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호와여 내가 수척하였사오니 내게 은혜를 베푸소서 여호와여 나의 뼈가 떨리오니 나를 고치소서”(시 6:2).
이유 모를 고뇌
시편 6편은 다윗의 시이고, 현악 여덟째 줄에 맞춘 노래입니다(표제어). 여덟째 줄은 시미닛이라고 하는데 가장 굵고 낮은 음으로 암울하고 남성적인 고뇌를 표현합니다. 시편 6편은 일곱 편의 통회 시편(6, 32, 38, 51, 102, 130, 143편)중 첫번째 것으로 매우 개인적이면서도 근원적인 고뇌를 담고 있습니다.
이 시에 대적이 등장하기는 하지만, 다윗은 그들이 자신에게 행한 일로는 설명할 수 없는 더욱 근원적인 고뇌에 침잠해 버립니다. 다윗은 병들어 있습니다. 뼈가 떨리고 영혼도 심하게 떨고 있습니다(2, 3절). 그는 자신이 하나님에게서 분리된, 원죄라고밖에 설명할 수 없는 고뇌로 인해 탄식하고 “어느 때까지”(3절) 이렇게 지내야 하는지 근심합니다.
다윗은 주님의 진노로 인한 책망과 징계를 온몸으로 느낍니다. 다윗은 도저히 그것을 감당할 수 없기에, 여호와께 은혜를 베풀어 고쳐달라고 애원합니다. 이렇게 죽게 되면 주님을 기억할 수 없고 감사할 수도 없다고 하소연합니다. 이 순간에, 그가 기억하는 것은 주님의 은혜와 사랑입니다. 그래서 다윗은 여호와께서 돌아와서 사랑으로 자기 영혼을 건지시고 구원해달라고 간청합니다(3, 4절). 이러한 근원적인 고뇌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오직 변함 없는 주님의 은혜와 사랑밖에 없음을 다윗은 그 순간에도 믿고 의지합니다.
반전, 갑자기
“악을 행하는 너희는 다 나를 떠나라 여호와께서 내 울음 소리를 들으셨도다 여호와께서 내 간구를 들으셨음이여 여호와께서 내 기도를 받으시리로다”(8, 9절). 갑자기 8절부터 고뇌가 환희로 분위기 전환이 일어납니다. 상황 변화도 없고 이유도 나오지 않습니다.
굳이 이유를 찾으라면 근원적 고뇌 속에서도 주님의 사랑과 은혜를 의지하며 기도하기를 멈추지 않은 것 때문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확신은 어떻게 오는 것일까요? 우리가 성경 말씀에 따라 기도할 때 일어납니다. 그래서 우리는 알 수 없는 고뇌가 몰려오고 우울감이 삶을 지배할 때, 성경에 나오는 주님의 사랑과 은혜를 기억하며 기도해야 합니다. 그렇게 다윗이 기도했을 때, 기대했던 것이 아닌데도 갑자기 원수들이 부끄러워하고 심하게 떨며 물러갑니다(10절). 이처럼, 고뇌를 넘어서는 믿음의 기도 다음에는 상황의 변화가 일어나곤 합니다.
기도) 이유 모를 우울감이 엄습할 때 기도하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