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브리서 9:8은 하늘 성소의 지성소에 대해 말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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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총회 성경연구소의 성경 난해 문제 해석

Interpreting Scripture: Bible Questions and Answers


[대총회 산하에 봉직하고 있는 선발된 학자 49명이 내놓은 성경 난제 94개에 대한 균형 잡힌 해석들]


히브리서 9:8은 하늘 성소의 지성소에 대해 말하는가?


“성령이 이로써 보이신 것은 첫 장막이 서 있을 동안에 성소[<새국제역>에는 ”지성소“로 되어 있음]에 들어가는 길이 아직 나타나지 아니한 것이라”(히 9:8).

<새국제역>의 히브리서 9:8은 재림교회의 성소 교리와 관련하여 문제가 있는 번역이다. 히브리서 9:8에 대한 어떤 번역들이 보여 주는 것처럼, 예수께서 그분의 죽음과 부활 후에 하늘 성소의 지성소로 올라가셔서 AD 31년에 대속죄일 봉사를 시작하셨는가, 아니면 그렇지 않은가?


헬라어 타 하기아(“성소”)의 의미:

히브리서 9:8의 가장 널리 알려진 번역들은 헬라어 구절 타 하기아를 “지성소”(Most Holy Place)로 번역하는데, 예수께서 승천 후에 곧바로 하늘 성소의 지성소 아버지 하나님 앞으로 가셨다는 개념을 지지한다. 그분의 모든 구속 사역이 십자가에서 끝났다는 가정도 이런 개념과 관련돼 있다. 십자가상에서 발해진 “다 이루었다.”라는 표현은 속죄의 완성을 나타내며, 이로써 십자가 후에 하늘 성소에서 수행되는 대제사장 봉사를 의미하는 언급들을 모두 폐기시킨다. 타 하기아(“성소”)의 번역은 성경 역본에 따라 다양하다.
어떤 역본들은 타 하기아를 “모든 것 중에서 가장 거룩한 것”(the holiest of all), “지성소”(the Most Holy Place), “거룩들 중의 거룩”(the holy of holies)으로 번역하고, 다른 역본들은 “성소”(the Holy Place)로 번역한다. 또 다른 역본들은 단순히 “성소”(sanctuary)로 번역한다.
대부분의 역본들은 타 하기아를 번역하는 데 일관성이 없다. 그러나 타 하기아의 모든 용례를 “지성소”(the Most Holy Place)로 번역하는 <새국제역>과 9:8, 12, 24, 25에서 “성소”(sanctuary)로 번역한 <개정영어성경>(Revised English Bible)은 예외다.
타 하기아라는 표현이 주로 성소 전체를 가리킨다는 것은 분명하게 입증되었다. 구약의 헬라어 역본(<70인역>)은 이 표현을 170번 사용하는데, 그중 142번은 성소 전체를 가리킨다.[1] <70인역>의 98곳에서 타 하기아가 히브리어에서 번역되었는데, 그중 36번은 성소 전체를 의미하는 히브리어 미크다쉬를 번역한 것이다.[2]


히브리서 9장의 목적:

타 하기아의 상이한 의미들을 넘어서서, 독자는 히브리서의 이 부분의 목적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7장의 목적은 그리스도의 제사장 기능이 아론의 제사장 기능보다 훨씬 우월함을 확립하는 데 있다. 그리스도와 아론의 제사장 직분의 비교는 예수가 더 나은 언약의 보증이며(7:22) 자기를 힘입어 하나님께 나아가는 자들을 온전히 구원하실 수 있다(7:25)는 확언에서 절정에 이른다. 8장에서 주요 논점 곧 높은 곳 위엄의 보좌 우편에 좌정하신 대제사장이신 그리스도의 탁월성에 대해서 요약한 후 저자는 계속하여 새 언약의 내용을 상술한다. 9장은 이런 주제를 모두 한데 집약하고 엮어 새 언약의 실체성과 우월성을 예증한다. 히브리서 9장의 요점은 지상 성소나 하늘 성소를 세부적으로 묘사하는 데 있지 않다. 저자가 지상 성소의 칸들과 기구들을 언급할 때도 “이것들에 관하여는 이제 낱낱이 말할 수 없노라.”(9:5)고 말함으로써 그가 말하려는 요점이 다른 데 있음을 피력한다.

“여기서[8절] 타 하기아는 프로테 스케네(‘첫 장막’) 곧 지상 성소의 하늘 대응물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에 저자는 지상 성소가 서 있을 동안에는 역사적으로 말해서 하늘 성소에 접근하는 것이 가능하지 않았다고 말하고 있다. 달리 말하면, 그리스도의 속죄의 죽음이 있기 전엔 신자들은 지상 성소의 구조물과 그 의식(儀式) 때문에 하나님께 나아가는 데 제한을 받았다. 그리스도의 죽음으로 지상 성소는 그 목적을 다했다. 이제 하늘 성소로 나아가는 것이 가능케 되었다.”(H. Kiesler, “An Exegesis of Selected Passages in Issues in the Book of Hebrews, Daniel and Revelation Committee Series, ed. F. B. Holbrook [Silver Spring, MD: Biblical Research Institute, 1989], 64)”


그리스도의 봉사의 개시:

신약은 예수께서 승천하셔서 하나님 앞으로 가셨다고 분명하게 가르치지만(행 7:55; 롬 8:34; 엡 1:20; 히 9:24), 그렇다고 이 사실이 그때 그분이 원형적 대속죄일 봉사를 시작하셨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히브리서 9장의 강조점은 예수께서 하늘 성소에서 봉사를 개시하셨다는 데 있다. 십자가상에서 그리스도께서 죽으심으로써 참 성소를 위한 봉사의 길이 열렸는데, 그것은 십자가가 그 성소 봉사의 일부일 뿐 아니라 예수의 피로써 그 봉사가 시작되었음을 가리킨다(9:18). 이 개념이 10:19, 20에서 전체 논의 전개의 절정으로 반복된다. “그러므로 형제들아 우리가 예수의 피를 힘입어 성소에 들어갈 담력을 얻었나니 그 길은 우리를 위하여 휘장 가운데로 열어 놓으신 새롭고 산 길이요 휘장은 곧 저의 육체니라.”
히브리서 9:8은 타 하기아의 용법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이해하는 데 단서를 제공한다. 이 본문은 “첫 장막”이라 불리는 지상 성소와 타 하기아(“성소”) 곧 하늘 성소를 비교한다. 이것이 바로 저자의 의도임이 24절의 진술로써 확증된다. “그리스도께서는 참 것의 그림자인 손으로 만든 성소에 들어가지 아니하시고 오직 참 하늘에 들어가사 이제 우리를 위하여 하나님 앞에 나타나시고.”
하늘 성소가 지상 성소보다 우월함을 보여 주는 이 비교는 대제사장으로서 그리스도의 하늘 성소 봉사의 우월함을 보여 주는 저자의 더 큰 의도에 적합하다. 의도의 초점이 지성소나 대속죄일에 있지 않다. 다시 말하면, 논의의 쟁점은 장소나 시간이 아니라 하늘 성소에서 봉사하시는 분에 있다. 하늘 성소에 관한 명백한 진술은 몇 칸으로 되어 있느냐가 아니라, 그것이 사람의 손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24절). 더 나은 제물의 피로 정결케 될 필요가 있는 것은 하늘의 실체이다. 재림 전에 정결이 이뤄질 것이라는 것 외에 이 “정결”의 시간은 구체적으로 명시돼 있지 않다. 이 정결을 이루시는 분은 더 이상 죄 문제 곧 속죄를 처리하기 위해서 오시지 않고, 그분을 열렬히 기다리는 자들을 구원하기 위해 오실 것이다. 저자가 상술하는 것이 이런 사항들이다.

Ganoune Diop


<미주>

1. Alwyn P. Salom이 통계적인 연구를 했는데, 유용하다. “Ta Hagia in the Epistle to the Hebrews,” in Issues in the Book of Hebrews. Ed. Frank B. Holbrook. Vol. 4 (Silver Spring, MD: Biblical Research Institute, 1989), 219∼227. Richard M. Davidson, “Christ’s Entry ‘With in the Veil’ in Hebrews 6:19, 20: The Old Testament Background,” Andrews University Seminary Studies 39 (2001): 175∼190도 참조하라.
2. Idem., 221, 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