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북한이탈주민선교 앞장 김만장 장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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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만장 장로는 인터뷰 내내 북한동포를 향한 애끓는 심정을 드러냈다.

여전히 김만장 장로의 이마엔 구슬땀이 맺혀 있었다. 2시간이 넘게 쉴 틈 없이 북한이탈주민 어르신들의 발을 마사지한 까닭이다. 

어버이날을 하루 앞둔 지난 7일 김 장로는 서중합합회 평신도실업인협회 산하 좋은이웃봉사회 ‘발을 만지는 사람들’(회장 김만장) 회원들과 어버이날 홀로 계시는 북한이탈주민 어르신들을 위해 경로잔치를 열고 발마사지 봉사를 했다. 

이날 발마사지 봉사가 눈길을 끄는 것은 봉사가 이뤄진 장소가 다름 아닌 경기서부하나센터(센터장 김성남)란 점에서. 보통 이런 봉사는 교회에서 이웃을 초청해 이뤄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날 발만사는 국내에 입국한 북한이탈주민 ‘북한이탈주민’의 정착과 취업, 일상생활을 지원하는 통일부의 북한이탈주민지원기관인 하나센터와 손을 잡고 봉사를 펼쳤다. 

활동을 마치고 어르신들이 모두 돌아간 후, 방금까지만 해도 노랫소리와 흥으로 가득했던 경기서부하나센터 강당에서 김만장 장로와 마주 앉아 북한이탈주민선교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김 장로는 지금 이 시대 북한선교, 특히 북한이탈주민선교를 해야 할 필요성이 무엇인지 묻자 잠시 생각에 잠겼다. 그리고 기억해뒀던 통계를 읊기 시작했다.

그는 “현재 한국엔 3만2000여 명의 북한이탈주민이 정착해 생활하고 있다. 그중 약 40%인 1만2800여 명이 기독교 신자란 통계가 있고, 그들로 구성된 교회만도 58곳이나 된다. 이중 44곳의 교회가 대한예수교장로회 소속”이라고 지적하고 “이 같은 현실 속에서 이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일이 재림성도의 사명이 아니면 무엇이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북한이탈주민 선교는 나아가 북한의 2500만 동포들을 향한 선교의 디딤돌, 즉 북한동포에게 선교하기 위한 선교사를 양성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김 장로는 북한이탈주민선교가 우리에게 갖는 의미에 대해서도 피력했다. 그는 “선교의 첫 걸음은 선교하는 대상을 이해하는 것인데, 우리가 북한을 이해하기 위해선 북한이탈주민의 삶으로 들어가 이해할 필요가 있다. 그들의 필요를 채워주고, 그 손을 잡아줌으로 우리는 북한사회를 이해하고 다가오는 통일에 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하나센터는 발만사가 북한이탈주민선교를 함에 있어 꼭 필요한 파트너였다. 북한이탈주민에 대한 정보가 체계적으로 관리되며, 통일부 소속의 기관이 까닭이 북한이탈주민이 신뢰할 수 있는 까닭이다. 김 장로는 하나센터와 협력하기 위해 아주 오래전부터 그 문을 두드렸다. 하지만 문이 쉽사리 열리지 않았다. 

김 장로는 “아마도 재림교회가 이단이란 인식이 작용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되짚으며 시선을 잠시 창밖으로 옮겼다. 지난 시간 동안 겪은 어려움이 스쳐 지나간 모양이다. 그리고 이내 시선을 거두고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그는 “북한이탈주민이 한국에 발을 디디면 먼저 하나원에서 3개월간 교육을 받는다. 교육이 마치면 거주 지역이 정해지는데, 각 지역별로 이들의 정착을 도와주고 지원하는 곳이 바로 하나센터다. 하나센터는 전국에 25개 있는데 그중 80%가 장로교와 감리교 복지재단에서 위탁 운영한다. 나머지는 불교, 성공회, 가톨릭, 대한적십자사 등에 연관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만약 교회나 기관에서 하나센터와 연계해 직·간접적으로 북한이탈주민선교를 하려고 한다면 이러한 실정을 먼저 이해하고, 해당 지역의 하나센터와 유대를 가져야 한다. 북한이탈주민들의 원활한 정착을 위해 자원하여 봉사할 의지가 있다는 인식을 심어주는 것이 우선”이라고 조언했다. 

또한 “(북한이탈주민선교를 위해서는)재림성도들이 먼저 북한선교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현재 우리 이웃에 있는 북한이탈주민에게 같은 한민족으로서의 동질성을 느껴야 한다. 그 바탕에서 그들의 사회적 관계를 돕는 선한 이웃으로서의 가교 역할에 최선을 다한다는 결심을 전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모든 선교가 마찬가지지만, 특히 북한이탈주민선교는 주의해야 할 점이 많다. 김 장로가 북한이탈주민선교를 하나센터와 연계해서 하고자 하는 것에는 이런 이유도 포함돼 있다. 그는 무엇보다 주의해야 할 사항으로 ‘자신의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북한에 대해 질문하는 것’을 꼽았다. 그리고 “될 수 있는 한 본인의 의사를 존중하고 이해가 어려워도 마음을 열 때까지 인내해야 한다. 또한 자신의 직업상 영리를 위한 관계가 목적이 되면 절대 안 된다”고 당부했다. 

김 장로는 인터뷰를 마치고 일어서다 뭔가 꼭 해야 할 말이 떠오른 듯 했다. 북한이탈주민선교를 시도하려는 교회와 단체 대한 조언이었다. 그는 “북한이탈주민이나 북한과 관련된 교육에 적극 참가해서 이해의 폭을 확장시키는 일에 열심을 가져야 한다. 북한의 현 실정과 북한이탈주민의 한국 사회에서의 적응 실태 그리고 신앙 환경을 등을 먼저 이해하고 지역교회에 맞는 실제적인 전략을 세우기 위해 꼭 필요한 과정”이라고 덧붙였다.

모든 이야기를 마친 김 장로의 이마는 여전히 촉촉했다. 그리고 그의 손은 발마사지 크림으로 번들거렸다. 마치 북한이탈주민, 나아가 북한동포를 향한 애끓는 마음 때문에 몸이 좀처럼 식지 않는 듯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