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안에서 쓱~’ 호평받은 서중한의 스마트 총회

148

서중한 39회 총회에서 대표들이 자신의 핸드폰으로 모바일 투표에 참여하고 있다.
지난 5일 열린 서중한합회 제39회 총회는 ‘스마트 회의’로 눈길을 끌었다. 등록부터 투표까지 모두 모바일로 이뤄졌다.

우선 등록을 기존 수기 방식에서 전자화해 대폭 간소화했다. 대표자에게 사전 발송한 문자메시지를 접속주소의 링크와 연동해 전자패드에 QR코드를 인식하면 자동으로 접수되도록 했다. 개인별 좌석번호까지 확인할 수 있어 한결 편리했다.

투표도 전자투표를 도입했다. 개인별 문자메시지를 확인 후 접속주소에 링크하면 고유 특별번호를 부여하고, 자신의 성명을 기입한 후 찬성과 반대를 표기할 수 있도록 했다.

대표들은 “절차가 훨씬 간편해졌다. 회의의 신속성과 참가의 정확성, 진행의 효율성을 기할 수 있어 매우 좋다. 이런 시스템을 활용한다는 게 우리 합회가 선진화되고 있다는 것”이라며 환영했다. 다른 합회의 총회나 회의에도 도입해 볼 만하다며 관심을 보이는 이들도 있었다.

여기에는 관계자들의 갖은 노력이 숨어있다. 합회는 플랫폼 서비스업체 미라소(대표 조미래)와 협업했다. 만만한 작업이 아니었다. 실무를 맡은 총무부 김학성 차장은 “사실 아이디어 공유단계부터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이 많았다. 이전에 한 번도 시도하지 않았던 시스템인데다 만약 문제가 발생하면 큰 혼란이 불가피할 것이기에 극도의 부담이 있었다”고 후일담을 전했다.


‘손안에서 쓱~’ 호평받은 서중한의 스마트 총회
김학성 차장은 미라소 조미래 대표와 만나 자신의 구상과 계획을 설명하고, 프로그램 설계가 가능한지 확인했다. 초청장 발송과 등록 등 일단 할 수 있는 것부터 시작하기로 했다. 우선 기존 우편으로 발송하던 초청장을 모바일 문자메시지로 대체했다.

등록은 QR 체크인 시스템을 적용했다. 기입정보를 최소화해 인식률을 높였다. 이 과정에서 대표인지 아닌지를 구분할 수 있도록 개인별 고유식별코드를 부여했다. 코드와 성명이 일치해야 본인으로 확인되도록 설계했다.

문제는 투표였다. 500명이 넘는 대표가 일일이 문자메시지를 보내자니 번거롭고 시간도 오래 걸렸다. 다른 사람의 접근을 막고 비밀을 유지하기 위해 개인코드와 성명을 보안처리하는 추가 작업이 필요했다. 마침 미라소 측이 몇 해 전 개발한 문자전송 프로그램이 있었다. 몇 가지 사항을 보완해 가상 시뮬레이션에 적용해 시간과 정확도를 향상시킬 수 있었다.

시스템을 구축한다고 모든 게 끝난 것은 아니었다. 현장에서의 실행은 더 조심스러웠다. 한치의 실수도 없어야 했다. 만반의 준비는 했지만, 혹여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거나 예상치 못한 문제가 일어나지 않을까 걱정됐다. 몇 번의 테스트와 리허설을 거쳤다. 그 사이, 대표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홍보영상을 만들어 배포했다.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조미래 사장도 총회가 진행되는 시간 동안 사무실에서 대기하며 모니터링했다.

등록은 했지만, 현장에 없는 대표가 있다면 그 또한 문제였다. 자리에는 없어도 문자메시지는 수신할 수 있기 때문이다. 등록했더라도, 현장에 없는 사람에게는 투표권이 주어지지 않는다. 그래서 투표에 참여할 수 있는 식별번호를 현장에서만 실시간으로 공개했다. 공통번호를 입력하는 사람만 투표창에 접속할 수 있도록 제한한 것. 개인고유번호, 성명, 식별번호가 모두 일치해야 투표권이 주어지도록 3중 안전장치를 구축했다.      

스마트폰이 아닌, 2G 네트워크핸드폰 사용자나 스마트기기에 익숙하지 않은 대표들의 불편을 최소화하는 일도 신경써야 했다. 이를 위해 별도의 관리자 전용페이지를 개설했다. 합회 직원과 투개표위원을 한 조로 편성해 각 회의장에 배치했다. 투표 과정에서 누가, 누구에게 묻더라도 즉각 도움을 줄 수 있도록 철저한 사전교육을 실시한 것은 물론이다. 다행히 어려움을 호소하는 대표는 극히 적었다. 그만큼 접속이 쉽고 편리했다.

불과 5분도 채 되지 않는 시간에 투표는 완료됐다. 현장에서는 실시간으로 투표율을 공지해 신뢰도를 높였다. 예전의 총회에 비하면 시간과 인력 그리고 재정을 파격적으로 줄일 수 있었다. 실무진의 보이지 않는 헌신과 노력으로 서중한합회의 ‘스마트 총회’는 이렇게 완성됐다.  

합회는 앞으로 시스템을 좀 더 보완해 차기 총회에도 적용할 생각이다. 김학성 차장은 “매뉴얼을 좀 더 수정해 업그레이드 버전을 완성할 것이다. 앞으로 합회 행정위원회나 일선 지역교회의 직원회 등에서 사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 보급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피드백을 받으며 제안을 수용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