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2일 목요일 장년 기도력] 기다리는 시간

103

“이것들을 증언하신 이가 이르시되 내가 진실로 속히 오리라 하시거늘 아멘 주 예수여 오시옵소서”(계 22:20)

최소한의 물품만으로 버티는 패스파인더 생존 캠프에 참가해 본 적이 있는가? 캠프가 끝나고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의 기분은 말로 다 할 수 없다. 그런 캠프에서 혼자서 며칠, 몇 주, 몇 달 혹은 몇 년을 지내야 한다고 생각해 보라. 상상하기도 싫을 것이다. 그런데 알렉산더 셀커크(1676~1721)는 그런 일을 겪었다. 스코틀랜드 뱃사람이자 왕실 해군 소속이던 셀커크는 남태평양의 한 무인도에 조난당했다.
젊은 시절 그는 싸우기 좋아하는 말썽꾸러기였다. 선원이 되어서도 그의 성격은 나아지지 않았고 결국 큰 대가를 치렀다. 1704년, 그가 탄 배가 칠레에서 677km 떨어진 후안페르난데스 제도에 며칠 정박했다. 생수와 기타 물자를 보충하기 위해서였다.
안 그래도 선박의 안전성이 미심쩍었던 셀커크는 물이 새는 배를 타고 계속 항해하느니 차라리 섬에 머물겠다고 투덜거렸다. 스트래들링 선장은 마침 잘됐다 싶어 흔쾌히 그의 제안을 받아들였고 소총, 손도끼, 칼, 냄비, 성경, 침구류와 옷가지 등을 건네준 뒤 그를 두고 떠났다. 셀커크는 외로움, 고통, 후회 속에서 4년 4개월을 버텼다. 마침내 1709년 2월 2일, 듀크와 더치스라는 두 선박이 그 무인도에 왔다가 그를 구출했다.
이 애처로운 이야기에 영감을 받아 다니엘 디포가 쓴 유명한 소설이 바로 『로빈슨 크루소』(1719)이다. 셀커크의 이야기에서 몇 가지 교훈을 얻을 수 있다. 먼저 셀커크는 그 배를 계속 타느니 섬에 있는 게 낫겠다는 말을 하지 말았어야 했다. 선장은 그의 말을 생각보다 매우 진지하게 받아들였다. 경솔하게 말을 내뱉는 사람은 셀커크와 비슷한 일을 겪을 수 있다. 그러니 마음에도 없는 소리는 결코 꺼내지 말아야 한다.
셀커크가 구조된 과정에서도 교훈을 얻을 수 있다. 이 땅에서의 기다림은 생각보다 오래 걸릴 수 있다. 그러나 반드시 끝이 올 것이다. 듀크와 더치스가 나타나 따분한 섬에서 그를 구해 내었듯 그리스도께서도 구름 가운데 오셔서 우리를 본향으로 데려가실 것이다. 그러니 기다리다 지쳐서는 안 된다.

세계 선교를 위한 기도
김태영/전주은 선교사 부부(서인도네시아)
훈련마다 많은 청년이 1000명선교사 운동에 참여하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