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TART 물, 청결과 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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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바른 손 씻기만으로 수인성, 식품 매개 감염병의 50~70%, 폐렴, 장염, 농가진의 40~50%가 예방되며 급성 감염성 호흡기 질환도 20% 정도 예방할 수 있다. 매년 5세 미만의 어린이 약 480만 명이 감염성 질환으로 사망하는데 비누로 손을 씻으면 어린이 3명 중 한 명을 장염으로부터, 5명 중 한 명을 폐렴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고, 감염성 질환의1/3~1/2 이상을 예방할 수 있다.

위생은 질병을 줄이기 위한 가장 비용 효율적인 건강 행위이다. 위생은 손을 자주 씻고 얼굴과 몸을 청결히 하는 행위를 넘어 의복과 소유물, 주거지, 공공장소를 청소하거나 소독하는 일 등을 포함한다. 또한 기침할 때 옷소매로 가리고, 식사 전과 용변 후에 손을 씻고, 식사 후에 이를 닦는 등의 관행을 통해 많은 질병을 예방할 수 있다. 위생은 특히 팬데믹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 중요한 수칙으로 다가온다. 이번 글에서는 물과 연관하여 위생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손 씻기, 가장 손쉽고 효과적인 감염 관리법
1. 손 씻기는 감염을 줄일 수 있는 가장 손쉽고 비용 효과적인 감염 관리 방법이다. 손은 다양한 병원성 미생물의 매개체가 될 수 있다. 사람들은 수시로, 무의식적으로 자신의 눈, 코, 입 등을 만지는데 이런 경로를 통해서 병원성 미생물이 몸에 침투할 수 있다. 또 씻지 않은 손의 병원성 미생물은 음식을 준비하거나 먹는 동안 음식과 음료에 들어가서 몸에 침투할 수 있다. 그리고 씻지 않은 손의 미생물은 여러 물체를 통해서 다른 사람의 손으로 옮겨질 수도 있다. 올바른 손 씻기만으로 수인성, 식품 매개 감염병의 50~70%, 폐렴, 장염, 농가진의 40~50%가 예방되며 급성 감염성 호흡기 질환도 20% 정도 예방할 수 있다. 매년 5세 미만의 어린이 약 480만 명이 감염성 질환으로 사망하는데 비누로 손을 씻으면 어린이 3명 중 한 명을 장염으로부터, 5명 중 한 명을 폐렴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고, 감염성 질환의 1/3~1/2 이상을 예방할 수 있다. 이런 효과 때문에 미국 질병예방통제센터는 손 씻기를 ‘자가 예방 접종’에 비유하기도 한다.

2. 어떤 경우에 손을 씻어야 할까? 화장실에서 대소변을 보거나 기저귀를 교환한 후, 음식물을 준비하거나 먹기 전, 외출했다가 귀가한 이후, 기침이나 재채기를 한 직후, 환자와 접촉하기 전후, 동물과 접촉한 후, 쓰레기 등 오물을 만지거나 손에 불순물이 묻은 경우 손을 씻어야 한다. 눈에 보이는 오염이 없다면 60% 이상의 알코올을 함유하는 손소독제를 사용할 수 있으나 특정 미생물에는 효과가 낮고 포자, 기름기, 오염 물질, 유해 화학 물질은 제거할 수 없다.

3. 손을 어떻게 씻어야 할까? 질병관리본부와 대한의사협회가 주도하고 있는 ‘범국민 손 씻기 운동본부’에서는 6단계 손 씻기 방법을 권장하고 있다. 손 전체에 비누액을 묻혀서 15초 이상 문지른다. 대략 15~30초만으로도 비교적 만족스러운 세정 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며 미국 질병예방통제센터에서는 20초 정도를 권장하고 있다. ‘생일 축하 노래’를 두 번 정도 흥얼거리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손을 씻고 난 이후에는 깨끗한 타월이나 핸드 드라이어를 이용해서 손을 건조시킨다. 종이 타월로 손의 물기를 제거한 경우에 그 종이 타월로 수도꼭지를 잠근다.
   적절한 손 위생에는 손톱을 청소하고 다듬는 것이 포함된다. 손톱에는 흙과 오염물 등이 낄 수 있으며 세균 배양의 온상이 될 수 있다. 손톱을 짧게 유지하고 손을 씻을 때 손톱 밑까지 깨끗하게 닦는다. 네일 숍 등 손톱 손질 도구를 공유하는 곳에서는 장비를 매번 소독해야 한다.

위생과 건강
1. 신체 위생
얼굴의 청결은 건강에 중요하다. 건강한 사람의 50% 이상이 콧구멍, 머리카락, 피부 등에 황색 포도 구균을 가지고 있다. 트라코마(Trachoma)는 실명의 원인 중 하나인데 안면 위생의 부족과 관련이 있으며 접촉을 통해 전염된다. 세계적으로 190만 명 정도가 트라코마로 시력 상실을 겪고 있으며 이들은 실명의 1.4%를 차지한다. 요충의 전파는 손톱을 깎고 샤워를 하는 등의 적절한 위생 관리를 통해 줄일 수 있다.
   비누와 깨끗한 물을 사용하여 얼굴에서 먼지, 기름, 각질 등을 제거한다. 치아, 입, 눈, 콘택트렌즈를 관리하며 귀도 빼먹지 않고 씻는다. 얼굴을 만지거나 콘택트렌즈를 끼기 전에는 손을 씻고, 눈을 긁거나 코를 문지르거나 안경을 조정할 때는 티슈를 사용한다. 얼굴이나 손을 씻은 후에는 보습제를 바르고 안구 건조증이 있으면 점안액을 사용한다. 마스크를 사용한 후에는 (천마스크의 경우) 즉시 세탁하거나 (일회용 마스크는) 폐기한다.
   위생과 모발 관리를 통해 건강한 두피와 모발을 유지하면 많은 질병을 예방하고 통제할 수 있다. 두피는 피지라는 기름 성분을 생성하여 피부의 수분 손실을 막고 피부를 보호한다. 하지만 피지가 너무 많이 생성되면 두피에 쌓일 수 있다. 그 외에도 머리 감기나 샤워를 소홀히 하면 각질, 먼지, 땀 등이 두피에 쌓일 수 있고 기름진 머리와 냄새 등으로 불쾌감을 주거나 감염의 위험이 증가한다. 따라서 비누나 샴푸로 흐르는 물에서 머리를 정기적으로 감고 샤워를 한다. 필요시 각질 제거제 등을 사용할 수 있다. 머리를 감은 후에는 헤어드라이어 등을 사용하여 머리를 말리고 빗질한다. 두피 백선, 머릿니 등의 전염을 예방하기 위해 빗이나 수건 등의 개인위생 용품을 공유하지 않는 것이 좋다.

2. 구강 위생
구강 위생을 위한 가장 기본적인 방법은 칫솔질이다. 칫솔 머리는 구강 내의 치아와 잇몸의 모든 부분에 쉽게 닿을 수 있을 만큼 작아야 하며 칫솔모는 잇몸이나 치근 표면, 법랑질에 손상을 주지 않도록 끝이 둥글고 부드러운 나일론 솔로 되어 있어야 한다. 칫솔모가 벌어지거나 휘어지면 교환하되 3~4개월에 한 번 정도는 교체해 주어야 한다. 치약은 가능한 불소가 포함된 치약을 사용한다. 칫솔질은 적어도 하루에 2회, 식사 후와 잠자기 전에 해야 하며 2~3분간 충분히 치아의 안쪽 면, 바깥쪽 면, 씹는 면과 혀를 빠짐없이 닦는다. 칫솔질 전후에 비누로 손을 씻고 칫솔, 치약, 컵은 개인별로 사용하며 여러 칫솔을 보관할 경우 간격을 두고 보관한다.
   치아의 플라크를 제거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매일 칫솔질과 치실질 혹은 치간 칫솔질을 병행하는 것이다. 칫솔은 치아의 위와 옆을 세정할 수 있지만 치아 사이사이를 세정하기 위해서는 치실이나 치간 칫솔이 필요하다. 치실질은 적어도 하루에 한 번, 2~3분에 걸쳐 시행한다. 일부 구강 세정기(워터픽)를 사용하기도 하지만 치실이나 치간 칫솔만큼 확실하지는 않으며 이들을 대체하지는 못한다.
   칫솔질과 치실질 외에도 구강 위생과 구강 건강을 위해서는 단당류 등 정제된 탄수화물의 섭취를 자제하고 금연하는 것을 권장한다. 사실 구강 건강과 전신 건강은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에 몸에 해로운 것은 치아에도 해로우며 치아가 건강하지 못하면 몸도 건강하기 어렵다. 과일과 채소 등 섬유질이 많은 음식을 충분히 먹고, 물을 충분히 마시고, 운동하며, 규칙적으로 생활하는 것이 치아에도 좋다.
   특별한 증상이 없더라도 정기적으로 치과에서 구강 검진을 받고 치석 제거(스케일링)와 치아 홈메우기(실런트)를 받도록 한다. 소아·청소년과 고령자는 6개월에 한 번씩 불소 도포를 받아 충치를 예방하고 시린 증상을 완화한다.

3. 주거 위생
거주 공간은 정기적인 청소가 필요하다. 비누나 세제가 포함된 가정용 세제로 청소하면 미생물과 먼지, 기타 오염물들이 줄어들고 건강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청소만으로도 대부분의 미생물이 제거되지만 어린아이나 면역 저하자가 거주하는 경우에는 소독이 필요할 수도 있다.
   집 안을 정기적으로 청소하고 눈에 띄게 더러워졌을 때 필요에 따라 청소한다. 특히 스위치, 손잡이, 조리대 등과 같이 손이 자주 닿는 곳은 자주 청소하고 외부인이 다녀간 후에도 청소한다. 단단한 표면은 비누와 물 등을 활용하여 청소하고 카펫이나 커튼과 같은 부드러운 표면은 제조 업체의 지침에 따라 적합한 세척제로 청소한다. 전자 제품의 경우도 제조 업체의 지침과 권장 사항을 따른다.
   유아 용품 특히 젖병 등 수유와 관련된 용품은 살균이나 소독이 필요하다. 냉장고도 내부의 상황에 따라 소독한다. 소독은 끓이거나 약한 표백제를 사용하여 수행하고 소독 후에는 건조시켜 사용한다. 집 안에 암, 장기 이식, 특정 질환 등으로 인한 면역 저하자가 있다면 집 안을 정기적으로 소독하도록 한다. 화학 제품이나 표백제를 활용하여 소독할 때는 라벨의 지시 사항을 잘 읽고 따르도록 한다. 지침에 따라 적절하게 희석하고 표백제는 다른 세제나 소독제와 섞지 않는다. 피부와 눈을 보호하기 위해 장갑과 고글 등 보호 장구를 착용하고 환기가 잘되도록 한다. 그리고 청소나 소독 후에는 손을 꼭 씻는다. 안전한 화학 제품을 고르고 올바르게 활용하기 위해 초록누리(echolife.me.go.kr)에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이영수
삼육서울병원 심장내과 과장

가정과 건강 4월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