꺾이지 않는 마음, 회복 탄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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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라고 대답한 개수가 9개 이상이라면 회복 탄력성이 높은 것이지만, 4개 이하라면 회복 탄련성이 낮다고 볼 수 있다.
회복 탄력성은 가정과 학교에서 주로 길러지긴 하지만 나이가 들어서도 강화할 수 있다.

우리네 삶은 양면성이 있다. 기쁨과 슬픔이 교차하고, 사랑과 미움이 왔다 갔다 한다. 긍정적으로 생각하다가도 부정적인 생각에 사로잡힐 때도 있다. 이타적인 행동을 할 때도 있지만, 이기적인 행동이 불쑥 튀어나오기도 한다. 삶이 밝기만 하면 좋으련만 어둠이 밀려오기도 하고, 순탄하기를 바라지만 비바람이 닥쳐올 때도 있다. 인생은 아름답지만 녹록하지 않다.

갈대에게 배우라
고통에서 자유로운 사람은 아무도 없다. 역경은 예외 없이 모두에게 닥친다. 가정에서, 학교에서, 직장에서 어려움이 생긴다. 돈이나 건강을 잃기도 하고, 인간관계에서 배신과 갈등을 경험하기도 하며, 원치 않는 사고나 재해를 당하기도 한다. 이러한 역경이 생길 때 의연하게 대처하는 이들도 있지만 좌절과 우울에 빠지는 이들도 있다.
   이렇게 길흉화복이 교차하고 희로애락이 등락을 거듭하는 삶에서 행복하게 사는 비결은 무엇일까? 2022년에 가장 유행했던 표현 중 하나는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이었다. 어느 기자가 인터뷰 기사 제목으로 사용한 이 표현은 카타르 월드컵에서 16강 진출이 확정된 후 국가 대표 선수들이 건네받은 태극기에 적혀 있었던 덕분에 전 국민에게 회자되었다. 정치, 경제, 사회 그 어느 것 하나 순탄치 않고 개인적으로도 고투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이 말은 큰 영감을 주었다. 강풍이 불 때 꼿꼿하게 서 있는 고목은 쓰러져 일어나지 못하지만, 바람 따라 유연하게 춤추는 갈대는 꺾이지 않고 다시 일어선다. 흔들리는 삶 속에서 꺾이지 않고 중심을 잡고 행복하게 살려면 갈대처럼 유연하고 다시 일어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심리학에서는 ‘회복 탄력성’이라고 부른다.

회복 탄력성이란
회복 탄력성은 영단어 ‘resilience(리질리언스)’를 번역한 용어로 ‘되돌아온다’, ‘다시 튀어 오른다’라는 뜻을 가진 라틴어 ‘resilire’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고무공을 바닥에 던지면 다시 튀어 오르는 것처럼 회복 탄력성은 역경에 주저앉지 않고 바닥을 딛고 다시 솟아오르는 특성이다. 심리학자들은 회복 탄력성을 ‘역경을 경험했거나 경험하면서도 이전의 적응 수준으로 돌아오고 회복할 수 있는 능력’이라고 정의한다. 오뚝이처럼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는 능력, 실패와 좌절을 겪고 난 뒤에 오히려 더 강해지고 성장하는 능력인 것이다. 당연히 회복 탄력성이 좋은 사람은 대처 능력과 적응력이 좋고 행복을 더 많이 경험한다.
   당신의 회복 탄력성이 어느 정도인지 궁금하다면 다음 질문에 ‘예’ 혹은 ‘아니요’로 답해 보라.
1. 어려움에 직면해도 쉽게 적응한다.
2. 손실을 경험해도 상대적으로 쉽게 회복한다.
3. 겪고 있는 어려움에 대해 다른 사람에게 쉽게 이야기할 수 있다.
4. 위기의 때에 침착해지는 방법을 알고 있다.
5. 건강한 자존감과 자신감을 갖고 있다.
6. 어떤 어려움이든 일시적이라고 생각한다.
7. 역경 속에서도 합리적으로 생각하며 절망에 빠지지 않는다.
8. 어려울 때도 자조하며 웃는 법을 알고 있다.
9. 역경을 통해 배우고 성장한다고 생각한다.
10. 가급적 문제를 피하기 위해 미리 대비한다.
11. 과거의 역경 덕분에 더 강해지고 성장했다고 생각한다.
12. 어려움에 굴하지 않고 지나갈 때까지 기다리는 편이다.
‘예’라고 대답한 개수가 9개 이상이라면 회복 탄력성이 높은 것이지만, 4개 이하라면 회복 탄련성이 낮다고 볼 수 있다. 회복 탄력성은 가정과 학교에서 주로 길러지긴 하지만 나이가 들어서도 강화할 수 있다. 빠르게 변하는 세상 속에서 좋은 일과 나쁜 일, 즐거운 일과 힘든 일이 끊임없이 밀려올 때 마음이 꺾이지 않고 잘 견디려면 회복 탄력성을 증진할 필요가 있다.

역경에 대처하는 방법
특히 나쁜 일이나 힘든 일이 닥쳐올 때 회복 탄력성이 높은 사람은 어떻게 대처하는가? 첫째, 역경은 누구에게나 일어난다는 점을 인식한다. 누구에게나 근심은 생기기 마련이며, 자기도 예외가 아님을 알고 있기에 의연하게 대처한다. 둘째, 만능 해결책이나 완벽한 해결책을 기대하지 않는다. 역경이 생기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지만 단번에 완벽하게 해결할 수 없음을 기억하고 기다리고 견딘다. 셋째, 반성하되 후회하지 않는다. 불행을 미리 막지 못한 것 때문에 반성하지만 후회와 좌절에 빠지지 않고 부족한 점을 보완하기 위해 끊임없이 배운다. 넷째, ‘이 또한 지나가리라’고 생각한다. 역경이 처음에는 큰 충격을 주지만 조금씩 그 강도는 약해진다. 끝나지 않는 고난은 없다. 다섯째, 역경을 다른 영역으로 확대하지 않는다. 아무리 힘들어도 여전히 남아 있는 행복의 요소들을 소홀히 하지 않는다. 특히 사랑하는 사람들과 사랑을 나누는 데 힘쓴다. 여섯째, 역경 속에서도 긍정적인 면을 찾는다. 상처와 고통은 불가피하겠지만, 이를 성장통이자 단련의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도종환 시인의 표현처럼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필자가 좋아하는 찬미가의 가사 일부를 옮겨 본다. “어둔 것 후에 빛이 오며, 바람 분 후에 잔잔하며, 소나기 후에 햇빛 나며…연약한 후에 강건하며…고생한 후에 평안하며, 슬퍼한 후에 기쁨 있고, 멀게 된 후에 가까우며, 외로운 후에 사랑 있네….” 신앙인은 언제나 동행하시는 하나님, 특히 고난의 때에 우리를 업고 가시는 하나님 덕분에 “일곱 번 넘어질지라도 다시 일어”(잠 24:16)날 수 있다. 희로애락을 사중주로, 순경과 역경을 변주곡으로 생각하며 갈대처럼 바람에 맞춰 유연하게 춤을 춰 보지 않겠는가!

정성진
삼육대학교 상담심리학과 교수

가정과 건강 6월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