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 식단을 따른 참가자들은 그들의 쌍둥이들보다 콜레스테롤 수치가 평균 13.9mg/dL(0.36 mmol/L) 더 낮았으며 연구진은 비건 식단을 평생 유지할 경우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이 20%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또한 비건 참가자들은 공복 인슐린 수치가 더 낮았고 그들의 형제들보다 1.9kg의 체중 감소를 경험했다.
15년 전 처음 채식을 결심했을 때 단순히 소고기를 콩으로 대체하거나 맛있는 두부 스크램블 레시피를 찾는 문제만은 아니었다. 그 당시 채식 중심의 식단을 받아들이는 것은 내게 식습관에 대한 하나의 개인적인 혁명이었다. 채식을 선택한 이유는 내가 먹는 음식이 동물, 환경 그리고 건강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축산업에서 길러지는 동물들의 고통을 알게 되었고, 축산업이 지구 생태계에 끼치는 피해를 인식하게 되었으며, 채식이 신체 건강에 주는 이점도 알게 되었다. 채식에 대해 더 깊이 알아 갈수록 그 이점과 윤리적·환경적 의미를 더 많이 발견했지만 채식을 선택한 가장 중요한 이유는 다른 곳에 있었다.
최초의 인간을 위한 식단에는 육식이 포함되지 않았다. 이 식단은 풍부한 과일, 곡물, 견과류 그리고 콩류로 구성되어 있었으며 단순히 우리의 몸을 유지하기 위한 것만이 아니라 우리의 정신과 마음까지 고려한 식단이었다.
기술적인 접근
2023년 말, 나는 스탠퍼드 대학교의 한 논문을 우연히 발견했고 그 내용은 내가 내린 결정이 옳았다는 것을 확인시켜 주었다. 연구와 분석에 관심이 많은 나로서는 비건주의(모든 동물성 식품을 섭취하지 않음-역자주)에 대한 연구의 결과에 매우 흥분할 수밖에 없었다. 이 연구는 22쌍의 성인 쌍둥이를 대상으로 진행되었으며 각 쌍에서 한 명은 무작위로 비건 식단을 따르게 하고 다른 한 명은 모든 음식을 섭취하는 식단을 유지하게 했다. 쌍둥이 중 78.6%가 실험 기간 동안 함께 지내면서 환경적 변수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
8주간의 실험은 두 단계로 진행되었다. 첫 4주 동안 참가자들은 하루 세끼의 무료 식사를 제공받았으며 필요한 경우 추가적인 음식이나 간식도 제공받아 각자의 칼로리 요구량을 충족했다. 또한 참가자들은 건강한 식단을 준비하는 방법을 가르쳐 주는 교육 프로그램에도 참여했다. 나머지 4주 동안은 참가자들이 스스로 자신의 식단을 관리하며 교육에서 배운 지식을 활용해 식사 계획을 세웠다. 연구자들은 연구 전반에 걸쳐 다양한 측면에서 참가자들의 영양 섭취를 평가하고 식이 요법이 몸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분석했다.
스스로 식단 관리를 하는 기간 동안 비건 참가자와 제한 없이 음식을 섭취한 참가자들 사이에 뚜렷한 차이가 나타났다. 평균적으로 비건 식단을 따른 참가자들은 총 174칼로리를 덜 섭취했으며, 309mg의 콜레스테롤과 9g의 포화 지방을 덜 섭취하고, 대신 10g의 식이 섬유를 더 섭취했다. 또한 철분 섭취량은 더 많았으나 비타민 B12와 단백질 수치는 현저히 낮았다. 이 연구는 장기적으로 비건 식단을 따르는 사람들이 비타민 B12 보충제를 섭취할 필요가 있음을 지적했으며 비건 참가자들의 단백질 섭취량이 권장 식이 섭취량(RDA)에 미치지 못했다는 점을 들어 단백질 섭취를 늘려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혁신적인 연구의 결과는 매우 인상적이었다. 비건 식단을 따른 참가자들은 그들의 쌍둥이들보다 콜레스테롤 수치가 평균 13.9mg/dL(0.36 mmol/L) 더 낮았으며 연구진은 비건 식단을 평생 유지할 경우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이 20%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또한 비건 참가자들은 공복 인슐린 수치가 더 낮았고 그들의 형제들보다 1.9kg의 체중 감소를 경험했다. 비건 식단을 따른 쌍둥이들은 측정된 모든 생체 지표에서 다른 형제들보다 훨씬 우수한 결과를 보였으며 이는 건강한 비건 식단이 유전적 요인이 거의 동일한 상황에서도 심혈관 위험 요인을 크게 줄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힘
이 연구는 채식이 과학적으로도 올바른 선택이라는 것을 증명해 주었다. 또한 식습관이 우리 몸에 미치는 영향이 유전적 요인보다 더 강력할 수 있음을 입증하는 사례를 제시했다.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변수를 세심하게 통제한 이 연구는 비건 식단이 심혈관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설득력 있는 증거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심장병과 비만율이 높은 서구 사회에서 비건 식단의 중요성은 더욱 부각된다. 이 연구는 ‘유전은 운명이다’라는 개념에 도전하며 식단 조절을 통해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을 완화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
또한 이 연구에서는 비건 라이프 스타일을 고려하는 모든 사람에게 주의해야 할 점들을 알려 준다. 특히 심장 건강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섬유질 섭취와 함께 비타민 B12, 단백질과 같은 비건 식단에서 부족할 수 있는 영양소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결론적으로 이 연구는 균형 잡힌 영양 섭취와 건강상의 이점을 보장하기 위한 신중한 식단 계획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또한 채식 식단과 건강에 관한 연구에서 중요한 단서를 제공하며 비건 식단의 건강상의 이점뿐 아니라 체계적인 식단 계획의 중요성을 부각시킨다. 이 연구는 비건 라이프 스타일로 전환하려는 사람들에게 강한 동기를 제공할 뿐 아니라 잠재적인 영양 결핍을 예상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단순한 유행 이상의 것
이 연구 결과는 건강을 중시하는 현대 사회에서 식단이 건강 예방 관리에 중추적인 역할을 한다는 것을 보여 준다. 시간이 흐르면서 많은 사람이 건강 개선을 위해 식단 변화를 추구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영양이 풍부하고 칼로리가 균형 잡힌 비건 식단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이 연구는 심혈관 질환과 기타 건강 문제의 위험을 줄이려는 사람들에게 유용한 로드맵을 제공한다.
넷플릭스는 최근 이 연구를 집중적으로 다룬 다큐멘터리 시리즈 를 출시했다. 이 다큐멘터리의 출시는 식단 연구의 중요성과 식단과 건강 간의 연관성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증가하고 있음을 보여 준다.
스탠퍼드 대학의 쌍둥이들을 통한 비건 식단 연구는 비건 식단이 건강에 미치는 이점을 과학적으로 입증한 중요한 연구 중 하나이지만 이는 단순히 신체적으로 건강한 삶을 살아가는 방법을 제시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이 메시지는 우리의 식단 선택이 개인의 건강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내면의 중요한 가치들을 반영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신체적 건강과 마음의 건강은 서로 깊이 연결되어 있으며 사람들은 다양한 이유로 비건 식단을 선택할 수 있다. 건강, 윤리, 환경 또는 영적인 동기 등 그 동기는 다를 수 있지만 이러한 선택이 우리 개인의 삶을 넘어 세상 전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채식 위주의 생활 방식을 실천함으로써 우리는 모든 생명의 존엄성을 존중하고 동정심과 보호의 마음을 가질뿐 아니라 신체와 마음이 조화롭게 균형 잡힌 삶을 살게 될 것이다.
시시 토로
건강 교육자, 요리 연구가
가정과 건강 11월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