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29일 화요일 예수바라기] 이에 아브라함이 그 곳에 제단을 쌓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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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아브라함이 그 곳에 제단을 쌓고 나무를 벌여 놓고 그의 아들 이삭을 결박하여 제단 나무 위에 놓고 손을 내밀어 칼을 잡고 그 아들을 잡으려 하니…”(창 22:9-10)

늙은 아버지와 아들이 산을 오릅니다. ‘번제할 어린 양은 하나님이 자기를 위하여 친히 준비하시리라’(창 22:8) 하며 번제에 쓸 나무와 불과 칼만 들고서 묵묵히 함께 산을 오르는 것입니다. 마침내 ‘하나님이 그에게 일러 주신 곳’에 이르렀습니다. 그런데, ‘번제할 어린 양’은 여전히 없습니다. ‘언약을 하셨으니 언약의 하나님이 준비해 주시겠지….’ 그렇게 생각하며 타는 마음을 추스렸을까요? 늙은 아버지는 아들과 함께 돌을 주워 정성스레 제단을 쌓습니다.
그 돌제단 위에 사랑하는 아들이 짊어지고 올라 온 번제 나무를 벌여 놓습니다. 그런데도 하나님은 아무 말씀도 하지 않으십니다. ‘번제할 어린 양’은 여전히 어디에도 없는 것입니다. 아, 아무래도 그 양은 사랑하는 아들 이삭이 틀림없나 봅니다.
‘하나님이 주셨으니 하나님이 도로 가져가시려는 것일까?’ 걱정과 두려움과 당혹감과 공포가 한데 엉켜 폭풍우로 휘몰아치니 늙은 아버지는 말없이 먼 하늘만 바라봅니다. 그렇게 얼마가 지났을까요… 이윽고 아브라함은 사랑하는 아들 손을 가만히 잡습니다. 그리고는 사흘 전 주신 하나님의 말씀을 아들에게 전합니다. 신실하신 하나님의 영원한 언약을 상기시키며 주께서 말씀하신 번제할 어린 양이 누구인지를 사랑하는 아들에게 말하는 것입니다.
늙은 아버지의 주름진 얼굴이 파르르 떨립니다. 아들 손을 잡은 야윈 손도 떨리고… 늙은 아버지의 그 떨리는 손을 아들이 붙듭니다. 모리아 그 산 꼭대기에서 이삭은 지금 ‘믿음으로’(히11:20) 하나님의 언약을 붙든 것입니다. 미쁘신 여호와 신실하신 하나님을 붙든 것입니다.
늙은 아버지는 떨리는 손으로 사랑하는 아들의 그 곱디 고운 손을 거친 밧줄로 꽁꽁 묶습니다. 번제할 어린 양의 발을 묶어 결박하듯 사랑하는 아들을 그렇게 단단히 결박하고는 돌제단 위 번제할 나무 위에 올려 놓습니다. 그리고는 손을 내밀어 칼을 잡습니다. “이에 아브라함이 그 곳에 제단을 쌓고 나무를 벌여 놓고 그의 아들 이삭을 결박하여 제단 나무 위에 놓고 손을 내밀어 칼을 잡고 그 아들을 잡으려 하니”(창 22:9-10). 칼을 잡은 늙은 아버지의 야윈 손에 눈물이 뜨겁게 고입니다. ‘그 아이에게 네 손을 대지 말라. 그에게 아무 일도 하지 말라’ 이제라도 하나님이 그렇게 말씀하시면 얼마나 좋을까요? 칼을 잡은 손을 서서히 들어 올리며 늙은 아버지는 다시 하늘을 올려다 봅니다. 하늘을 우러러 다시 하나님을 부르는 것입니다. 하지만 아무리 하나님을 찾고 또 불러도 하나님은 여전히 아무 말씀도 하지 않으십니다. 아, 하나님이시여, 하늘 아버지시여, 도대체 어디에 계시는지요?

* 컨텐츠 제공 : 월간 예수바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