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아드라코리아, 따알 화산피해지역 구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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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드라코리아는 방진마스크 1만개를 구입해 필리핀 따알 화산 재난지역에 긴급 구호의 손길을 펼쳤다.
지난주 필리핀 따알(Taal) 화산이 폭발했을 당시 실랑국제교회 김은상 목사는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현재 가장 필요한 것으로 ‘방진마스크’를 꼽았다. 도로며 지붕이며 심지어 나뭇잎까지 이불처럼 덮인 화산재가 바람을 타고 호흡기에 스며들기 때문.

특히 이번 화산재는 풍부한 공기 중의 물 분자와 만나 한층 미세해지면서 다른 화산재보다 건강에 더 치명적이라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상황이 이렇게되자 방진마스크가 품귀현상을 보이고, 일부 상인은 평소보다 7배나 높은 가격에 팔아 폭리를 취하는 등 부작용이 나타났다. 급기야 필리핀 정부는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에 마스크에 대한 지원을 요청하고, 바가지를 씌우거나 품질을 속이는 악덕 업주는 단속에 나섰다.

김은상 목사는 당시 인터뷰에서 “많은 분들이 방진마스크를 찾으려고 애쓰는데 구할 수가 없다. 특히 따알과 가까운 따가이따이나 실랑 부근은 아예 동났다는 이야기가 들린다. 화산활동이 잦아들어도 분진이 완전히 치워지지 않고 곳곳에 남아있어 당분간은 마스크를 쓰고 다녀야 할 형편”이라고 말했다.

한인 커뮤니티나 SNS에서도 “수건으로 마스크를 대신하고 있다. 마스크를 구입하려면 멀리 나와야하는데, 그마저도 확실치 않으니 답답하다. 호흡기나 안구 질환 등 2차 피해 발생이 염려된다. 특히 어린이와 노약자, 여성들의 건강이 걱정”이라며 방진마스크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호소가 잇따랐다.

이러한 가운데 아드라코리아(사무총장 임종민)가 방진마스크 1만개를 구입해 긴급 구호의 손길을 펼쳤다. 임종민 목사와 임천혁 목사, 동중한 지부장 위재헌 목사, 서중한 박상희 목사, 충청 금은동 목사 등 관계자는 지난 19일부터 22일까지 필리핀 따알 화산 피해지역을 찾아 방진마스크와 구난 응급세트를 전달하고, 상황을 점검했다.

이들은 필리핀아드라를 방문해 구호현황을 브리핑 받고, 향후 대책 방안을 협의했다. 또한 피해지역 주민을 위한 방진마스크 6000개를 우선 지원했다. AIIAS 한인회(회장 임준호)에도 4000개를 전달하고, 사태가 하루속히 진정되길 기원했다.


현장 – 아드라코리아, 따알 화산피해지역 구호

특히 아드라필리핀의 안내로 이재민대피소를 찾아 구호물품을 직접 기증했다. 아드라코리아는 화산이 폭발하자 아드라필리핀과 핫라인을 가동하고 구체적인 협의를 진행해왔다.

일행은 20일, AIIAS가 있는 실랑에서 자동차로 약 1시간30분 떨어진 바일린지역의 카스타노스초등학교와 BES 센터에서 주민들에게 방진마스크와 구난키트를 전달하고 힘을 붇돋웠다. 아드라인터네셔널이 보낸 이 키트에는 메트리스와 돋자리, 이불, 유아용품 등이 담겼다.

카스타노스초등학교에는 따알섬 인근에 거주하다 화산이 폭발하며 황급히 대피한 59가구 240명의 이재민이 수용돼 있다. BES 센터에도 90가구 300여명이 임시 거주하고 있다. 게중에는 젖먹이 갓난아이와 고령의 노인 그리고 만삭의 임산부도 있어 지켜보는 이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현장에는 필리핀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보건복지 담당 공무원들이 나와 아드라의 활동에 깊은 관심을 나타내고 주목했다.

이 학교 디아즈 교장은 “한국에서 이렇게 먼 곳까지 직접 찾아와 줘 정말 고맙다. 휴교령이 내린데다 보시다시피 이재민 때문에 정상적인 수업을 할 수 없다. 현재 제일 필요한 게 생필품과 방진마스크다. 음식은 정부에서 지원한다. 여러분의 도움이 우리에게 큰 힘이 될 것”이라고 인사했다.

임종민 목사는 “여러분을 보니 마음이 무척 아프다. 한국에서도 뉴스와 다양한 경로를 통해 소식을 접하고 있다. 급히 준비하느라 많은 물량을 가져오지는 못했지만, 작은 도움이라도 됐으면 좋겠다. 한국의 국민들이 여러분을 위해 함께 걱정하며 기도하고 있다. 빨리 회복되어 행복한 일상을 되찾길 바란다. 용기와 희망을 잃지 말라”고 말했다.


현장 – 아드라코리아, 따알 화산피해지역 구호

21일에는 두 팀으로 나눠 현장을 방문했다. 임종민 목사와 임천혁 목사는 아탄팔라산 마을에서 구호활동을 했다. 현지 주민들은 수건이나 스카프 심지어 티슈와 안대로 마스크를 대신하고 있던 상황이어서 아드라의 이번 지원이 매우 시의적절하고 요긴했다.

위재헌 목사와 박상희 목사, 금은동 목사는 대피 명령이 내려진 따알 반경 14Km 이내 지역에서 여전히 위험을 무릅쓴 채 살고 있는 재림교회와 성도들을 찾아 마음을 나눴다.

주민들은 “한국에서 천사가 왔다”고 반기면서 뜨겁게 환영했다. 이들은 “화산이 아직도 연기를 내뿜고 있다. 언제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 피해가 장기화될 것이란 뉴스가 계속 나오고 있어 불안하다. 우리에게 꼭 필요한 것들을 주셔서 정말 고맙다”고 박수를 쳤다.

필리핀아드라는 지역사회봉사회(ACS /adventist community service)와 연계한 지원으로 눈길을 끌었다. 무교지역에서 재림교회의 이름으로 활동을 전개해 더욱 깊은 의미를 남겼다.

현지 활동가 에일린 씨는 “아드라필리핀이 따알과 인접 지역에 위치해 있어 재난 발생 초기에는 어려움이 많았다. 그러나 한국에서 이렇게 빨리 큰 도움을 주셔서 정말 고맙다. 이재민들이 좀 더 안전한 환경속에서 살 수 있도록 앞으로도 지속적인 지원이 절실하다. 더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현장 – 아드라코리아, 따알 화산피해지역 구호

앞서 이날 오전에는 1000명선교사훈련원, SDA교육 연수원, 실랑국제교회 등 한국 재림교회와 관련한 기관을 방문해 피해상황을 점검하고, 빠른 시일 내에 복구되길 기도했다.

1000명선교사훈련원장 전재송 목사는 “제일 중요한 건 선교사들의 건강과 안전이다. 현재 55기 선교사들은 이곳에서 5시간 떨어진 곳으로 이동해 영어훈련을 받고 있으며, 53기 선교사들은 일정을 앞당겨 졸업식을 한다. 당분간은 비상체제로 운영할 것이다. 이 사태가 얼마나 지속될지 알 수 없어 걱정이다. 우리와 필리핀 사람들을 위해 기도해달라”고 요청했다.

SDA교육 연수원장 송을섭 목사는 “폭발 당일 원래는 삼육보건대 학생들의 따알 화산 관광이 예정돼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다른 곳으로 코스를 변경했다. 지금도 그 일을 생각하면 아찔하다. 우리를 보호하신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조속히 안정을 찾기 위해 모든 스텝이 최선을 다하고 있다. 한국 성도들의 기도를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실랑국제교회 김은상 목사는 “시간이 지나며 화산재가 굳고 있다. 비라도 왔으면 좋겠는데 여드레가 지나도록 비 한방울 없다. 당시 바람이 어느 쪽으로 부느냐에 따라 같은 지역이라도 피해 규모가 갈렸다. 무엇보다 어학원을 운영하는 성도들의 타격이 크다. 한인사회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일행은 세상에 발생하는 수많은 사건사고를 겪으며 힘들고 고통스럽지만, 성도들이 믿음으로 이를 견디고 극복하기를 기원했다. 또한 하나님의 인도와 섭리를 의지하고 바라보며 당면한 일들을 슬기롭게 헤쳐나갈수 있기를 간구했다.

임종민 목사는 귀국편 비행기에 오르며 “피해지역 주민들이 얼마나 어려운 지경에 놓여있는지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화산은 홍수나 태풍 등 다른 재난과는 다른 특징을 지니고 있다. 현실적으로 예측이나 대비가 어렵고 피해가 장기화될 수밖에 없다. 분진이 바람을 타고 인체에 무방비로 흡입되고 있다. 마스크는 앞으로도 한동안 수요가 더 필요해보인다. 한국으로 돌아가면 어떻게 도울 수 있을지 보다 구체적으로 협의해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