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 이제 시스템의 재설계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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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송식 목사는 코로나 이후 시대에 대비하기 위해 한국 교회의 시스템과 사역모델을 갱신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코로나19’ 이후 재림교회 제도 및 시스템 개선의 필요와 제안 ⓵

한송식 목사(한국연합회 교회성장연구소장)

난데없는 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의 대유행)이 지구촌 전역에 극심한 혼란과 위기상황을 연출하고 있다. 아울러 여러 전문가들이 쏟아내는 공통된 의견은 코로나 사태 이후 미칠 영향과 파장이 만만치 않다는 것이다.

급격한 변화가 예고되기에 이에 대한 대비 또한 치열하게 이뤄져야 할 것이다. 벌써부터 소위 ‘기저 질환’(근본적으로 안고 있는 문제)을 앓고 있던 개인이나 기업, 국가는 심각한 위기에 봉착해 있다.

급격한 변화와 위기 앞에 치열하게 대비해야 할 필요성은 교회라고 예외가 아니다. 어쩌면 가장 변화가 요청되고 있는 곳이 교회가 될 것이다. 코로나 사태로 확인된바 적어도 한국적 현실에서는 그렇게 여겨진다. 재림교회를 포함해 한국 기독교 전반에 걸쳐 교회의 역할, 사명, 신앙, 영성 등 다방면에 걸쳐 필연적인 갱신이 이뤄져야 함이 이번 사태를 통해 분명히 드러났다.

한편 여기에 더해 재림교회는 특성상 제도나 시스템의 변화가 무엇보다 절실한 과제다. 특별히 경제의 위기가 그대로 교회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현실에서 중앙집중식 제도나 시스템을 통해서 사역을 수행하는 재림교회는 조직과 시스템 차원에서 한계상황을 맞이하고 있다(*작금에 벌어지고 있는 코로나 사태가 야기한 십일조 저하로 발생한 목회자 급여 삭감 상황을 보라).

그동안 필자는 다양한 기회를 통해 적어도 10년 이상의 장기 지표의 분석, 설문, 현장방문, 지역교회 컨설팅, 문헌 연구 등을 통해 코로나 사태 수년전부터 한국 재림교회의 현재 제도나 조직구조, 시스템은 한계상황에 이르렀고, 이 시스템으로는 더 이상 부흥과 성장이 어렵기에 근본적인 재설계가 필요하다고 주장해 왔다.

사실 모든 시스템은 처음 그 시스템이 만들어질 때부터 ‘성장 요인’(Growth factor)과 ‘성장 한계요인’(Limit factor of growth)을 안고 시작한다. 성장하는 시기에는 성장 요인이 강하게 작동한다. 그러나 일정 시간이 지나면서 성장의 한계요인이 작동하기 시작한다. 그것이 정점에 달하면 성장요인 보다는 성장의 한계요인이 더 강하게 작동하면서 성장 요인의 힘을 상쇄시킨다. 결과적으로 조직은 성장이 멈추고 쇠퇴하기 시작하는 것이다.

교회도 마찬가지다. 교회도 부흥하고 성장하려면 성장하기 위한 시스템이 만들어져야 하고 그 시대에 사명과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기 위해서 그 시대에 맞는 사역모델이 필요하다. 각 시대를 통해 교회시스템과 사역모델에도 성장 요인과 성장 한계요인이 있게 마련이다. 어느 요인이 더 강하게 작동하고 있는가를 냉정하게 분석하고 판단해 성장 요인이 더 강하게 작용하면 열심히 헌신적으로 그 시스템과 사역모델을 실행해 나가야 한다. 반대로 성장 한계요인이 더 강하게 작용해 교회가 질적으로나 양적으로 정체하고 쇠퇴한다면 반드시 그 시스템과 사역 모델을 바꿔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구성원들의 열심과 헌신이 별 결실을 거두지 못하게 된다.

변하지 않는 진리, 복음, 영원하신 하나님을 믿는 교회지만 여전히 적용해야 할, 적어도 이 땅에서는 거스를 수 없는 이치다. 어리석은 집단과 지도자는 이 거스를 수 없는 이치를 깨닫지 못하고 한계상황에 이른 시스템과 사역모델은 바꾸지 않고 구성원에게 열심과 헌신만을 강요할 뿐이다.

이쯤에서 냉정하게 한국 재림교회를 진단해 보자. 우리가 현재 운영하고 있는 시스템이나 사역모델은 성장요인이 더 강하게 작용하는 시스템인가? 아니면 성장 한계요인이 더 강하게 작용하는 시스템인가? 몇 가지 사안만으로 쉽게 판단할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십 수 년 동안의 장기 지표들을 분석해 보면 답은 분명하다.

2000년 이전까지는 성장 요인이 더 강하게 작용했다. 하지만 그 이후는 성장 한계요인이 더 강하게 작용에 현재에 이르고 있다. 따라서 한국 재림교회의 시스템이나 사역모델은 반드시 갱신해야 한다.  

예수께서 마태복음 9장 17절에서 새 포도주를 낡은 가죽부대에 넣으면 부대가 터져 포도주가 쏟아지고 부대도 버리게 되니 새 포도주는 새 부대에 넣어야 한다는 의미 있는 교훈을 주셨다.  

“새 포도주를 낡은 가죽 부대에 넣지 아니하나니 그렇게 하면 부대가 터져 포도주도 쏟아지고 부대도 버리게 됨이라. 새 포도주는 새 부대에 넣어야 둘이 다 보전 되느니라” (마 9:17).

새 포도주의 특징은 발효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새 포도주는 시간이 흐를수록 그 부피가 늘어나게 돼 있다. 이런 특징 때문에 새 포도주를 신축성 있는 새 가죽부대에 담는 것이다. 발효가 되어 부피가 늘어나도 신축성 있게 늘어나기 때문에 터지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낡은 가죽부대는 신축성을 잃어버리고 경직돼 있기에 내용물의 부피가 늘어나면 터져 버린다,

새 포도주를 낡은 가죽부대에 넣지 않는 이유다. 신선한 새 포도주를 복음, 진리로 이해하고 가죽부대를 시스템이나 사역모델로 이해했을 때, 새 가죽부대는 성장 요인이 가득한 시스템이나 사역모델이고 낡은 가죽부대는 오히려 성장의 한계요인이 가득한 시스템이나 사역모델이라 할 수 있다.

현재 한국 재림교회의 목회자 인사제도나 운영 시스템, 복음재정 시스템, 조직 구조, 사역모델은 과연 이 시대에 세 천사의 기별로 묘사되는 영원한 복음을 담는 새 가죽부대일까? 아니면 낡은 가죽부대일까?  

이번 코로나19 사태와 그 이후의 변화추이는 우리에게 분명한 답을 줄 것이고, 아울러 강력한 동기와 동력을 부여할 것이다. 그래서 필자는 어쩌면 코로나 위기는 영적 공동체인 교회, 재림교회에 좋은 위기, ‘변장된 축복’이라 여겨진다. 사실 제도나 시스템 갱신, 새로운 사역 모델 창출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지극히 난해한 일이다.

그러나 불가능한 일도 아니다. 이번 코로나 사태로 찾아온 위기와 도전, 변화는 가능성을 활짝 열어 놓은 채 첫 발을 힘차게 내딛도록 해줄 것이라 확신한다. 이어지는 글을 통해 몇 가지를 구체적으로 다뤄 보고자 한다.   – 다음 편에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