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할린 한인교회 박정훈 선교사 코로나19 감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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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사할린 한인중앙교회에서 봉사하는 박정훈 선교사가 코로나19에 감염돼 성도들의 기도가 요청된다.
백신의 보급에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감염증 팬데믹이 여전히 가라앉지 않는 가운데 해외 파송 한인선교사들의 확진이 잇따르고 있다.

러시아 사할린 한인중앙교회에서 봉사하는 박정훈 목사(PMM 16기)는 지난 13일 <재림마을 게시판>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코로나에 걸려 병원에 입원했다”고 근황을 알렸다.

박정훈 목사는 “심각한 상황은 아니”라고 했지만, 폐기능이 25% 이하로 손상돼 건강 회복을 위한 성도들의 기도가 요청된다. 박 목사는 “2주 전, 금요일부터 몸이 아프기 시작했는데, 단순히 감기라고 생각하고 있다가 열이 떨어지지 않아 검사를 받았다. 일주일 만인 지난 금요일(11일) 병원에 입원했다”고 소식을 전했다.

그는 “여기서는 병원에 입원하기 정말 어려운데, 마사지를 통해 교회에 나오게 된 한 구도자가 코로나 전문 간호사였다. 그분을 통해 기적처럼 병원에 입원할 수 있었다. 만약 아직도 병원에 오지 못했더라면 열이 내리지 않아 아마 폐가 더 많이 손상됐을 것”이라며 “하나님은 살아계신다!”고 찬양했다.

그러나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으로 인해 3개월 전부터 매일 기도하며 준비했던 전도회가 부득이 취소됐다. 사할린 한인중앙교회는 올해 설립 30주년을 맞아 이달 기념전도회를 개최할 예정이었다. 그동안에는 한국에서 파송된 전도단의 도움으로 집회를 열었지만, 이번에는 온전히 자신들의 힘으로 진행할 생각이었다. 박 목사는 “너무 마음이 아프다”며 성도들의 기도를 부탁했다. 그는 최근 들어 러시아어 유튜브와 십자가묵상 유튜브채널을 운영하며 온라인 선교로 사역의 지경을 넓혀왔다. 하지만 이마저도 당분간 정상적인 진행이 어렵게 됐다.


사할린 한인교회 박정훈 선교사 코로나19 감염

사할린은 일본 북해도 북쪽에 있는 러시아 영토. 세계에서 23번째로 큰 섬이다. 1930년대 말, 일제는 제2차 세계대전 상황에서 부족한 노동력을 보충하기 위해 조선인들을 강제 징용해 당시 점령 중이던 사할린의 탄광과 군수공장에서 혹사시켰다. 그 결과 지금도 3만여 명의 우리 동포가 살고, 그중 절반은 주도(州都)인 유즈노사할린스크에 거주한다.

현지 한인선교에 가장 먼저 뛰어든 사람은 유영길 목사였다. 1991년 9월 29일 유 목사를 주축으로 한인 선교를 시작한 이래 대학생 중심의 선교사 15명, 1000명선교사 20명 가량이 순차적으로 다녀가며 선교의 초석을 닦았다. 그 결과 학생수 250명의 삼육대학과 영어학원이 문을 열었고, 거의 모든 도시마다 교회를 세웠다. 그러나 러시아 정부가 대학 건물 사용을 문제 삼아 2004년 대학이 유로아시아지회에 인계됐고, 그나마도 얼마 후 폐교됐다. 여기에 러시아 경제 사정으로 인해 사할린 지방 도시가 몰락하고, 한국 정부의 사할린동포 영구귀국 허용 등이 맞물리며 교세가 급격히 축소됐다. 2018년 3월, 박정훈 목사가 PMM 16기 해외개척선교사로 부름 받아 파송된 후 다시 복음의 등대에 불을 밝혀왔던 터다.

한편, 러시아는 백신 보급에도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이 좀처럼 잡히지 않고 있어 보건 당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러시아에서는 지난 12일 하루에만 1만3000여 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다. 이는 하루 전보다 1000명 이상 늘어난 것이며, 지난 2월 중순 이후 최고치. 지난해 12월 말 3만 명에 육박했던 신규 확진자는 한때 7000 명대까지 떨어졌지만, 최근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