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이 노아와 그와 함께 방주에 있는 모든 들짐승과 가축을 기억하사 하나님이 바람을 땅 위에 불게 하시매 물이 줄어들었고 깊음의 샘과 하늘의 창문이 닫히고 하늘에서 비가 그치매…”(창 8:1-2)
기다리는 비 대신 조롱만 홍수처럼 쏟아지는데도 방주 안의 노아는 낙심하지 않습니다. ‘지금부터 칠 일이면 내가…’(창 7:4) 하신 하나님의 말씀을 마음에 새겨 기억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 노아를 하나님은 기억하십니다. 닷새, 엿새, 그리고 이레. 문이 닫힌 지 칠일이 되는 날, 하늘이 먹구름으로 덮이더니 드디어 비가 오기 시작합니다. “하나님이 노아에게 명하신 대로 암수 둘씩 노아에게 나아와 방주로 들어갔으며 칠 일 후에 홍수가 땅에 덮이니”(창 7:9-10). 칠일이 되어 내리기 시작한 비는 사십 주야를 쉬지 않습니다. “홍수가 땅에 사십 일동안 계속된지라. 물이 많아져 방주가 땅에서 떠올랐고, 물이 더 많아져 땅에 넘치매 방주가 물 위에 떠 다녔으며, 물이 땅에 더욱 넘치매 천하의 높은 산이 다 잠겼더니, 물이 불어서 십오 규빗이나 오르니 산들이 잠긴지라… 물이 백오십 일을 땅에 넘쳤더라”(창 7:17-20, 24). 그렇게 백오십 일, 다섯 달을 밤낮으로 노아는 정처 없이 물에 떠 다닙니다. 비가 그쳐 방주가 산 중턱에 닿고도 물이 빠지질 않으니 방주 안에 갇힌 게 벌써 1년이 다 됐습니다. 그러나 그 노아를 하나님은 기억하십니다. 잊지 아니하시는 것입니다. “하나님이 노아와 그와 함께 방주에 있는 모든 들짐승과 가축을 기억하사…”(창 8:1).
‘기억하사…’ 하시니, 하나님이 다른 일로 깜빡 잊고 계시다가 방주 안의 노아를 이제야 문득 기억하신 것 같기도 합니다. 하지만, 사실은 전혀 그게 아닙니다. 다섯 달 전 노아에게 말씀하시길 ‘방주로 들어오라!’(Come into the ark!) 하셨으니, 하나님은 다섯 달 전 그때 방주 안에 계셨습니다. 다섯 달 뒤 지금도 하나님은 방주 안에 노아와 함께 계십니다. 하나님은 그렇게 노아와 함께 방주 안에 일 년도 넘게 갇혀 지내신 셈입니다. 단 한시도 노아를 떠나지 아니하시고 단 한시도 노아를 잊지 아니하신 것입니다. ‘그 함께 하심’이 바로 성경이 말하는 ‘하나님의 기억’입니다. “하나님이… ‘기억’하사 하나님이 바람을 땅 위에 불게 하시매…”(창 8:1).
방주 안의 노아가 혼자가 아니었듯 오늘 우리도 결코 혼자가 아닙니다. 우리가 어디에 있든지 어디로 가든지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 하실 것이다. 하나님이 우리를 ‘기억’하실 것이다. 우리를 위해 바람을 땅 위에 불게 하시고 마침내 방주 문을 여실 것입니다. 진실로 하나님은 사랑이십니다.
* 컨텐츠 제공 : 월간 예수바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