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지진 난민 위해 음악회 연 탈북 문화예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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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인으로 구성한 의명예술단은 튀르키예·시리아 지진 피해자 돕기 자선공연을 개최했다.
목이 메고, 음정이 흔들렸지만, 관객들은 오히려 응원의 박수를 보냈다. 노래를 마치자 무대와 객석 모두에서 훌쩍이는 소리가 들려왔다.

북한이탈주민인 이지나(가명) 단장이 북에 두고 온 부모님을 생각하며 ‘어머니’란 곡을 열창하자 장내는 일순 숙연해졌다. “하얀 쌀밥에 반찬을 오려 주시는 어머니 손길”이란 가사에 이 단장과 예술단원은 물론 150여 명의 관객 모두가 어머니에 대한 감사와 그리움으로 참았던 눈물을 터뜨렸다.

의명예술단이 지난 25일 삼육대 홍명기홀에서 개최한 튀르키예·지진 피해자 돕기 자선음악회의 광경이다. 의명예술단은 한국 재림교회를 상징하는 의명(義明)과 음악, 기악, 무용 등을 전문으로 하는 탈북인 예술인으로 구성한 문화단체. 현재 8명의 단원이 활동하고 있는데, 앞으로 북한선교에 공헌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약 1시간30분 동안 진행한 이날 공연에서 단원들은 다양한 레퍼토리를 선보이며 큰 울림을 남겼다. 무대 위의 간절한 마음이 객석의 관객들에게까지 그대로 전달됐다. 혼성듀엣 ‘여기에 모인 우리’, 아코디언 연주 ‘예수님이 좋은 걸’, 6명의 무용수들이 선보인 ‘박편무’와 ‘내 나라의 사계절’ 등 모든 순서에서 우리네 가락의 흥과 멋을 발견할 수 있었다. 특히 한 단원은 ‘내 삶의 주인 되시는 하나님’이라는 제목으로 간증을 전해 듣는 이들에게 먹먹한 감동을 선사했다.

탈북예술인들이 이처럼 튀르키예와 시리아 지진 피해자들을 돕기 위해 자리를 마련한 것은 그동안 받은 은혜와 사랑을 나누고 싶은 마음에서. 이한나 목사(의명선교센터)는 프로그램을 시작하며 “비록 남한 땅에서 어려운 생활을 하고 있지만, 우리보다 더 어려운 상황에 놓인 지구촌 이웃을 돕기 위해 이 시간을 준비했다”면서 “모쪼록 탈북민선교와 북한선교의 초석이 되며, 지진으로 고통 받는 난민들에게 작은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환영했다.

음악회를 통해 모인 성금은 전액 주한 튀르키예 및 시리아대사관에 전달해 여전히 고통 받고 있는 현지 지진 피해자들을 돕는데 사용한다. 이들과 함께 지진 피해자를 돕기 원하는 성도들은 삼육대국제교회 신동희 목사(☎ 010-9928-3008)에게 연락하면 안내받을 수 있다. 또한 의명예술단을 초청하거나 후원을 원하는 성도들은 의명선교센터 이한나 목사(☎ 010-6626-7324)에게 문의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