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환자에서 암을 치료하는 의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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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암 환자가 아닌 치료하는 의사로서 채식 위주의 식사, 맑은 물 마시기, 운동하기, 햇빛 보기, 절제하기, 신선한 공기 마시기, 무리하지 않고 충분한 휴식하기 등의 뉴스타트 치료 원리를 실천하며 이것이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생활 치료인 것을 경험을 통해 환자들에게 가르치고 있다.

2010년 7월 25일, 그때 나이 50세였다. 목으로부터 시작하여 부신, 간 등으로 번진 종양을 다 떼어 조직 검사를 한 결과 림프종 중에서도 독종에 속하고, 수술도 할 수 없는 림프종 암, 버킷림프종이었다. 깊은 절망감으로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는 상황에서 입원하여 항암 요법을 시작했다. 그 과정은 너무나도 힘들었다. 다른 항암제보다 몇 배로 독한 항암제 치료로 생사를 넘나들어야 했다. 항암제 부작용은 심했다. 걸핏하면 패혈증 증세를 보이기 일쑤였다. 이렇게 13개월 동안 장장 9회의 항암 치료를 마쳤을 때 몸은 만신창이가 되어 있었다. 머리카락은 모두 빠져서 민머리가 되었고 혈색 좋은 모습은 온데간데없었다. 그런데도 암세포는 없어지지 않았다. 실망 가운데 담당 의사가 마지막으로 조혈모 세포 치료를 하자고 했다. 항암제를 지금의 10배나 더 세게 하는 치료법이다. 그것만은 하고 싶지않았다. 왜냐하면 그 비참함은 너무도 잘 알았기 때문이다. 나는 퇴원하기로 결심했다. 

   2011년 8월의 일이다. 일말의 희망을 가지고 마지막을 보내기 위해 선택한 곳이 경기도 남양주시 비룡로에 있는 에덴요양병원이었다. 그 선택은 나에게 최고의 행운이 되었고 또한 하나님의 은총에 감사드린다. 항암제로 500m도 못 걷고 거의 초주검이 되어 찾았던 그곳에서 3개월이 지났을 때, 서 있기조차 힘들었던 몸은 체조도 할 수 있게 되었고, 2.5km의 산행도 가능하게 되었다. 머리카락도 자라나서 보기 좋았고 얼굴 혈색도 나날이 좋아졌다. 5개월쯤 지났을 때 나에게도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났다. 치료하던 병원에서 검사 결과, CR 판정을 받은 것이다. 이 판정은 육안으로 봐서 암세포가 보이지 않을 때 내리는 판정이다. 감사한 일이었다. 10년이 지난 지금은 나를 치료한 에덴요양병원에서 암을 치료하는 병원장으로서, 외과 의사로 일을 하고 있다. 

   질병으로 고생하는 환자 대부분은 음식이나 스트레스 그리고 유전이나 환경적 요인으로 인해 건강에 문제가 생긴 것이다. 인간의 몸은 컴퓨터보다 더 정밀한 기계와 같아서 인체 생리 법칙에 따라서 살아야만 건강할 수 있다. 한국의 전통적인 채식주의 식생활과 활동적인 생활 습관을 가진 우리 조상들에게는 오늘날처럼 고혈압, 당뇨, 뇌졸중, 각종 암, 비만, 관절염 같은 성인병이 흔하지 않았다. 그러나 생활이 서구화되면서 음식이 육식 위주의 고지방식, 고칼로리 식사로 바뀌고, 걷는 대신 자동차를 타고, 과로와 야근으로 충분한 휴식과 수면을 취하지 못하는 현대 생활은 몸과 마음을 지치게 하고 병들 수밖에 없는 처지로 사람을 몰아가고 있다.

   암은 생활 습관병이라고 하는데 돌이켜 보면 나는 암이 걸릴 수밖에 없는 삶을 살아온 듯하다. 그렇게 살아온 지난 내 생활을 깊이 반성하게 되었고 암에 걸리고 난 후 얻은 제2의 인생은 후회하지 않도록 에덴요양병원에서 배우고 익힌 많은 것을 바탕으로 고쳐 나가고 있다. 대학 병원에서는 누구나 똑같은 수술, 항암, 방사선 치료로 환자들을 치료하지만 그 이후 관리가 얼마나 중요한지는 잘 가르쳐 주지 않았다.

   에덴요양병원은 환자들의 생활 습관 개선을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우선 환자들과의 입원 상담은 비교적 오랜 시간 동안 이루어지며 환자의 현재 심리 상태, 건강 상태, 치료 환경 등을 파악하여 환자 각 개인에게 맞는 적절한 치료가 제공되도록 처방한다. 또한 입원 후에는 신환자 오리엔테이션을 진행하여 생활 습관 개선을 통해 인체의 밸런스가 회복되고 정성적인 항상성 유지가 가능하도록 도와주는 구체적인 생활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에덴요양병원은 매일아침 스트레칭 체조를 통해 건강한 하루를 시작한다. 다양한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으며 운동 상담, 집단 치료 상담, 영양 상담, 심리 상담, 문학 치료 등 각종 치료 상담도 요일별로 진행한다. 조용하고 운치 있는 6km의 산책로 또한 에덴을 찾는 이들에게 매력적인 환경 중에 하나다. 현재 우리는 음식의 생산 과정과 유통 과정에서 문제가 생겨도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고 생명과 직결된 먹을거리조차 이윤 추구의 대상이 되어 건강을 위협당하는 이 시기에 건강을 위하여 친환경 채식 음식이 절실히 필요하다. 에덴요양병원은 농업 전문 경영인을 직원으로 채용하여 운영 중인 유기농 직영 농장과 이곳에서 생산된 친환경 먹거리로 조리된 건강식 항암 채식 요리를 환자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이제는 암 환자가 아닌 치료하는 의사로서 채식 위주의 식사, 맑은 물 마시기, 운동하기, 햇빛 보기, 절제하기, 신선한 공기 마시기, 무리하지 않고 충분한 휴식하기 등의 뉴스타트 치료 원리를 실천하며 이것이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생활 치료인 것을 경험을 통해 환자들에게 가르치고 있다. 암을 극복하고 다시 찾은 내 삶을 암과 힘들게 투병하는 사람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고 있다.

   오늘도 절망적인 상황에 있는 사람일지라도 결코 희망을 버리지 말고 하나님께서 주신 자연의 선물 속에 숨겨져 있는 마지막 희망을 찾으라고 당부하고 싶다.

김남혁
외과 전문의, 현 에덴요양병원 병원장

7월 가정과 건강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