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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조류 식물의 추출물은 바이러스 표면에 달라붙어 바이러스가 세포에 붙는 것을 막는다. 마황(麻黃)이라는 한약재의 추출물은 세포 안에서 바이러스가 자손을 만드는 데 필요한 물질의 분비를 방해해 복제 능력을 차단하며, 중국에서 향신료로 쓰이는 식물인 팔각회향(八角茴香)의 추출물은 복제한 바이러스가 세포 밖으로 퍼져 나가는 것을 막아 독감 항바이러스제인 ‘타미플루’의 주된 성분으로 쓰이기도 한다.

현대인들은 가공하지 않은 곡식과 채소의 섭취량이 매우 부족하다. 특히 신선한 채소의 섭취량이 부족하다. 따라서 채소는 조금 과하다고 할 정도로 충분하게 섭취해야 한다.

어렸을 때 아버지는 우리 집 담장 역할을 하던 기다란 대나무를 잘라서 고추나무 지지대로 사용했었다. 그리고 농사철에 자신의 임무를 모두 마친 대다무는 장난꾸러기 아이들의 장난감 칼로 변신했다. 친구들과 대나무를 맞대며 하는 칼싸움 놀이는 요즘 아이들이 핸드폰 화면 속에서 즐기는 가상의 칼싸움에 비할 바가 아니었다.
이제 진짜 칼 이야기를 해 보자. 어느 집에나 칼은 있다. 과일을 깎는 과도(果刀), 음식을 만들 때 사용하는 식도(食刀)가 대표적이다. 지금은 볼 수 없지만, 가축의 여물을 썰 때 사용했던 작두도 칼의 일종이고, 벼를 벨 때 사용하는 낫도 칼의 역할을 하므로 칼의 범주에 넣을 수 있다. 그런데 칼이라고 해서 모두 같은 용도로 쓰이는 것은 아니다. 과도(果刀)와 식도(食刀)는 인간의 생존을 위한 도구지만, 옛날 장수(將帥)들이 들었던 장도(長刀)는 적을 무찌르기 위한 도구이다.

식물도 칼을 만든다?
이처럼 인간은 먹고사는 데 필요한 도구 그리고 가족과 나라를 지키기 위한 도구로 칼을 만들어 사용했다. 그런데 인간만 칼을 만드는 것은 아니다. 식물들도 나름의 칼을 만든다. 식물 세포 안에 있는 리소좀은 노화된 세포를 분해하는 역할을 하는데, 이것은 인간이 사용하는 가정용 칼에 비유할 수 있다. 또한 식물들은 외부에서 침입하는 세균과 바이러스를 방어하기 위한 물질, 말하자면 장수(將帥)들이 사용했던 장도(長刀)에 해당하는 물질을 만든다.

식물이 만드는 장도(長刀)는 어떻게 바이러스를 막을까?
우선 바이러스의 번식 과정을 살펴보자. 바이러스는 숙주가 될 세포 표면에 붙은 뒤 세포 안으로 침입하고, 숙주 세포의 효소를 이용해 자신을 복제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자신과 똑같은 자손 바이러스를 만들어 낸 뒤 세포 바깥으로 퍼뜨린다. 식물이 만든 칼은 이러한 바이러스 번식 과정의 다양한 단계에서 바이러스를 막는 역할을 한다. 바이러스가 세포에 붙지 못하게 하거나 세포 안에서 복제하지 못하게 하고, 또는 복제한 바이러스를 세포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도 한다.

항바이러스는 식물의 추출물
예를 들어 해조류 식물의 추출물은 바이러스 표면에 달라붙어 바이러스가 세포에 붙는 것을 막는다. 마황(麻黃)이라는 한약재의 추출물은 세포 안에서 바이러스가 자손을 만드는 데 필요한 물질의 분비를 방해해 복제 능력을 차단하며, 중국에서 향신료로 쓰이는 식물인 팔각회향(八角茴香)의 추출물은 복제한 바이러스가 세포 밖으로 퍼져 나가는 것을 막아 독감 항바이러스제인 ‘타미플루’의 주된 성분으로 쓰이기도 한다.
이처럼 식물들은 바이러스를 막는 장도(長刀)를 만들어 내기 때문에 오래전부터 아픈 사람에게 처방되는 약으로 사용되었다. 약으로서 식물의 기능이 본격적으로 연구되기 시작한 것은 제2차 세계 대전 직후부터이다. 세계 각지에서 포도, 사과, 딸기 등 과일에 함유된 성분부터 장미나 국화 등 식물의 꽃 추출물 그리고 식물의 뿌리 추출물 등 다양한 식물을 대상으로 항바이러스 작용에 관한 연구가 이어졌다. 2000년대 이르러 건강 문제에 천연 물질을 선호하는 세계적 분위기를 타고 연구가 급물살을 탔고, 최근에 이르러서는 약품의 40% 정도가 식물에서 직접 추출하거나 가공한 형태를 띠고 있다.

코로나19와 대치의 예상은
지금 세계는 한 번도 마주한 적이 없었던 코로나19 바이러스와 대치하고 있다. 수많은 사람의 목숨을 앗아 가기 위해 으르렁대는 바이러스와의 싸움은 진행 중이며 끝이 언제인지 알 수 없다. 더구나 세계 각국에서 해결책을 찾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동안 코로나19 바이러스는 벌26써 모습을 바꾸기 시작했다. 변종이 생긴 것이다. 이것은 인간이 코로나19 바이러스에 일대일로 대응하는 칼을 찾는다고 해도 이 전쟁은 종전이 아니라 휴전이 될 것이라는 암울한 예상을 하게 한다.

다양한 칼이 필요한 바이러스와의 전쟁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앞서 언급한 대로 바이러스는 인간의 몸으로 침입한 다음 복제 과정을 거치면서 퍼져 나간다. 따라서 일차적으로 바이러스의 침입을 막아야 하고, 감염되었더라도 복제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바이러스의 침입과 복제를 막는 다양한 칼이 필요하다. 장도(長刀)를 지닌 장수(將帥) 한 명으로는 적을 물리칠 수 없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항바이러스 식물들
다행히 우리 주변에 있는 식물들에서 항바이러스 작용이 있는 다양한 물질을 얻을 수 있다. 각국의 연구자들은 특정 과일과 꽃, 뿌리 등에서 항바이러스 작용이 있는 물질을 찾고 있지만, 사실 정도의 차이일 뿐 우리가 일상적으로 섭취하는 음식에도 그러한 물질이 있다. 일차적으로 우리가 매일 섭취하는 곡식과 채소에 이러한 물질이 많다. 연구에 의하면 현미와 보리, 율무 등 한국인이 자주 섭취하는 곡식에는 항바이러스 작용을 하는 물질이 함유되어 있다고 한다. 마늘에 함유된 알리신은 강력한 살균력으로 바이러스에 대항하는 힘이 있고 시금치, 아스파라거스, 브로콜리 등에도 면역력을 높여 주고 바이러스를 억제하는 데 도움이 되는 물질이 있다.

주의할 점
따라서 코로나19 바이러스와 대치하고 있는 현시점에서는 곡식과 채소의 섭취를 늘려야 하는데, 주의할 점이 있다. 첫째 곡식과 채소를 가공하지 않고 섭취해야 한다는 것이다. 곡식과 채소를 가공할수록 항바이러스 물질이 감소하기 때문이다. 둘째 가공하지 않은 곡식과 채소를 먹는다는 것에 안주하지 말고 가급적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 현대인들은 가공하지 않은 곡식과 채소의 섭취량이 매우 부족하다. 특히 신선한 채소의 섭취량이 부족하다. 따라서 채소는 조금 과하다고 할 정도로 충분하게 섭취해야 한다.
이렇게 곡식과 채소를 충분히 섭취하면서 약초를 활용하면 더욱 강력한 항바이러스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인동덩굴의 꽃봉오리를 금은화라고 하는데, 금은화는 일명 ‘천연 항바이러스 약초’로도 불린다. 조선 시대 『승정원일기』에서 금은화를 왕의 ‘감기 치료제’로 소개한 바 있을 정도로 바이러스를 억제하는 효능이 좋다. 전문가들은 금은화를 다양한 약초와 함께 처방약에 넣어서 활용하지만, 일반인들은 금은화를 차로 활용하면 좋다. 따뜻한 물에 금은화 10개를 넣고 10분 정도 우려서 마시면 맛도 좋으면서 항바이러스 효과를 얻을 수 있는 맞춤 차가 된다.

조경남
약초학교수방송인(채널A 신대동여지도 MC), 경희대학교 한약학 전공, 저서: 『사람을 살리는 약초』, 『주머니 속 약초 여행』, 『질병치료 약초백과』, 『흔한 약초가 사람을 살린다』, 『동의보감 한약치료』, 『내 몸에 맞는 약초 사용 설명서』, 『조경남 원장의 한방자연치유』 외 다수

가정과 건강 2021년 3월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