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동산의 백향목이 능히 그를 가리지 못하며 잣나무가 그 굵은 가지만 못하며 단풍나무가 그 가는 가지만 못하며 하나님의 동산의 어떤 나무도 그 아름다운 모양과 같지 못하였도다”(겔 31:8).
거대한 나무
본문은, 영원히 지속될 줄 알았던 거대한 앗수르 제국이 기원전 605년에 바벨론과 메대 연합군에게 멸망 당한 사실을 상기시킴으로 애굽도 멸망한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보여주어서, 아직도 애굽의 힘과 권세를 믿고 의지하려는 이스라엘의 작은 미련까지도 버리게 하고자 하시는 하나님의 의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에스겔은 애굽을 앗수르와 같은 거목으로 묘사합니다. 그 나무는 키가 크고 꼭대기가 구름에 닿은 레바논 백향목 같은 큰 위엄을 자랑합니다. 그 나무는 물이 많으므로 마를 염려 없이 가지들이 번성하고 길게 뻗어 나갑니다. 공중의 모든 새와 들의 모든 짐승들이 거주하고 새끼를 낳습니다. 그 나무는 하나님 동산의 모든 나무보다 더 아름다운 모양을 뽐낸다고 말합니다(2~9절).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내가 그 가지를 많게 하여 모양이 아름답게 하였더니”(9절)라고 하시며 애굽이 그렇게 번성한 것은 당신이 그렇게 만드셨기 때문이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리고 그 나무가 있는 곳은 “하나님의 동산”(8절) 안이라고 말씀하심으로 그 강한 나라도 하나님의 주권 안에 있음을 강조하십니다. 그러나 애굽은 그런 진실을 무시하고 교만하다가 심판을 받게 되었습니다(10~18절).
행복한 나무
창세기에서 중요한 나무는 생명나무와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입니다. 그 나무들은 에덴동산에서 각각 자기의 역할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고대 신화에서는 세계수라는 우주적인 나무를 등장시켜 그 나무 자체에 힘을 부여합니다. 에스겔 31장의 나무 비유는 그런 고대 신화를 차용해 애굽을 묘사하고 있으나 그런 세계수는 세상에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런 거목은 자기 위대함을 교만스레 자랑하지만, 하나님을 떠난 존재의 삶은 언제나 그렇듯 멸망의 비참함으로 마무리됩니다.
시편은 하나님의 백성은 시냇가에 심은 나무라고 말합니다(시 1:3). 거목을 지향하는 삶은 탐욕을 키워 낼 뿐입니다. 성도는 이름도 없이, 빛도 없이 그리스도를 따르며 그리스도의 이름만이 드러나도록 부름을 받은 존재입니다. 신약성경은 그리스도인이란 참포도나무 되시는 예수님께 붙어있는 가지라고 말합니다. 참 거목이신 예수님께 붙어있으면 우리는 많은 열매를 보장받은 행복한 나뭇가지들이라고 말합니다(요 15:1~5).
기도) 거목이 되기보다는 주님과 함께하는 행복한 가지로 살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