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시야가 예루살렘에서 여호와께 유월절을 지켜 첫째 달 열넷째 날에 유월절 어린 양을 잡으니라”(대하 35:1).
언약을 세워
솔로몬 이후에 유월절을 지켰다고 기록된 왕은 히스기야와 요시야 둘뿐입니다. 히스기야는 갑작스럽게 개혁을 진행하다가 2월이 되어서야 유월절을 지켰습니다. 이에 비해서 요시야는 재위 18년 되는 해에 율법책을 발견하고 여호와 하나님과 다시 언약을 세운 다음, 제 날짜인 1월 14일에 유월절을 지켰습니다(1절).
두 왕 모두 하나님과 언약을 다시 세우는 일과 연관해서 온 백성이 유월절을 지키도록 했습니다. 특히 요시야 왕은 레위 사람들에게 여호와의 궤를 다시는 성전에서 메어 옮기지 말라고 명령했습니다(3절). 이것은 성전에 우상을 허락하지 않겠다는 단호한 결심이었습니다. 그리고 요시야가 선지자 사무엘 이후 처음으로 온 유다와 이스라엘 무리 모두를 포함한 전국적인 규모의 유월절을 지켰다고 역대기 저자는 기록했습니다(18절).
왜 유월절일까?
이스라엘에는 7대 절기가 있었고, 일 년에 세 차례 즉 유월절, 오순절, 장막절 때에는 온 백성이 여호와의 성전이 있는 곳으로 모여야 했습니다. 그런데 이스라엘 역사를 보면, 나라가 남북으로 나뉜 이후에 절기에 대한 기록이 거의 없다가 히스기야와 요시야 때에 유월절을 함께 지켰습니다. 다른 절기들을 지켰는지는 정확하지 않지만, 유월절이 다른 절기에 비해 강조된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이것은 유월절이 이스라엘 건국과 관련이 있기 때문이라고 짐작해 볼 수 있습니다. 우상숭배로 무너진 나라를 되살리기 위해 하나님과 언약을 새롭게 한 유대 왕들은 나라의 뿌리가 어디에 있는지와 하나님이 그들을 애굽에서 어떻게 구원하셨는지를 상기시켜 줄 필요가 있었을 것입니다. 이렇게 유월절을 준수하며 자신들의 기원과 여호와 하나님을 기억하면서, 유다 백성들은 자신들의 시대에도 하나님이 살아 역사하심을 확인해 보고 싶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선지서들을 보면, 유대 왕들이 유월절을 강조한 이유는, 약속된 메시아가 오시면 이스라엘이 결국은 회복될 것이라는 희망을 말하기 위함인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역대기의 독자들은 이사야를 비롯한 여러 선지서들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책들은 메시아의 오심으로 이루어질 이스라엘의 모습을 소상히 그리고 있습니다. 요시야 시대의 백성들과 역대기의 독자들은 유월절을 지키며 다윗의 자손이 오시기를 기다렸을 것입니다.
기도) 세상 죄를 지고 가는 유월절 어린양을 기억하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