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밤에 하나님이 이상 중에 이스라엘에게 나타나 이르시되 야곱아 야곱아 하시는지라 야곱이 이르되 내가 여기 있나이다 하매”(창 46:2)
그 밤에 하나님이 나타나시니라 창세기 35장에 벧엘로 올라갈 때 야곱에게 나타나신 하나님은 지난 열 장 동안, 거의 이십 년 가까이 나타나지 않으시다가 그 밤에 나타나십니다.
하나님은 요셉이 사라졌을 때도 그의 생사를 말해주지 않았습니다. 애굽으로 곡식을 사러갈 때도, 시므온이 붙잡혔을 때도, 베냐민을 보내야 할지 말아야 할지 머리를 쥐어뜯으며 고민할 때도 하나님은 아무런 말씀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요셉이 살아있고 총리대신이 되어 야곱에게 내려오라고 할 때, 그가 가나안 땅의 끝인 브엘세바에서 희생제사를 드리며 애굽으로 내려가야 할지를 머뭇거릴 그 밤에 하나님이 이상 중에 야곱을 부르십니다. 주님은 야곱에게 애굽으로 내려가는 일이 아브라함에 주신 언약을 이루는 과정이라고 말씀하십니다.
하나님의 침묵과 말씀하심은 하나님이 정하십니다. 그러나 하나님 마음대로 하시는 것이 아니라 구원의 역사에서 가장 적절한 타이밍에 침묵도 하시고 말씀도 하십니다. 우리 마음대로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 싶어하고 침묵하게 하면 하나님의 구원은 훼방을 받을 뿐입니다.
12지파와 70명? 야곱 가족의 이름이 8절부터 나오기 시작합니다. 이렇게 이스라엘의 12지파가 정식으로 등장합니다. 그들 70명의 이름을 기록합니다. 그런데 애굽으로 내려간 사람들이 단 70명뿐이었을까요? 이미 성경에서는 이 이름 외에 며느리들도 있다고 말합니다(26절). 야곱과 함께 하던 종들이나 그 식솔들은 기근이 심한 가나안 땅에 남았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훨씬 많은 사람들이 동행했을 것입니다. 그런데도 70명으로 정리한 것은 이 내려감이 완전하고 하나님의 뜻임을 확증합니다. 70은 성경의 수신학에서 완전함을 의미합니다.
야곱 가족이 애굽으로 내려가는 과정에는 우여곡절이 있었습니다. 극히 인간적인 막장 드라마가 펼쳐집니다. 그러나 그 모든 것이 70이 함축하는 내용처럼, 하나님의 예언의 성취와 섭리 속에 모든 것이 완전하게 갈무리됩니다. 그것처럼 애굽에서 나오는 일도 그렇게 될 것입니다. 마지막 시대의 하나님의 백성의 역사도 그렇게 될 것입니다. 저희의 구원도 그렇게 될 것입니다.
주님의 말씀하심을 듣게 하소서. 주님의 침묵도 듣게 하소서. 거기에서 이루어지는 저희의 구원을 분별하며 사모하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