높다고 합니다. 특히 시각정보를 처리하는 부위가 집중적으로 발달해 시각적 자극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특성을 보이는데, 시각적 유혹에 취약한 사춘기의 뇌는 스마트폰이 주는 자극으로부터 통제력을 갖기 어려운 까닭에 중독에 빠지기 훨씬 쉽다는 것입니다. 

중독 단계에 들어선 아이들은 “스마트폰 때문에 해야 할 일, 하고 싶은 일을 못한다” “친구들과 SNS로 이야기하느라 학원을 빼먹거나 자주 늦는다” “친구와 약속이 있는데, 스마트폰 게임을 하다 귀찮아서 나가지 않았다” 등의 반응을 보입니다. 모두 중독의 증상입니다. 

자녀가 이런 현상을 보이기 전, 스마트폰 선용에 대해 진지하게 대화를 나누고 올바른 습관을 만들도록 도와야 합니다. 중독이 치료될 때까지 꼭 전문적인 도움을 제공해야 합니다. 단순히 의지로만 치료될 수 없습니다. 그래서 부모가 먼저 스마트폰과 거리두기를 실천하는 모본을 보여야 합니다. 

중독과 비슷하면서도 다른 증상으로는 ‘강박증’과 ‘금단증’이 있습니다. 강박증은 계속 접속해 있어야 한다는 생각에 스마트폰이 없으면 안절부절하고, 쓸 일이 없어도 괜히 만지작거립니다. 전화가 안 와도 계속 들여다보고, 주머니에 넣었다 뺐다 하는 행동으로 나타납니다.

 

금단증은 핸드폰을 못 쓰게 됐을 때 불안하고 초조해하며 감정을 잘 조절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중독‧강박‧금단은 비슷하면서도 조금씩 다른데, 우리나라 사춘기 아이들은 경미하더라도 하나 이상의 증상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물론 자존감의 수준에 따라 개인차가 있지만, 이러한 증상은 이미 사춘기에게는 일반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런 아이들을 어떻게 지도해야 할까요? 문제의 핵심은 스마트폰이 아닙니다. 스마트폰을 탓하며 사용 시간이나 데이터량을 제한하는 방법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습니다. 

자존감이 탄탄하고 자기 통제력이 높은 아이 중에는 스스로 2G폰으로 바꾸기도 하고, 삶의 목표가 명확해지면 학습에 집중하기 위해 1, 2년 정도 스마트폰이 주는 즐거움을 유보하는 아이도 적잖습니다. 그래서 자기 통제력을 길러주는 것이 근본적인 대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아이가 자신의 ‘존재와 시간’을 소중하게 생각할 수 있도록 부모가 자녀를 존중해야 합니다. 간섭보다는 관심을 더해주고, 해결해 주기보다는 스스로 해결하도록 기회를 줘야 합니다.

 

스마트폰 사용 시간과 방법에 대해 구체적이고 명확한 가족 규칙을 정하고, 실천해야 합니다. 예를 들면, 거실 같은 공용공간에 ‘휴대폰 격리 BOX’를 만들고, 약속한 시간 동안 모두 다 같이 핸드폰 사용을 멈춥니다. 이런 습관을 만들기 위해서는 온 가족이 함께 단호하게 실천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