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시대, 건강 관리를 위해 건강 검진을 받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안전하게 받는 것이다.

작년 초부터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기 시작했다. 전국 모든 검진 센터에 검진 수진자가 급감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급격하게 증가하는 시기에는 유행 추이를 지켜보며 당장 급하지 않은 건강 검진을 연기하는 것이 합리적인 선택이었다. 그런데 10월 이후, 연말까지 검진을 마쳐야 하는 직장인이 몰려들어 검진을 예약하는 것조차 하기 힘든 상황이 되었다. 많은 사람이 건강 검진을 받다가 코로나19에 감염될 수 있다고 우려하기 시작했고, 이에 정부는 국가 건강 검진 기간을 2021년 6월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코로나19가 언제 끝난다는 확신만 있다면 코로나19 유행 시기에는 건강 검진을 무한히 연기하자고 하고 싶지만, 사실 그 누구라도 코로나19 유행이 언제 끝난다고 장담하지는 못할 것이다. 게다가 코로나19는 우리의 생활 패턴을 변화시켰다. 재택근무가 늘고, 운동 시설은 문을 닫으면서 신체 활동량은 줄고, 체중은 늘었다. 이러한 변화는 우리의 질병 위험을 증가시킨다. 코로나19 유행의 장기화와 증가하고 있는 질병 위험을 고려해 보면 언제까지 건강 검진을 미루고만 있을 수는 없다. 이에 코로나19 시대에 현명하게 건강 검진을 받는 5가지 방법을 소개하고자 한다.

코로나19 시대 현명하게 건강 검진받는 5가지 방법
첫째, 가능하면 코로나19 예방 접종을 하고 나서 건강 검진을 받는다.
방역 당국에서는 집단 면역 달성을 위해 가능한 11월까지전 국민 예방 접종을 마무리할 계획임을 밝혔다. 가능하면 코로나19 예방 접종을 하고 나서 건강 검진을 받는 것이 안전할 것이다. 그러나 자신이 언제 예방 접종을 할 수 있을지는 알 수 없기 때문에 건강 검진을 예방 접종 후까지 연기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각자가 고민해야 한다.

둘째, 검진 비수기에 건강 검진을 받는다.
코로나19 예방 접종을 할 때까지 기다릴 수 없다면 검진 비수기에 건강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많은 사람이 건강 검진을 미루다가 검진 사업 마감을 앞두고 건강 검진을 받는다. 그래서 어느 검진 센터나 검진 기간이 끝나 가는 10~12월에는 사람이 넘치고, 검진 기간이 시작하는 1~4월에는 한산하다. 코로나19는 사람에게서 사람으로 옮기기 때문에 사람이 많지 않은 비수기에 건강 검진을 받으면 당연히 코로나19 감염 위험이 감소한다. 게다가 비수기에는 할인 행사를 하는 검진 기관도 많다. 검진 비수기에 건강 검진을 받는 것은 사람이 적어 코로나19 감염 위험도 낮고, 할인된 가격에 검진도 받을 수 있어 일석이조라 할 수 있다.

셋째, 출입 관리를 엄격하게 하는 검진 센터를 이용한다.
코로나19 유행 이후에 의료 기관에 출입하기가 어려워졌다. 예약 문자를 확인하고, QR코드를 캡처하고, 체온을 측정하고, 문진표를 작성하고, 마스크를 제대로 착용했는지 확인한 후 아무런 문제가 없어야 손 소독을 한 후에 의료 기관에 들어갈 수 있다. 이런 과정이 귀찮을 수 있지만, 이렇게 출입 관리를 엄격하게 하는 검진 센터라야 안전을 믿고 건강 검진을 받을 수 있다.

넷째, ‘우수 내시경실 인증 마크’를 확인한다.
건강 검진 중 마스크를 벗고 속을 보여 주는 곳은 내시경실이다. 내시경 소독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내시경을 통해 코로나19에 감염될 수 있다. 코로나19 외에도 B형 간염 바이러스와 헬리코박터균을 비롯한 다양한 미생물이 내시경을 통해 전파될 수 있어서 검진 센터는 규정에 맞춰 완벽하게 내시경을 소독해야 한다. 내시경실 앞에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에서 수여한 ‘우수 내시경실 인증 마크’가 붙어 있다면 내시경 소독에 대한 걱정은 하지 않아도 좋다.

다섯째, ‘폐기능 검사’는 생략해도 좋다.
건강 검진을 하면서 마스크를 벗는 다른 한 곳은 폐기능 검사실이다. 이미 많은 검진 센터에서 코로나19 감염 방지를 위해 폐기능 검사를 검진 항목에서 제외하고 있다. 흉부 X선 검사 등을 통해 폐 이상을 평가할 수 있기 때문에 천식, 만성 폐쇄성 폐 질환 등으로 인해 폐기능 검사를 필수적으로 받아야 하는 분이 아니라면 폐기능 검사는 생략해도 좋다. 폐기능 검사를 시행하고 있는 검진 센터에서 건강 검진을 받더라도 본인이 검사를 원하지 않는다면 올해는 폐기능 검사를 받지 않겠다고 당당하게 말하면 된다.

코로나19 시대, 건강 관리를 위해 건강 검진을 받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안전하게 받는 것이다. 코로나19 감염을 걱정하지 않고 맘 편히 건강 검진을 받을 수 있는 그날이 속히 오기를 간절히 기원한다.

조영규
전남대학교 의과 대학 졸업, 가톨릭대학교 보건대학원 졸업, 가톨릭대학교대학원 보건학과 박사 과정 수료, 현 서울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서울백병원 진료협력센터장, 인제대학교 국제보건연구소 책임연구원

가정과 건강 6월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