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궐 문에 있는 왕의 모든 신하들이 다 왕의 명령대로 하만에게 꿇어 절하되 모르드개는 꿇지도 아니하고 절하지도 아니하니”(에 3:2).
하만의 등장
아하수에로 왕은 의도치 않게 하나님을 믿는 에스더를 왕후로 삼았습니다. 동시에 그는 하나님의 백성을 적대시하는 아말렉의 후손, 하만을 ‘일인지하 만인지상’의 최고위직에 임명했습니다(1절). 왕이 에스더를 왕후로 삼은 것은 그녀를 사랑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런데 왕이 하만을 최고위직 신하로 임명한 이유에는 아무런 설명이 없습니다. 세상은 “왜 저런 악한 세력이 권력을 잡는가?”라는 세간의 의문에 아무런 답을 하지 않습니다. 세상은 이렇게 돌아갑니다.
하만은 모르드개가 유대인이라는 이유로 절을 하지 않자 유대인 전체를 죽이고자 했습니다(출 17장). 악한 세력은 하나님의 백성이 이 땅에 살아가는 것 자체를 허락하고자 하지 않습니다.
하만은 유대인을 죽이려는 목적으로 왕에게 은 일만 달란트를 제공했습니다(에 3:9). 그리스와의 전쟁에서 패한 아하수에로에게 그것은 상당히 큰돈이었습니다. 이렇게 세상은 자기에게 이익이 된다면, 약한 자의 생존이나 정의는 별로 중요하게 여기지 않습니다. 이것이 세상 이치입니다.
모르드개는 왜?
모르드개는 왜 하만에게 절하지 않았을까요?(2-4절) 하만이 유대인의 영원한 앙숙인 아멜렉의 후손인 것을 알았다면, 유대인인 그는 몸을 사려야 하지 않았을까요?
모르드개 집안은 페르시아에서 안정된 생활을 했으며, 그들은 예루살렘으로 가는 힘든 귀환 행렬에 참여하지 않았습니다. 그런 모르드개에게 아말렉 족속인 하만이 최고 대신이 되었다는 것은, 그가 머물고 있는 페르시아도 하나님 백성에게 더 이상 안전하지 않다는 하나님의 경고였습니다. 이제 모르드개는 대적 하만에게 절을 하지 않음으로, 자신의 신앙을 드러내고자 했습니다. 이는 자기 안위를 위해 자신의 정체성을 숨기는 것이 더 이상 의미가 없음을 그가 깨달았기 때문이었습니다.
하나님은 어디에
하만은 당시의 관습에 따라 제비를 뽑아서 유대인을 몰살시키기 위한 집행일을 결정하고자 했습니다. 그가 제비를 뽑아 사형 집행을 위한 조서를 내린 날이 아하수에로 왕 12년, 1월 13일이었는데, 사형 집행일은 그해 12월 13일이었습니다(7, 13절). 하나님께서는 당신의 백성에게 최대한의 유예 기간을 주셨습니다.
기도) 제가 하나님을 믿는 자임을 숨기지 않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